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 그리고 이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롬차일드의 사명의 뜻은 '부모에게 좋은 것을 드리려는 자녀의 마음으로 상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이 만든 단백질 보충제 ‘더 the 23 프로틴’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먹기 편한, 소화가 잘 되고 영양가가 높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제품이다. 따뜻한 물만 부어 한 끼 식사로, 영양 간식으로 먹기 알맞은 ‘단백질 컵 죽’도 순항 중이다.
스케일업에서 이들은 창업 후 지난 1년 6개월간의 성과를 점검했다. 그 결과, 사명과 상품명을 다듬어 소비자들이 이들을 더 쉽게 기억하도록 하고, 디지털 마케팅으로 자사몰을 강화해 프롬차일드 상품의 마니아 소비자층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다.
자사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프롬차일드 박진우 이사, 노하윤 대표, 정윤주 이사와 구자근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영학부 교수(왼쪽부터). 출처 = IT동아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프롬차일드의 디지털 마케팅과 자사몰 활성화 전략을 도울 전문가로 구자근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영학부 부교수를 초빙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광고학 석사, 매사추세츠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각각 밟았고 닐슨컴퍼니 소비자조사본부 선임연구원 경력도 가졌다. 한양대학교 에리카에서 마케팅애널리틱스와 소비자행동론을 가르치는 그는 프롬차일드의 자사몰 소비자 데이터를 토대로 이들의 특징과 구매 성향, 자사몰 활성화 전략을 전수했다.
노하윤 대표 : 프롬차일드 상품을 아끼고 애용하는 자사몰 소비자를 더 많이 확보하고 싶어요.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자사몰 소비자와 데이터 모두 잘 모이지 않고, 그래선지 예상보다 자사몰의 실적이 저조해요. 프롬차일드의 자사몰과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지금을 진단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구자근 교수 : 자사몰 소비자의 나이와 성별 등 유형, 재구매 여부와 구매처, 유입 경로 등 여러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데이터 클리닝, 꼭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모으는 거에요.
예를 들게요. 프롬차일드의 더 the 23 프로틴을 산 나이 60대 소비자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이 분의 나이가 과연 정말 60대일까요? 혹시 나이 30대 자녀가 가입을 도운 것은 아닐까요? 만일 그렇다면, 이 분의 구매 양식은 나이 60대가 아니라 30대로 봐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 프롬차일드의 단백질 컵 죽을 산 나이 20대 소비자가 있다고 할게요. 이 분이 상품을 산 이유가 자기가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님이나 은사에게 드리기 위해서라면? 이 분의 구매 양식은 나이 20대가 아니라 부모님이나 은사의 나이대로 잡아야 합니다.
프롬차일드 자사몰의 소비자 분석 결과와 활성화 방안을 조언하는 구자근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영학부 교수. 출처 = IT동아
이것을 구분하려면 서베이(설문조사)를 쓰면 됩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살 때 상품을 산 동기와 사용처, 소감 등을 모으세요. 이 과정이 소비자에게 다소 귀찮을 수 있으니, 서베이에 참여한 회원에게는 할인 쿠폰을 드리면 좋을 것입니다. 서베이는 상품을 사기 바로 전 단계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품을 산 다음 이메일이나 뉴스레터로 서베이를 시도하면, 소비자들이 대개 이것들을 읽지 않고 지우니 효과가 낮아요.
데이터 클리닝은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니 꼭 배워두셨으면 합니다. 데이터를 잘 모아야 각종 변수를 정밀하게 조절해 분석하고, 그 결과가 있어야 소비자의 행동 양식을 더 정확히 예측 가능합니다. 프롬차일드가 성장하면 자사몰 회원 수도 늘어날테니, 데이터를 미리 잘 모아두세요. 양이 많아질 수록 여러 분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지금까지 확보한 프롬차일드 자사몰의 소비자 데이터를 회계분석 도구에 적용, 분석한 결과를 볼까요? 2022년 1월 자사몰 런칭 후 1월~3월까지는 순조롭게 회원 수가 늘었는데, 이 경향이 4월 이후 급격히 줄었습니다. 8월에 와서야 회복세가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회원 수 증가량과 매출은 꾸준히 비례하고요. 그러면 회원 수가 늘어날 때와 줄었을 때 무엇이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살펴볼까요?
자사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프롬차일드 박진우 이사, 노하윤 대표, 정윤주 이사와 구자근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영학부 교수(왼쪽부터). 출처 = IT동아
정윤주 이사 : 자사몰 런칭 후 1월에 광고비를 집중 지출했어요. 상품 할인 쿠폰도 이 때에 많이 배포했고요. 8월 회원 수가 늘어난 시점은 프롬차일드가 유통 채널을 늘린 시점과 같습니다.
구자근 교수 : 좋습니다. 먼저 유통 채널별 매출을 살펴봅시다. 자사몰의 매출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크라우드펀딩이네요. 그러면 매출이 가장 많은, 자사몰의 이탈 고객(상품을 한 번 사고 재구매하지 않은 소비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분석하겠습니다. 이를 토대로 이탈 고객의 성별과 나이대, 어떤 경로로 프롬차일드의 자사몰에 들어왔고 또 어떤 상품을 사고 이탈했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자사몰 소비자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이탈 고객은 나이 30대 소비자, 그 가운데에서도 SNS나 지인 추천으로 유입된 소비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성별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고요. 이탈 고객의 비율은 약 절반입니다.
프롬차일드 스케일업 전문가 조언 현장. 출처 = IT동아
그런데, 여기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있어요. 이탈 고객이 기록한 매출이 그리 많지 않아요. 제품을 산 다음 또 살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이 프롬차일드 자사몰의 매출 가운데 거의 90%를 기록합니다. 그러면 어떤 소비자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이탈 고객의 매출 10%를 찾으려 노력할 것인지, 아니면 잠재 고객의 매출 90%을 더 높일 것인지를요.
