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캐논이 단일광자검출소자(Single Photon Avalanche Diode, 이하 SPAD)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 MS-500을 8월 1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빛의 양이 0.001lux(1lux는 촛불 한 개의 밝기)에 불과할 정도로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컬러 사진을 찍는다.
일반 이미지 센서는 화소에 쌓인 ‘빛의 양’을 측정한다. 화소에 쌓인 빛의 양, 즉 전하의 양을 판독해서 전기 신호로 바꿔 디지털 사진을 만든다. 이 때 쌓인 전하의 양을 측정하고 전기 신호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진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전자 노이즈가 함께 기록된다. 빛의 양이 적은 곳에서 찍은 사진에 울긋불긋한 컬러 노이즈가 생기는 이유다.
캐논 MS-500 / 출처=캐논
반면, SPAD 이미지 센서는 화소에 닿는 빛의 입자(광자)를 인식해 저장한다. ‘빛의 수’를 측정하는 셈이다. 빛의 수를 있다(1)와 없다(0)로 측정해 전기 신호로 바로 변환하면 전자 노이즈가 함께 기록될 우려가 없다. 그래서 사진에 컬러 노이즈가 생기지 않는다.
SPAD 이미지 센서는 이미 1970년대에 만들어져 특수 카메라에 장착됐다. 다만, 화소수는 약 100만 개 이하였다. 구조상 화소수를 늘리기 어려웠던 탓이다. 캐논 SPAD 이미지 센서의 화소수는 320만 개로, 지금까지 나온 제품 가운데 가장 많다. 면적이 13.2 x 9.9mm로 일반 이미지 센서 수준으로 큰데, 전하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더 잘 모으는 특수 구조로 설계됐다. 넓은 이미지 센서의 모든 영역이 광자를 100% 인식하는 덕분에 화소수를 320만 개로 늘릴 수 있었다.
캐논 SPAD 이미지 센서로 찍은 사진. 빛의 입자가 이동하는 순간을 담았다 / 출처=캐논
캐논의 SPAD 이미지 센서는 100피코 초(1피코 초는 1/1조 초)의 정밀한 시간 분해능(신호를 판별 가능한 최소한의 시간 간격)을 가져 빛의 정보를 섬세하고 빠르게 다룬다. 1초에 30만 km를 움직이는 빛의 입자의 이동 순간을 담을 정도다. 물체에 부딪힌 반사광이 돌아오는 시간을 분석, 물체와 물체 사이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능도 가졌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무인 자동차의 라이다(LiDAR,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주변의 환경의 전반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기능), 과학 측정 장비의 성능을 많이 높인다. 주변 환경을 아주 짧은 시간만에 정밀한 3차원 정보(지도)로 묘사하므로 가상·증강현실 기기에 탑재될 가능성도 높다. 환자의 몸에 넣은 형광 물질이 아주 짧은 시간 빛을 내는 것을 포착하는 덕분에 암 세포 진단 의료 영상 장비로도 활용 가능하다.
캐논 MS-500로 찍은 야간 항만 모니터링 사진 / 출처=캐논
캐논은 SPAD 이미지 센서를 우선 항구나 국경, 공항이나 발전소 등 주요 기반 시설을 감시하는 고정밀 모니터링 기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래서 캐논 MS-500에 BTA-S 1005B 표준 방송 카메라 렌즈 마운트를 장착했다. 이 카메라에 방송 카메라용 망원 렌즈를 장착하면, 빛이 거의 없는 한밤중에 수 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피사체를 선명한 컬러 사진으로 담는다.
캐논은 MS-500을 9월부터 판매 예정이다. 가격은 2만 5000달러(약 3245만 원) 전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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