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그야말로 게이밍 키보드의 홍수다. 대부분의 키보드 브랜드가 ‘게이밍’을 앞세운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일이지만 어떤 제품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특히 각양각색으로 번쩍이는 RGB LED에, ‘손 맛’을 중시한 기계식 스위치를 갖춘 게이밍 키보드는 너무나 많기에,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전용 팜레스트와 결합한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의 메카 ZK1(Micronics MECHA ZK1)도 이런 치열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중 하나다. RGB LED와 기계식 스위치를 갖춘 점은 여타의 제품과 다를 바 없지만 이 제품은 여기에 더해 정갈한 디자인, 볼륨 조절 다이얼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기능, 그리고 전용 팜레스트 등의 편의 기능으로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테마 ‘메카’에 충실한 외형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은 최근 마이크로닉스에서 앞세우고 있는 3가지 디자인 테마(메카, 모프, 워프) 중 ‘메카’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메카 시리즈는 로봇과 첨단 기술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 특징인데, 메카 ZK1 역시 그러하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직선을 강조하면서도 여기 저기 굴곡을 마련해 포인트를 준 것이 눈에 띈다. 각 키의 스위치의 상단 부분이 키보드 상판에서 돌출한 듯한 느낌을 주는 ‘비키 타입’ 디자인을 적용한 점도 ‘메카’의 분위기에 충실하다.
키보드 스위치 부분이 선명하게 보이는 ‘비키 타입’ 디자인을 적용했다
키보드 상판은 금속 재질로 마감했으며, 내부에는 3T 두께의 흡음재를 탑재했다. 덕분에 내구성과 정숙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저가형 키보드 중에는 격렬하게 키를 누르는 상황에서 내부 부품간 마찰음이나 불필요한 울림음이 들리는 경우가 많지만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은 그런 소음을 최소화한 것이 느껴진다.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타이핑 소리만 선명하게 들린다.
높이 조절 스탠드까지 고무 재질로 감싸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키보드 무게는 1kg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숫자 키패드까지 갖춘 풀사이즈 기계식 키보드 중에는 가벼운 편이다. 그래도 본체 하단에 고무 받침대를 달았고 높이 조절 스탠드의 표면도 고무로 감싼 덕분에 이용 중 키보드 본체가 밀리거나 미끄러지는 느낌은 거의 없다.
자석식으로 손쉽게 탈착 가능한 전용 팜레스트를 기본 제공한다
장시간 이용 시 손목 피로를 줄일 수 있는 탈착식 팜레스트도 키보드와 함께 제공한다. 이 팜레스트는 자석식으로 손쉽게 붙였다 땔 수 있으며, 다른 키보드에 호환되지 않는 전용 디자인이라 키보드 본체와의 일체감이 좋다.
별도로 마련된 음량 다이얼과 멀티미디어 제어키로 편의성 높여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의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우측 상단의 멀티미디어 조작부다. 볼륨 다이얼을 돌려 직관적인 음량 조절이 가능하며 다이얼 바로 왼쪽에는 미디어 플레이어 제어를 할 수 있는 3개의 전용키(이전 트랙, 재생/정지, 다음 트랙)도 달려있다. 이 3개의 전용키를 이용해 동영상이나 음악 플레이어 앱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레이어의 제어도 가능하다.
직관적 조작이 가능한 음량 조절 다이얼, 미디어 플레이어 제어키를 갖췄다
그 외에 FN(기능)키와 다른 키(F1~F12)를 조합해 내 PC(내 컴퓨터), 웹브라우저, 이메일, 계산기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윈도키 잠금과 같이 게이밍 키보드에서 필수인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다양한 패턴 전환, 나만의 조명 구성도 가능한 RGB LED
이젠 사실상 게이밍 키보드의 기본 소양이 된 화려한 RGB LED 기반 백라이트도 갖추고 있다. 각 키마다 색상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으며, FN+F9 키를 눌러 조명이 빛나는 패턴 14가지(무지개, 호흡, 파도 등)의 전환이 가능하다. 그리고 키보드 백라이트 뿐만 아니라 본체 하단에도 라인 형태의 RGB LED를 넣어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하단 RGB LED 역시 FN+INS 키를 통해 빛나는 패턴을 전환할 수 있다.