소비자 행동론에 따르면, 충성도가 높은 20%의 고객이 한 회사의 매출 80%를 올린다고 해요. 실제로는 그보다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저는 신규 회원 유치와 함께 이들을 잠재 고객,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는 소비자로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을 제안합니다.
자사몰 소비자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자의 행동 예측 모델도 만들 수 있습니다. 구매 금액이나 가입 경로, 상품을 처음 사고 재구매하기까지의 간격과 매출, 가입 시기 등 변수를 잘 분석하면 프롬차일드 소비자들의 행동 양식이 보여요. 이를 토대로 전략을 짜면 좋을 것입니다.
프롬차일드의 주요 상품 더 the 23 프로틴. 출처 = 프롬차일드
정윤주 이사 :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할 회계분석 도구들, 유용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워 보여요. 이들 도구를 잘 다루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을 관리하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구자근 교수 :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액셀로도 간단한 데이터 관리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려면 전용 데이터 회계분석 도구를 쓰는 것이 좋아요. 가급적이면 도구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분석 결과와 운영 방향을 더 날카롭게 다듬어요. 안타깝지만, 데이터 회계분석 도구를 쓰는 왕도는 배우는 것밖에 없습니다. 국내외 유튜브 채널이나 데이터 회계분석 도구 제조사의 홈 페이지에 있는 무료 강의를 활용하세요.
프롬차일드의 주요 상품 단백질 컵 죽. 출처 = 프롬차일드
재구매율도 소비자 데이터로 관리 가능합니다. 주간, 월별 소비자 데이터를 눈여겨보다가 뭔가 두드러진 현상이 나오면 그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세요. 다시 강조할 것은, 이 때 데이터는 최대한 간결하게, 그리고 필요한 내용만 포함하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판매 데이터에 어떤 상품의 이름을 A라고 표기한다면, 이 상품을 포함한 패키지는 A-2가 아니라 B, 별개의 상품으로 표기하세요. 그래야 데이터를 간결하게 정리 가능합니다. 회원 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생년도와 월, 일을 다 받는 것보다는 나이로 취합하는 것이 더 간결합니다.
구자근 교수는 이어 소비자로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로서 프롬차일드의 자사몰 홈페이지를 이용한 소감과 바꾸면 좋을 점을 조언했다.
프롬차일드의 주요 상품 더 the 23 프로틴. 출처 = 프롬차일드
구자근 교수 : 부모님에게 좋은 것만 드리고 싶어하는 자녀의 마음으로. 프롬차일드의 사명은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사명 가운데 ‘프롬’보다 ‘차일드’라는 단어에 더 집중해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아니냐는 혼란을 낳습니다. 사명을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으니, 자사몰 홈페이지의 화면 구성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첫 화면에서 사명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명을 강조하는 것이 좋겠어요.
주요 상품인 더 the 23 프로틴의 구매 페이지에 ‘우리 제품을 통해 하루 단백질 23g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전달해도 좋을 것입니다. 단백질 뿐만 아니라 어떤 영양을 얼마나 담았는지, 이 영양소의 장점이 무엇인지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전달합시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프롬차일드가 식물성 단백질을 고집하는 점, 식물성 단백질이 왜 좋은지도 알려야 해요.
이것을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라고 합니다. 상품의 특징 가운데 가장 보고 이해하기 쉬운 것 하나를 꼽아 집중해서 알리는 전략이에요. 경쟁 상품과 다른 차별점, 우리 상품을 먹은 소비자들이 건강해졌다는 연구 결과도 훌륭한 USP입니다.
프롬차일드의 주요 상품 단백질 컵 죽. 출처 = 프롬차일드
단백질 컵 죽을 볼까요? 흥미로운 상품인데요, 자사몰에서 보면 가격(1만 2,500원)이 꽤 비싸 보입니다. 사실, 이 가격은 한 개 가격이 아니라 다섯 개 한 묶음의 가격이잖아요? 그러면 소비자는 ‘한 개에 1만 2,500원 짜리 비싼 죽이구나’라고 오해합니다. 단품 가격 2,500원을 먼저 노출하거나, 상품명에 (5개입)이라는 단어를 추가해서 오해를 풉시다.
물만 부으면 방금 쑨 듯한 따뜻한 죽이 되는 상품. 매력적이지만, 소비자들은 처음 보는 이런 제품에 익숙하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 장점을 더 적극 알립시다. 만들기 편리하지만, 맛과 식감은 기존 죽과 같다는 장점을 말이에요. 이 상품을 먹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어 구자근 교수는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접근하려면 단백질의 양과 성분을 다르게 해서 상품 종류를 세분화할 것 ▲건강을 지키는 먹거리라는 장점을 알릴, 프롬차일드의 상품을 더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전할 콘텐츠를 만들 것 ▲이 콘텐츠를 자사몰 뿐만 아니라 SNS, 유튜브 등 여러 채널에서 활용할 것 등을 주문했다.
자사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프롬차일드 박진우 이사, 노하윤 대표, 정윤주 이사와 구자근 한양대학교 에리카 경영학부 교수(왼쪽부터). 출처 = IT동아
노하윤 대표와 박진우 이사는 자사몰의 사용 후기와 변경점을, 정윤주 이사는 데이터 분석 도구와 방법론을 유심히 듣는 모습이었다. 잠재 소비자와 재구매율을 늘리는 방법,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와 관리 방법, 데이터 정리와 분석 기준을 세우는 방법도 배웠다.
스케일업코리아 팀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스케일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의 성과를 모아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스타트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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