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이번 앨범이 좋다고 지지하는 갤럼이 없었지만

적어도 나한테 이번 버벌진트 앨범은 명반이다.

1. 사운드

- 본인의 덤덤한 보컬을 최대한 살리고자 세션을 극도로 최소화하였다.

- 그러면서 VJ의 목소리가 곡을 주도하면서도 몇없는 세션이 곡의 엣지를 살려낸다.

(시험에들게해의 드럼앤베이스, 바이올린이 단적인예, 아마도 테이크원이 추구하던 사운드가 아니었을까)

- 한강, 자전거, 경찰에서 VJ는 적어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90년대 유행하던 로우파이 락 사운드에서도 여전히 힙합이다. 검정치마도 이건 못한다.

2. 가사

- 기존 앨범만 하더라도 남들의 눈에 비친 VJ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일례로 음주운전을 했을 당시를 묘사하는 랩같은거랄까, 왜 굳이 우리가

- 그러나 이번 앨범은 자유롭다 못해 벌거벗었다. 이는 우리나라에 없었던 솔직함이다.

정자검사의 skit 부분을 듣고 부엌랩을 듣다보니 야채도 야하게 느껴진다.

- 남들은 몰라 일단의 바라, 바래가 일종의 클리셰라고 느낄 수 있지만,

내 기준으로는 VJ의 랩이 가진 엇박과 언어유희, 이것이 VJ 그자체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좋았다

3. 서사

-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술, 음식, 돈, 그리고 사랑(처럼 보이는 술, 음식, 돈)이다. 너무나 일관되어서 좋다.

- 이건 아마도 20, 30대 보다는 40대 이후 농익은, 눅진한 VJ가 느끼는 삶 그자체인것 같다.

- 이 앨범의 백미는 Shitfin 이다. 전환, 변화. 이 앨범의 제목인 해피엔드의 마지막에서 그는 은퇴가 아닌, 전환을 노래한다.

- VJ의 팬이면 알수도 있겠지만, 이 트랙의 베이스사운드는 10년동안의 오독 앨범의 she`s gone과 유사하다.

- 그 앨범서 그는 사랑을 구태하게 노래했었지만, 지금은 오롯이 본인의 존재에 대해 독백하고 있다.

- 한 앨범에서 이렇게 많은 메타포와 감성, 사운드와 서사를 한번에 오롯이 청자에게 줄 수 있는 앨범이 얼마나 있는가?

술먹고 주저리 써봤다. VJ 앨범 중 나는 누명, 10년동안의 오독을 좋게 들었었다.

이번 앨범이 나는 앞의 두 앨범을 넘어섰다고 느낀다. 그의 shiftin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