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가 주도 블록체인 표준 인프라 ‘블록체인 신뢰 프레임워크(K-BTF)’의 구축 방향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비용을 줄이고, 개발 및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핵심 골자다. KISA는 K-BTF를 통해 블록체인 서비스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ISA가 구축 중인 K-BTF / 출처=KISA
K-BTF의 필요성 ‘개별 구축의 한계 극복’
세계 각국의 정부는 블록체인을 단순 기술을 넘어 국가 기반 기술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블록체인 플랫폼 ‘BSN’을 구축했으며, 유럽연합(EU) 역시 국가 표준 인프라 ‘EBSI’를 구축하고 공공분야 중심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총리 산하 디지털에이전시 부서를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정부 주도 블록체인 표준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KISA는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국가 주도 블록체인 표준 인프라 ‘블록체인 신뢰 프레임워크(K-BTF)’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K-BTF는 블록체인 기반 공공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개발, 운영하고 쉽게 상호 호환할 수 있는 이용 체계다.
지난 2018년부터 100여 개의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진행하며 비용, 상호 호환성 측면에서 국가 표준의 필요성을 느끼고 K-BTF 구축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이 KISA의 설명이다. 기존의 시범 사업은 서비스별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따로 구축하다 보니 타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고 운영 효율성이 떨어졌다. 비슷한 기술에 중복으로 투자하는 우려도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마다 디지털 지갑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강효 KISA 선임연구원은 “K-BTF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별 구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며 “기존 시범사업에서 지적된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TF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지원하는 이용 체계다 / 출처=KISA
경제성, 호환성, 편의성 높이는 K-BTF
KISA는 최근 K-BTF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K-BTF는 핵심 서비스 모델, 실행 로드맵, 공통 요구사항, 운영 거버넌스 등 블록체인 기술 및 플랫폼의 주요 기능을 마련해 공공 서비스의 효율적인 개발과 데이터 연동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개발 비용을 줄이고 개발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시범사업 사례를 보면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평균 4억50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K-BTF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신 이용 건수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서비스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정부 시스템과의 연동을 위해 규격화된 API 형태로 제공한다. 확장성을 통해 개발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지갑 앱도 통합한다. 개별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디지털 지갑 등 앱을 설치하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K-BTF 적용 분야인 6대 핵심 서비스도 공개했다. 6대 핵심 서비스는 ▲NFT(디지털인증서) ▲DID(분산신원증명) ▲데이터 진본 확인 ▲데이터 이력 추적 ▲직접 구축(Blockchain as a Service, BaaS) ▲디지털지갑으로, 2021~2022년 진행한 34개 시범사업과 EU, 중국 등 해외 주요 6개국 사례를 분석해 이용 수요가 높은 분야를 선정했다.
KISA는 K-BTF 인증 체계도 구축한다. 안전하고 상호 호환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능, 성능, 보안 등의 기술 요건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단 새로운 인증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정보보호관리체계(ISMS-P) 등 현행 제도 규정과 인증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K-BTF를 이용하면 이용자는 하나의 디지털 지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출처=KISA
K-BTF가 구축되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거나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아도 쉽고 간편하게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서비스 기획에만 집중하면 된다. 사용자 역시 하나의 디지털 지갑만 있으면 된다. K-BTF 호환 디지털 지갑 하나로 디지털 신분증, 증명서 등을 발급받고 직접 관리할 수 있다.
KISA는 K-BTF가 부동산, 무역, 티켓팅, 채용, 사회보장,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 미치고 서비스 도입의 유연성 확보로 블록체인 서비스의 손쉬운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TF는 오는 2024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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