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데이터 분석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은 세계 산업계에 변혁을 일으켰다. 아날로그 기반을 디지털로 바꾸면 운용 효율은 좋아지고 불편은 줄어든다.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고 새로운 산업과 가치를 만든 것도 디지털화의 효용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의 아날로그 산업인 ‘건설’의 디지털화를 이끌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구심점은 2023년 7월, 국토교통부가 결성한 민·관·학 협의체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다. BIM(Building Infomation Modeling, 빌딩 정보 모델링)·OSC(Off-Site Construction, 탈현장 건축)·건설 자동화·디지털 센싱·스마트 안전·빅데이터와 플랫폼 등 건설의 6대 주요 기술을 연구하는 분과를 만들고 디지털화를 이끄는 조직이다.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에서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을 설명하는 김영태 웍스메이트 CDO(강연자) / 출처=웍스메이트
DL이앤씨·GS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 기업이 각각의 분과별 위원장을 맡았다. 이 가운데 온라인 건설 인력중개 앱 ‘가다’를 운영하는 웍스메이트는 빅데이터와 플랫폼 분과에 소속돼 연구 개발을 돕는다. 이 분과는 건설 공사의 단계별, 기술별 데이터를 모으고 수요자 위주 수집·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건설 플랫폼의 효율 증대, 건설 현장의 문서 자동화도 꾀한다.
최근 웍스메이트는 데이터를 활용, 건설 일용직 근로자와 건설 현장 사이 매칭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발표했다. 김영태 웍스메이트 CDO가 밝힌 비결은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 하는 건설 근로자 / 출처=웍스메이트
건설을 예정된 날짜까지 안전하게 마치려면 공정의 관리, 그리고 역량을 가진 건설 일용직 근로자를 적재적소에 보내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건설 현장의 여건이나 특성, 거리 문제 때문에 실제로는 하기 어렵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능력과 장점을 파악하는 것도 그렇다. 지금까지 이들의 경력과 역량을 데이터화해서 저장, 관리하지 않았던 탓이다.
김영태 CDO는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이 이 불편을 해소한다고 강조한다. 건설 현장의 공정별 정보를 담은 데이터, 그리고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경력과 역량 데이터를 표준화한 다음 조합하는 원리다.
웍스메이트는 이 원리를 증명하려고 우선 건설 현장의 공정을 데이터화했다. 땅을 파 기반을 다지고 뼈대가 되는 골조를 세운 후 건물을 짓는 일련의 절차가 공정이다. 각각의 공정의 특징과 여기에 필요한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수, 이들의 숙련도와 투입 시기 등을 데이터로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 건설사는 현장의 공정 진척을 토대로 언제, 어떤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측 가능하다.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을 설명하는 김영태 웍스메이트 CDO(강연자) / 출처=웍스메이트
건설 공정의 데이터화를 마친 다음에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직종 표준화가 필요하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직종은 일의 종류나 숙련도에 따라 보통 인부, 신호수, 부문별 기능공 등 여러가지로 나뉜다. 웍스메이트는 건설근로자공제회와 협업, 직종을 표준화하고 기능인 등급을 근로자 매칭에 활용했다. 그러면 건설 현장이나 절차마다 필요한 기능공 혹은 보통 인부가 누구인지 미리 파악하고, 이들을 한결 손쉽게 공급할 것이다.
이어 웍스메이트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근태, 경력 데이터화를 시도한다. 성실하게 일하는, 풍부한 경력을 가진데다 건설 현장에서의 평판도 좋은 숙련공은 건설 현장의 작업 효율 전반을 높인다. 이들의 경력과 성과를 데이터화 관리하면 건설 현장이 원하는 인재, 성실한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원하는 현장을 주선 가능하다. 지금까지 현장 관리자가 구두로 다루던 현장 근로자의 평판을 정확한 기준에 따라 판별하고 기록하는 장점도 생긴다.
건설 공정 및 직종의 표준화, 근로자의 근로이력과 평판 데이터화를 마치면 건설 현장에 가장 잘 맞는 근로자를 추천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건설사가 최고의 건설 근로자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건설 현장의 종류가 많고 상황도 제각각이어서 늘 최고의 건설 근로자를 매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 현장에서 일을 잘 한 건설 근로자가 다른 현장에서 효율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 건설 현장과 근로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가장 알맞도록 매칭하는 알고리듬이다 / 출처=웍스메이트
그래서 김영태 CDO는 건설 현장과 근로자 매칭 후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건설 근로자가 어떤 현장에 갔을 때 서로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는지 피드백을 토대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설 공정 관리와 알맞은 건설 근로자 수급은 건설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업무다. 웍스메이트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디지털화의 효용을 체감하도록 이끌려 한다. 김영태 CDO는 이것을 현실화하려고 건설사의 수요와 불편을 조사하고, 피드백을 토대로 단계별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건설 현장의 인력 수요, 건설 공정과 필요한 근로자의 직종, 근로자 근태의 데이터화가 이뤄지면 건설사는 여러 장점을 얻는다. 먼저 기능공과 숙련공을 원활히 수급, 건설 공정의 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고 제 때 안전하게 공사를 마칠 것이다. 건설사의 난제인 인력 수급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하는 셈이다. 건설 결과물의 완성도는 높이고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다치는 일은 줄이는 효과도 기대 가능하다.
웍스메이트는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을 고도화, 건설사와 건설 근로자 모두에게 효용을 주려 한다 / 출처=웍스메이트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장점을 데이터로 기록, 역량으로 삼는다. 가까운 곳에 있거나 근무 여건이 좋은 건설 현장, 자신이 원하는 직종을 요구하는 건설 현장을 찾아 손쉽게 지원하는 것도 된다. 근무 기록이 데이터화되는 덕분에 이들은 경력을 착실히 쌓아 더 많은 임금을 받을 근거로, 건설 기술을 배운 기록을 남겨 기능공으로 성장할 발판으로 삼는다.
이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려면 웍스메이트는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한다. 먼저 지금까지도 상당 부분 아날로그로 이뤄지는 건설 업계의 프로세스 전반을 디지털로 바꿔야 한다. 동시에 지금까지 없었던, 혹은 파편화된 채 방치됐던 건설 업계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표준화의 기준을 만들 임무도 받았다.
김영태 CDO는 데이터의 명확한 방향성을 토대로 구축 가능한 것부터 만들고, 검증을 거쳐 고도화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웍스메이트의 파트너 건설사와 데이터 표준화 기준, 방법론을 마련하고 합의의 결과물을 현장에 투입한다.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 소속 기업과도 연대, 데이터 표준화의 사례를 만들고 검증을 거치는 정공법을 선택한다.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에서 건설 공정 및 현장 최적화 근로자 매칭 시스템을 설명하는 김영태 웍스메이트 CDO(강연자) / 출처=웍스메이트
웍스메이트는 건설 현장의 작업별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건설 현장별 작업과 건설 일용직 근로자간의 적합도를 정량화했다. 지금은 건설 현장과 건설 근로자간 적합도를 활용해서 적재적소에 건설 일용직 근로자를 파견하는 알고리듬을 연구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가다 앱에 적용해 실증 중이다.
김영태 CDO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장점과 건설 현장의 수요를 서로 맞추기만 해도 엄청난 경제 효과가 날 것이다. 건설의 효율은 높아지고 사고를 줄어들 것이다. 웍스메이트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좋은 대우를 받으며 원하는 곳에서 안전하게 일하도록 돕겠다. 이 모델을 세계에서 인정 받는 디지털 건설 사례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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