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정연호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권역별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남부권역센터에 있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ICT+콘텐츠 창업-투자 생태계 거점센터로, 신기술 기반 콘텐츠 산업 시장개척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올해 6월부터 추진 중인 '2022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MAP)'은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발굴, 사업자금 발굴, 기술 및 비즈니스 고도화, 투자유치 등으로 성장과 협업을 지원한다. 국내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22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 ‘MAP 얼라이언스’는 지원 기업 선발부터, 육성, 투자까지 단계별 지원 협력을 담당한다.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관련 예비창업자나 창업 3년 이내인 스타트업 중 29개사를 선발했고, 최근 개최한 MAP 성과발표회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데모데이(이하 통합 데모데이)'에도 참여한 이들 우수 스타트업을 상세히 소개한다.
뷰티아이디의 박상언 대표
뷰티아이디는 MAP 프로그램 및 데모데이 행사에 참가한 기업으로, 맞춤형 셀프 젤네일 스티커를 주문 제작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셀프네일 시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젤네일 스티커를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뷰티아이디는 앱을 통해 사람들이 직접 손톱의 모양과 크기를 사진으로 찍도록 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사진을 인식하고 각각의 손톱에 딱 맞는 네일 스티커를 구현한다. 검지, 중지 등 각 손톱의 모양 및 크기 차이도 모두 구별하며 제작된다고 한다. 자동화 기술을 통해 제작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였다.
소비자는 다양한 젤네일 디자인 중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 손톱별로 다른 디자인을 뽑는 것도 가능하다. 제작된 네일 스티커에는 젤을 발라 광택감과 볼륨감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네일숍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젤’로 인한 볼륨감 때문인데, 박상언 대표는 젤네일 스티커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뷰티아이디에서 제작한 젤네일 스티커, 출처=뷰티아이디
제품은 세트당 스티커 10개가 들어 있고 잘못 붙이는 상황에 대비해 10개를 추가로 더 제공한다. 박 대표는 “손톱 크기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잘못 붙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네일숍에서 한번 젤 네일을 받을 때 비용은 8~15만 원 정도가 들고, 시간은 2시간이 걸린다. 뷰티아이디 맞춤형 젤네일 스티커를 쓰면 비용을 80% 이상 줄이고, 시간은 3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숍에서 젤네일을 받을 때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어하는데 이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뷰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로 셀프 네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네일숍에서 대면 서비스를 받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네일숍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소비자 불만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이 젤네일 스티커로 직접 네일을 하기 시작했다. 매니큐어를 직접 바르는 방식은 실패 가능성이 높아 간편한 젤네일 스티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박 대표는 셀프 네일 시장의 90%가 젤네일 시장이라고 추정한다.
다만, 박 대표는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젤네일 스티커 시장에서도 소비자는 불편을 겪는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제품이 개인의 손톱 모양과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작되는 기성품이기 때문이다. 기성품은 손톱에 붙여도 딱 맞지 않아 쉽게 떨어진다. 접착제를 더 많이 사용해 오래 붙어있게 만들어야 한다. 박 대표는 과도한 접착제 사용이 손톱을 약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손톱이 이렇게 약해지면 쉽게 깨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스티커가 손톱에 딱 맞지 않으면 여백이 생겨 겉으로 보기에도 깔끔하지 않아 소비자 만족도는 떨어진다.
박 대표는 젤네일숍 방식도 손톱 건강에는 좋지 않다고 말한다. 매니큐어의 주원료인 올리고머가 계속 발리면 손톱 강도가 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손발톱이 쉽게 깨지고 부러지는 조갑연화증이라고 한다. 네일숍은 공용 기구를 쓰기 때문에 위생이 좋지 않을 수 있고, 병균이 전염되기도 한다. 박 대표는 “젤네일을 지우고 손톱 건강 때문에 한 달 동안 젤네일을 받지 않은 사람이 많다. 손톱에 딱 맞게 젤네일 스티커를 제작하면 접착제를 덜 사용할 수 있고 손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젤네일 스티커를 붙인 모습, 출처=뷰티아이디
젤네일 스티커가 네일숍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 박 대표는 “네일숍을 가더라도 지점, 직원마다 품질 편차가 크다. 네일 아티스트별로 전문성이 다르며, 고급 코스를 받으면 비용이 많이 들고 대부분 예약이 꽉 차 있다. 그 아래 코스를 받는 경우엔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 매니큐어를 직접 바를 때도 살에 물질이 닿지 않게끔 약간의 여백을 둔다. 역시 꼼꼼하게 채워진다는 느낌이 없는 것이다. 맞춤형 젤네일 스티커로 제품의 품질을 표준화해 편차를 줄이면 만족도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셀프 젤네일의 주 고객은 10대 후반에서부터 30대 초반까지다. 주 소비자의 제품 구매 의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 대표는 젤네일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배우게 됐다. 숍에 가는 이유로 “네일을 안 하면 부족한 느낌이 든다. 다른 곳을 화려하게 꾸며도 젤네일이 없으면 허전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던 것. 박 대표가 편의성과 만족스러운 품질이 가미된 셀프 젤네일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라 보는 이유다.
뷰티아이디는 발톱을 대상으로 한 페디큐어와 다양한 주얼리 스톤을 활용한 파츠로도 차츰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금은 확실한 수요가 있는 손톱을 대상으로 내년 1월 맞춤형 젤네일 스티커 솔루션을 출시하는 것에 집중한다.
디자인협업 플랫폼 모델, 출처=뷰티아이디
박 대표는 네일아트 시장에서 중요한 건 ‘다양한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는 주로 화려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한다. 뷰티아이디 소속 디자이너만으로 모든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어 누구나 네일아트 디자인을 등록하는 디자인협업 플랫폼을 제작했다. 전 세계에서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스티커가 제작되면 디자인에 따른 비용이 정산된다.
박 대표는 “디자인이 중복됐는지를 체크하는 AI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면서 “네일 아티스트들은 디자인을 등록해서 부가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다. 뷰티 인플루언서 등도 이 플랫폼에 본인 디자인을 올리고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우주연구소에서 15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삼성SDI에서 생산 개발 2년. 박 대표의 이력은 뷰티 아이템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가 이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된 건 기성품 젤네일 스티커를 쓰며 불편함을 겪던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부터다. 인터뷰 동안 그가 설명했던 기성품 젤네일 스티커의 불편함을 아내가 고스란히 겪어왔던 것. 사업 아이템이 떠오르고 소비자 반응을 조사해보니 소비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불만사항이라는 걸 알게 됐다. 많은 산업이 여성들의 높은 구매력(바잉파워)으로 지탱된다는 사실도 그에게 ‘이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지금까지 그가 목표로 한 계획에 따라 사업 준비는 순항하고 있다. 그는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데모데이에서 최종 5개 기업으로 선정돼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로 마케팅이나 실무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데모데이로 연결된 VC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고, 이후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로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뷰티아이디에서 ‘아이디(ID)’는 나라는 정체성을 뜻한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란 뜻이다. 앞으로 다양한 뷰티 아이템을 통해서 사람들이 ‘나’라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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