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8일 자사의 아트 역량을 보여주는 비주얼 R&D 영상 '카치아(CACCIA, 사냥)'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엔씨소프트의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담당하는 비주얼테크(Visual Tech)실에서 제작한 것으로, 다양한 비주얼 구현 기술과 탄탄한 내러티브의 결합이 인상적인 영상이다.
"변화 없이는 어떠한 발전도 있을 수 없다." 이 당연한 명제는 게임 개발에도 예외가 아니다. 엔씨는 최근 개발 중인 게임들을 소개하는 'Work in Progress'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개발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의지를 드러냈다.
엔씨는 최신 장비를 빠르게 도입하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비주얼을 구현하는 등 게임과 영상의 비주얼 수준을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ART LAB' 시리즈에서는 비주얼 R&D 과정의 작업들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첫 번째 콘텐츠는 Visual Tech 실에서 제작한 영상 'CACCIA(사냥)'다.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하는 Visual Tech 실은 작년 3월, 엔씨의 아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R&D 영상을 제작했다. 블로그에서는 본 영상에 이어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을 공개해 실감나는 비주얼을 구현하고자 여러 전문 분야가 협업하는 과정을 함께 조명했다.
CACCIA 제작진은 '살아 있는 이야기는 살아 있는 캐릭터에서 나온다'라는 원칙 아래 서사적 요소를 치밀하게 작업한다. 그 일환으로 15~16세기의 실제 유럽에 바탕하여 캐릭터의 배경을 고증했다. 영상에서는 주인공 베아트릭스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내면이 그려진다.
생생한 영상을 실현하기 위해 제작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고려했다. 캐릭터의 배경, 성격,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악, 나아가서는 부모님의 성격과 배경, 자란 곳의 환경도 감안했다. 특히 '억압'이라는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인 '크리스틴 드 피장'이라는 실존 인물을 조사해 주인공의 모티프로 삼았다.
시인의 펜은 검으로 표현했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킬빌'에서 검사로 등장한 '베아트릭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어 주인공 이름으로 정했다. 중년의 화가 앞에서 그림의 모델이 되어 앉아있던 베아트릭스는 벽에 걸린 사자의 그림을 보고 상상에 빠진다. 상상 속 그녀는 검사가 되어 사자와 사투를 벌이고, 숨가쁜 추격전 끝에 부러진 칼날을 사자의 목에 꽂아넣는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그녀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영상은 마무리된다.
내러티브라는 뼈대를 공들여 짓고 그 위에 치밀한 기술로 살을 붙였다. 특히 캐릭터의 감정 표현을 가장 염두에 뒀다. 실제 모델을 3D 스캔하여 표정 35종을 얻고, 142개의 모프 타겟으로 제작했다. 그 후 입체감과 질감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노멀 맵'과 '디퓨즈 맵'을 각각 3장씩 활용하여 주름 맵(링클 맵)을 제작하였고, 주름에는 약 30여개의 마스크를 사용해 보다 자연스러운 표정을 구현했다.
사자의 타액, 물감 등 점성 있는 오브젝트 표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물감의 점성은 특수 효과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3D 프로그램 'Houdini'의 'flip solver' 기능으로 시뮬레이션하여 실제 액체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했다. 또한 사자의 타액을 사실감 있는 모션으로 표현하기 위해 잇몸과 잇몸 사이의 라인을 만든 후 유연하고 잘 변형되는 물체의 모습을 구현하는 'vellum simulation' 기능을 적용했다.
영상 속 화가의 수염, 사자의 털 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아울러 캐릭터의 솜털까지 보이는 피부, 실제 유화 물감을 짓이기는 듯한 질감, 자연스러운 사자의 사족 보행과 한 올 한 올 결이 살아있는 털 등은 영상의 생동감을 그대로 느끼게끔 구현됐다.
해당 영상의 내용이나 콘셉트가 추후 출시될 엔씨 신작의 스토리 등 게임 전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치아에서 선보인 아트 역량과 기술력은 적용될 예정이다.
반응은 대체로 좋은편이다. 영상의 댓글에는 "이 수준으로 게임을 구현하면 rtx3090으로도 못할거 같지만 적용해달라", "AAA 게임인 줄 알았다", "퀄리티가 대단하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기술력이 게임에 얼마나 적용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남기는 이용자들도 존재한다. 영화급 트레일러를 선보인 뒤 게임에 적용되지 않은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 Visual Tech 실은 앞으로도 향상된 비주얼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여러 게임 개발팀과 협업하여 고퀄리티의 비주얼을 구현하고, 더 나아가 게임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엔씨만의 고유한 아트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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