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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자 줄이더니" 하루 6만 명 일하던 '일용직의 성지'가 삭막

ㅇㅇ(61.79) 2025.02.03 08:37:13
조회 156 추천 1 댓글 4

“2년 전에는 삼성전자 공장에 투입되는 건설 인부만 하루 평균 6만 명이었어요. 지금은 1만 명이나 될지 모르겠네요.”

지난 1월 21일 찾은 평택 고덕동 메인 상가 거리는 한산하고 적막했다. 대형 상가는 대부분 공실이었고 빌딩 전체에 ‘임대’ 딱지가 붙은 곳도 있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만난 공사 현장 관계자는 “많은 인부가 청주나 조선소가 있는 울산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는 SK하이닉스가 공장을 증설하는 지역이다.

한때 평택은 ‘젊음의 도시’였다. 2023년 한경비즈니스가 찾은 고덕동 거리 곳곳에 젊은 인구가 넘쳐났고 상가에는 활기가 돌았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은 대학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생동감이 감돌았다.


기업의 힘이었다. 2015년 첫 삽을 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다. 총 면적은 289만㎡(87만 5000평)로 축구장 400개 규모이고 총 6개 공장이 지어지는 대규모 공사였다.

일당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숙련된 전기공이나 배관공이 아닌 초보 조공(기술공 지원)도 일당 단가가 16만~17만원까지 올랐다.

일당을 낮추면 숙소 지원, 3식 무료 제공까지 되면서 배달기사들도 고덕으로 향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2륜차 주차장에 세워진 오토바이에는 대부분 배달통이 달려 있다.


고덕동에서 만난 한 전기공은 “8시간 근무 외에 연장 근무나 야간 근무를 하면 월 500(만원)씩 벌 때가 있었다”며 “그때 평택 ‘월천 부부’라는 말이 유행했고 배달기사들도 배달 대행 대신 일용직에 뛰어들며 고덕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들을 수용할 원룸과 오피스텔은 서울 중심지보다 비쌌다. 2년 전 고덕동 전용면적 7평짜리 오피스텔 월세는 90만원. 빌라나 다세대주택도 원룸 월세가 80만원이었다. 협력업체가 통째로 임대해 숙소로 활용하는 상가주택이나 다세대주택도 많았다.


2년 만에 평택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덕동의 활기는 눈에 띄게 식었고 원룸과 오피스텔 월세는 물론 아파트 매매가마저 뚝뚝 떨어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들어서던 생산 공장 일부가 공사를 중단하면서 건설 일용직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현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P3까지 완공된 상태이며 P4P5는 일부 공사가 중단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평택 캠퍼스는 D램과 3D 낸드뿐 아니라 파운드리까지 생산하며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모두 아우르는 기지다. P1은 메모리 중심, P2·P3는 파운드리 공정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 페이즈4 공사가 진행 중인 P4는 첨단 메모리 전용 생산라인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파운드리 라인을 깔 예정이었던 P5는 기초 지반 공사만 진행한 후 2024년 공사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공사중단이 아닌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며 “업황에 맞춰 건설 속도를 늦춘 것일 뿐 일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들은 P4가 거의 완공되고 P5 공사가 중단되면서 인부들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4공장 앞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P4 역시 페이즈4 공사 중 일부는 중단되고 일부는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사무 3동 역시 공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고 P5는 공사가 중단돼 투입된 인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공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 인부는 “일당이 17만~18만원이었던 2년 전과 비교해 초보 조공 일당 단가가 내려가 지금은 13만원에서 15만원 수준”이라며 “이제는 조공도 초보가 아닌 경력직을 위주로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평택의 분위기는 삼성전자의 상황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삼성전자의 실적과 의사결정에 따라 공사일정과 투자 규모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2023년 삼성전자가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던 시기는 평택 역시 활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가 메모리 1위 자리를 내주고 파운드리 사업이 악화하면서 평택의 활기는 빠르게 식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빅테크 등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며 사업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는 메모리와 달리 ‘수주업’이다. 대규모 공장과 기술력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고객이 있어야 주문을 받고 생산이 가능하다. 평택 캠퍼스 공사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가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2024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만 약 4조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65%에 달했는데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10%대가 무너졌다. 특히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점유율은 TSMC가 90%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지역경제도 타격을 받았다. 평택캠퍼스 앞 스타벅스가 있는 빌딩마저 1층과 2층은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었다.

고덕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고덕동 프리미엄아울렛은 부도가 났고 인부들이 자주 가던 한식뷔페 두 곳도 문을 닫았다”며 “한방병원이나 의원도 문을 닫은 곳이 있고 인근 상가 상인들은 매출이 15~20%까지도 줄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후광 효과로 올랐던 평택 부동산 시장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평택 아파트 매매가격은 4.21% 떨어졌다. 연초 대비 연말에는 하락폭이 최대 6배까지 커졌다.

실제 단지별로 살펴보면 하락폭은 더 실감 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덕신도시자연앤자이 전용 84㎡는 2021년 최고가 9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5억원에 거래되며 4년 만에 4억원이 떨어졌다. 고덕국제신도시 파라곤 역시 84㎡가 2021년 9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공급이 늘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쌓였다. 국토부와 경기도청에 따르면 2024년 11월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2497가구에 달한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파트는 대부분 삼성전자 정규직 직원들의 수요가 많은 만큼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빌라나 오피스텔, 주택상가는 월세를 9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출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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