본체 하단에도 라인 형태의 RGB LED를 달았다
그 외에도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는 RGB LED 관련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FN+PgUp/PgDn키로 조명 밝기 조절, FN+-/+키로 조명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 또한 FN+↑/↓키로 조명 색상을, FN+←/→키로는 조명 흐르는 방향을 변경할 수 있어 다양한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각 키의 색상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LED 기능
그래도 원하는 RGB LED의 조명 효과를 찾을 수 없다면 사용자가 스스로 RGB LED의 효과를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LED’ 기능도 제공한다. 총 5가지의 커스터마이징 LED 효과를 저장, FN+1~5키로 불러와 실행할 수 있다. 이를테면 FPS 게임에서 캐릭터의 이동키로 주로 이용하는 W, A, S, D 키만 특정 색상으로 빛나게 할 수 있으며, 문자키는 빨간색, 숫자키는 파란색, 각종 기호 키는 노란색으로 빛나게 하는 등의 다양한 패턴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
FN+1~5키를 누른 후 FN+ESC키를 누르면 기록 모드가 되어 모든 키의 조명이 꺼지는데, 이때 원하는 키를 여러 번 누르는 것으로 특정 키의 색상을 변경하거나 아예 조명을 끄는 것이 가능하다. 원하는 패턴으로 각 키의 색상을 지정한 뒤 다시 FN+ESC키를 누르면 해당 패턴이 기록된다.
손 맛 대로 고르는 3종류의 기계식 스위치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키 스위치는 마이크로닉스의 독자 규격인 마닉 스위치를 적용했다. 그리고 타사에서 주로 이용하는 체리 스위치와 유사한 청축, 적축, 갈축 규격 중 하나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청축은 클릭감이 확실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며, 적축은 클릭감 없이 부드러운 타이핑 감각과 높은 정숙성이 특징이다. 갈축은 청축과 적축의 중간 정도 느낌이다. 리뷰 제품은 갈축 모델을 이용했다.
청축, 적축, 갈축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도 적용했다
전반적인 타이핑 감각 역시 체리 스위치 기반 청축/적축/갈축과 매우 유사하며, 스페이스바나 시프트와 같이 좌우로 긴 키에는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해 키의 어떤 부분을 누르더라도 정상적인 입력이 가능하다. 그리고 각 키캡에는 이중도장 및 레이저 각인으로 글자를 새겼다. 염료 승화 방식에 비해 새겨진 글자가 잘 지워지지 않아 오랫동안 안심하고 쓸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키를 동시에 눌러도 오류 없이 인식하는 안티고스팅(무한동시입력) 기능을 탑재했으며, 1초당 1,000회씩 빠르게 신호를 전달하는 1,000Hz 폴링레이트 사양을 갖췄다. 오류나 지연 없이 빠른 입력을 해야 하는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기본기는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 표면을 직물 처리하고 노이즈필터도 달았다. 키 리무버도 제공한다
그 외에 각 키를 손쉽게 뺄 수 있는 키 리무버도 기본 제공되어 편하게 정비를 할 수 있다. PC와 연결하는 USB 케이블을 직물로 감싸 줄의 엉킴을 최소화한 점, 케이블 중간에 노이즈 필터를 달아 신호의 손실을 억제한 점도 눈에 띈다.
개성과 범용성 동시에 추구하는 키보드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의 가장 큰 강점은 개성과 범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점이다.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기본기를 충분히 품고 있으며, 누구라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정갈한 디자인도 갖췄다. 음량 조절 다이얼 및 멀티미디어 전용키를 비롯한 부가기능도 충실한 편이라 굳이 게이밍 목적으로 쓰지 않더라도 활용성이 높다.
그 외에 비키 타입의 스위치 디자인이나 LED 커스터마이징 기능 등, 사용자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도 깨알같이 갖췄다. 굳이 흠을 잡자면 특정 입력 패턴을 저장해 원터치로 발휘할 수 있는 매크로 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쉬운 정도다.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청축, 적축, 갈축)은 2023년 3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8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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