[IT동아 김영우 기자] 간혹 구형 PC로 최신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여쭈어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구형이라도 일상적인 활용에는 큰 문제가 없어서 그냥 쓰고 있는데, 꼭 일부 콘텐츠의 구동 문제 때문에 신제품을 사야 하나, 혹은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나 고민하곤 하죠. 이번에 문의하신 seamxxxx님의 사연도 그러합니다. 여기에 소개합니다(일부 내용 편집).
4K UHD 로고 / 출처=셔터스톡
안녕하세요. IT애정남 기사를 즐겨보는 구독자입니다.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과 동영상(FHD) 시청 위주로 사용하고 있는 저의 PC는 2017년에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한 아래 사양의 PC입니다.
CPU - Intel Pentium G4560 Mainboard - ASRock B250M-HDV RAM - 삼성전자 DDR4 8GB PC4-19200 2400MHz Power - 마이크로닉스 The Classic Ⅱ 500W +12V Single Rail 85Plus SSD - ADATA Ultimate SU900 그래픽카드 없음, FHD 모니터 사용
앞으로는 UHD(4K) 영상도 시청하고 싶어서 PC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는 간단하게 UHD 모니터로 바꾸면 되는데, PC가 문제입니다. 검색해보니 제 메인보드는 인텔 7세대 CPU까지 지원하더군요. 그래서 7세대 CPU (코어i5-7600 ~ 코어i7-7700K) 로 바꾸고, RAM도 동일한 8GB RAM을 중고로 구해서 16GB 듀얼채널로 구성한다면 UHD 영상 시청이 가능할 지 궁금합니다. 만약 부족하다면 적당한 그래픽 카드를 추가 설치해서라도 가능할까요?
동영상 구동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CPU 성능과 코덱 지원 여부
안녕하세요. 저희 기사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동영상 구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CPU입니다. 다른 여건이 불리하더라도 일단 CPU 연산 능력만 받쳐준다면 어떤 작업이라도 어느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님 시스템에 탑재된 펜티엄 G4560은 7세대 코어(코드명 카비레이크)의 아키텍처를 탑재하고 있어 출시 당시 가성비 면에서는 괜찮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태생 자체가 보급형 제품군인지라 지금 시점에선 아주 쓸만한 CPU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HEVC 및 VP9 코덱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인텔 펜티엄 G4560 / 출처=인텔
다만, CPU 성능이 부족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GPU(그래픽처리장치)의 힘을 빌리는 것이죠. 일부 GPU는 특정 동영상 코덱(CODEC, 압축 기술)에 대응하는 가속 기능을 지원, CPU 성능이 낮아도 원활하게 고화질 동영상을 구동할 수 있죠. 질문자님 시스템의 펜티엄 G4560은 별도의 그래픽카드 없이 영상을 출력할 수 있는 GPU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 카비레이크 계열 CPU의 내장 GPU는 HEVC 및 VP9 코덱을 지원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4K급 고해상도 동영상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유튜브 등)이 이 코덱으로 제작됩니다.
덕분에 의외로 펜티엄 G4560는 일부 4K급 영상을 원활하게 구동하기도 합니다. 4K 영상 구동용으로 아예 못쓸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죠. 다만 최근 출시되는 4K 영상 중에는 HEVC 및 VP9 보다 진보된 AV1 코덱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펜티엄 G4560을 비롯한 카비레이크 계열 CPU에 내장된 GPU는 AV1 코덱 가속 기능은 미지원이라 이 경우에는 원활한 재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고로 11세대 코어(코드명 타이거레이크) 이후의 인텔 CPU에 탑재된 내장 GPU(일부 모델 제외), 혹은 엔비디아 지포스 30 시리즈, 혹은 AMD 라데온 RX 6000 시리즈 이후의 그래픽카드(일부 모델 제외)가 AV1 코덱을 지원합니다.
동영상 구동 가능해도 출력 포트 미흡하면 이용 만족도 낮아
질문자님의 PC에 탑재된 ASRock B250M-HDV 메인보드는 최대 7세대 까지만 호환되고 11세대 CPU를 탑재할 수 없습니다만, 7세대 모델 중에서도 코어 i5-7500 정도, 혹은 그 이상의 CPU로 교체한다면 AV1 코덱을 미지원 하더라도 CPU 자체의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4K급 동영상을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코어 i5-7500의 중고 제품은 7만원 전후에 거래됩니다.
HDMI 1.4 포트를 탑재한 애즈락 B250M-HDV 메인보드 / 출처=애즈락
다만, CPU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ASRock B250M-HDV 메인보드에 달린 영상 출력 포트가 또 문제입니다. 이 메인보드에는 HDMI 1.4 포트가 달려있는데 HDMI 1.4 포트로 4K 영상을 출력하면 최대 주사율(1초당 전환 이미지 수)이 30Hz로 제한됩니다.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60Hz 대비 초당 프레임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동영상이 초당 30프레임 정도로 서비스되니 그냥 동영상만 볼 때는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모든 작업(웹서핑, 문서작업, 게임 등)에서 움직임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4K 해상도에서 60Hz 이상의 주사율을 구현하려면 HDMI 2.0이나 DP 1.2 이상의 영상 출력 포트가 필요해요.
그래픽카드 추가로 동영상 문제 해결 가능, 비용 효율성이 문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CPU 교체를 하지 않고 그래픽카드만 따로 다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HDMI 2.0 이상의 포트를 탑재하고, 또 AV1 코덱까지 온전하게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중에 그나마 저렴한 인텔 아크 A380이 20만원 정도, 지포스 RTX 3050이나 라데온 RX 6600 같은 제품은 30만원 정도 하죠. 구형 PC에 이런 비용을 들여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다소 본전(?) 생각이 나긴 하겠습니다만 이게 그나마 가장 만족도는 높을 것 같습니다.
AV1 코덱을 지원하는 인텔 아크 A380 그래픽카드 / 출처=애즈락
메모리(램)의 경우, 8GB를 추가해서 16GB를 만들면 전체 용량도 커지고, 듀얼 채널 구성이 되기 때문에 내장 GPU의 성능도 향상되긴 합니다. 다만 8GB 정도의 램으로도 4K급 영상의 구동을 못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꼭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구형 PC 업그레이드에 따르는 딜레마 감안해야
정리하자면 현재 시스템에 업그레이드 없이 4K 모니터만 연결해도 일부 4K 동영상의 구동 자체는 가능하지만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며, CPU를 7세대 코어 i5급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한다면 구동 능력 자체는 나아지긴 하겠지만 4K/60Hz를 출력하지 못하는 메인보드 HDMI 포트 때문에 이 역시 답답함이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인텔 아크 A380, 지포스 RTX 3050, 라데온 RX 660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따로 달면 상당수의 문제가 해결되긴 합니다만, 이런 구형 PC에 이 정도의 투자를 하는 것은 다소 비효율적이기도 해서 고민이 되겠네요. 그래도 완전한 새 PC 구매 없이 그나마 최소한의 투자로 4K 동영상을 감상하고자 한다면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나중에 새 PC를 사더라도 그래픽카드나 모니터는 재활용이 가능하니까요. 참고해서 만족스러운 결과 있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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