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연출을 드럽게 못함.

고질병이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무엇보다 상식적이고 나이브한 주인공을 내세우며, 현실에 타협, 적응하는 주변인물들을 꾸짖는 캐릭터가 꼭 있는데,
이게 완전히 망해버린 세계관에서는 씨알도 안먹힌다는거임.

예로 부산행마냥,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여태껏 갖고 있던 상식이 한순간에 무너져서
기존 상식을 가진 인물 vs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인간성을 포기하는 인물들의 갈등의 순간은 재밌게 잘 담아냄.

반도처럼 이미 그 일상이 무너져버린지 오래고 새로운 상식이 지배하는 세계관에서는 재미를 못 뽑아냄.
상식인이 너무 나이브하게 보이고, 그 상식이란걸 관객에게 설득하지도 못하고, 세계관 내에서도 따르는 사람이 적다보니
결국 결론은 상식인의 비정상적 액션씬, 폭력으로 상식을 관철하는 수 밖에 안 나옴.

그러니 재미가 없지. 사람들이 연상호에게 기대하는건 기발한 if에 기대어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원하는데
폭력과 감성 말고는 내가 옳다는 걸 설득할 방법이 없어요 ㅠㅠㅠㅠ 인게 연상호 연출의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