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e스포츠 산업에는 많은 고무적인 소식이 있었다. 자카르타 팔렘방에 이어 내년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고, 한중일 e스포츠 대회가 설립되어 본격적인 메달 경쟁이 시작되기도 했다. 더불어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아시아e스포츠연맹,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아시안 게임 대표 선발 및 관련 인프라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고 2021 국감에서는 게임산업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생태에 관련된 질타 또한 이어지며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2021년에는 글로벌 팬대믹에도 불구하고 롤드컵, MSI, 오버워치 리그, SWC, CFS 등 수많은 국제 e스포츠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제 e스포츠는 산업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써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발전과는 별개로 경기의 양상은 중국쪽으로 넘어가 있는 실정이다. 21년에 열린 거의 대부분의 국제전은 중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한 해 리그오브레전드 국제전의 시작을 알리는 MSI는 대륙별 스프링 시즌 1위 팀이 모여 대결을 펼치는 구도로 이루어진다. 올해 MSI에는 한국 리그 1위팀인 LCK의 담원 기아가 출전했지만 결승전에서 중국 LPL의 RNG(Royal Never Give Up)에게 석패했다.
2021 MSI 우승팀 중국의 RNG
그간 중국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많았지만 대부분 한국인 선수가 한명에서 두명까지 섞여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인재풀은 한국이 월등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RNG는 중국인으로만 구성된 팀이었고, 19년 MSI 우승을 차지한 유럽 LEC의 G2 역시 다섯 명의 유럽인으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반전되어 갔다.
이후 아시아 지역 메달 경쟁의 첫 시작을 알린 한중일 e스포츠가 개최됐다. 해당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LOL 종목의 경우 예선전에서 중국에 2패를 기록하며 좋지 못한 시작을 알렸다.
때문에 중국이 강세일 것이라는 평과 달리 한국이 당당히 1위를 선점했다. 더불어 LOL과 함께 큰 팬층을 보유한 배틀그라운드 종목 또한 한국이 우승하며 굵직한 종목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다만 PES 2021과 클래시 로얄 등을 포함한 전 종목 총합으로 우승의 당락이 결정되는 한중일 e스포츠의 특성상 총점에서 중국에게 밀려 우승을 내줘야했다.
이어서 펼쳐진 오버워치 리그의 경우에도 상하이 드래곤즈가 우승을 차지했다. 상하이 드래곤즈가 '오버워치 리그'의 2021 시즌 그랜드 파이널(Grand Finals)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8~19년 기록한 42전 전패의 오명을 벗고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했다.
2021 오버워치 리그 우승팀 상하이 드래곤즈
한국시간 9월 26일 오전 10시 개막한 오버워치 리그 그랜드 파이널에서 상하이 드래곤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역대급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올라온 애틀랜타 레인을 세트 스코어 4대 0으로 격파하고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 6천만원)와 오버워치 리그 챔피언십 트로피를 차지했다.
역대급 스토리라인으로 서사를 구축하고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단까지 대부분 한국인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인 우승이었지만, 상하이 드래곤즈는 중국에 연고를 둔 중국팀이기 때문에 역사적 우승 기록은 중국으로 남겨지게 됐다.
한 해 모든 e스포츠 리그를 통틀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은 이미 전 세계 시청자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간의 우승자인 18년도 IG, 19년도 FPX는 모두 중국 리그 LPL 소속의 클럽이며 19년도 그랜드슬램을 직전에 두고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G2는 유럽팀이었다. 한국의 득세는 막을 내리는듯 했으나 지난 20년 롤드컵에서 담원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팬들은 LCK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2021 롤드컵에서는 담원 기아가 EDG에게 패배하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중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2021 3분기까지 개최된 대부분의 굵직한 e스포츠 국제전은 모두 중국에게로 트로피가 넘어간 셈이었다. 당시 EDG는 LPL 1위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그룹 스테이지서부터 좋지 못한 폼을 보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담원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EDG의 한국인 선수인 '스카웃' 이예찬과 '바이퍼' 박도현은 물론이고 중국인 선수들인 'Flandre' 리쉬안쥔과 'JieJie' 자오리제, 'Meiko' 텐예가 모두 기대 이상의 출중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뒤흔들었다. 오히려 중국인 선수들이 더욱 압도적 활약을 보였다는 평속에서 EDG는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1 롤드컵 우승팀 EDG
글로벌 온라인 생중걔로 진행된 SWC 2021의 경우도 162만 조회수와 25만 이상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흥해에 성공했다. 해당 대회에서는 전통의 강호인 호주의 'DILIGENT'가 우승을 차지했다. SWC는 전통적으로 서구권이 강세를 보여왔고 아시아 퍼시픽에서도 호주 지역이 DILIGENT를 필두로 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중국은 올해 2021시즌이 첫 출전이었고, 그럼에도 월드 파이널에 진출해 호성적을 이뤄냈다. LOL과 오버워치처럼 이미 발을 들여놓은 이상 내년에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종료된 CFS 2021의 파이널 우승 트로피 또한 중국에 넘어갔다. 2014년 정식 CFS 대회가 개최된 이후 처음으로 중국팀 간의 결승전이 성사되자 중국 팬들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올해 CFS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두 팀은 매 라운드와 세트마다 명승부를 펼쳤다. 1세트는 올게이머스가 라운드 스코어 10:4로 가뿐히 가져갔다. 그러나 팽팽했던 2세트에서 양 팀은 연장전까지 승부를 보지 못해 골든 라운드에 돌입했다. 피말리는 접전 끝에 결국 올게이머스가 세트 스코어 2:0을 만들며 챔피언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CFS 우승팀 중국의 올게이머스
바이샤게이밍은 바로 3세트를 가져가며 세트 스코어 2:1을 기록하면서 올게이머스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올게이머스는 신중하게 플레이하며 라운드 스코어 10:7로 4세트에서 승리했다. 결국 올게이머스는 세트 스코어 3:1로 올해의 CFS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렇듯 2021년의 e스포츠는 중국이 장악한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 마지막 남은 국제전은 크래프톤의 PGC 2021이다. 때문에 많은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다. PGC 2021은 현재 올해 어떠한 우승 트로피도 손에 쥐지 못한 많은 e스포츠 메이저 지역들의 경쟁이 한창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팀 젠지와 기블리가 아직까지 그랜드 파이널 진출을 확정짓지 못해 많은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한국의 기블리 이스포츠
젠지와 기블리가 2주차 바텀 식스틴에 합류하며 예상치 못한 이변을 일으켰고, 2주차 위클리 파이널에 진출한 한국의 GNL은 Team Liquid에게 밀려 그랜드 파이널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기존 FPS의 강호들이 뜻 밖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원래라면 상대적으로 이목이 덜 집중되는 바텀 식스틴에도 여러 강팀들이 몰리며 뜻 밖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렇듯 예상이 불가능한 양상이 지속되는 중 지난 6일 대망의 PGC 2021 2주차 바텀 식스틴 매치가 펼쳐졌고, 결과는 17 게이밍과 페이즈 클랜의 대활약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PGC 2021 2주 차 위클리 파이널에서는 유럽의 Team Liquid가 2 치킨, 50 킬, 81 포인트로 승리를 차지했다. 지난 2주차 위클리 파이널의 우승팀 Team Liquid와 2주차 바텀 식스틴의 주역 17 게이밍, 페이즈 클랜은 각각 북미, 중국, 유럽 소속팀들이다.
비록 젠지의 파이널 진출은 불투명해졌지만 최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배틀그라운드 대회의 특성상 아직 GNL과 기블리에 거는 기대가 식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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