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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비교] 제이콥과 라라크로프트가 약해 보이는 이유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03 16:19:29
조회 163 추천 0 댓글 0
제이콥은 크래프톤이 곧 출시할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주인공이다. 라라크로프트는 2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툼레이더의' 주인공이다. 두 캐릭터의 공통점은 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그 강렬한 여 전사 '툼레이더'의 라라가 약해 보인다니,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도 그랬다. 툼레이더 1, 2편의 라라는 인간의 전투력을 초월한 강력한 파워를 자랑했다. 하지만 최신 시리즈로 넘어오면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약한 캐릭터가 됐다. 


제이콥과 라라 /게임와이 편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주인공 제이콥도 약한 주인공이다. 특히 이  티저 이미지 속에 드러난 제이콥의 이미지는 무언가를 무서워하는, 공포에 질린 얼굴이다. 동정심과 자비심은 모두 버린 흉포한 전사인 갓오브워의 주인공 '크레토스'와는 비교되는 이미지다. 라라크로프트(리부트)의 라라 역시 같은 우락부락한 남성과는 비교되는 이미지다. 

그렇다면 게임 개발자는 이렇게 약해 보이는 캐릭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을까? 어떤 효과를 위해 강력한 캐릭터가 아닌 약한 캐릭터라는 설정을 했을까? 현실성 때문일까?

총 한 두방 맞아도 안 죽던 라라, 추위에 떨고, 공포에 떨고

기자는 '툼레이더' 1편에서 적에게 총을 맞았을 때의 장면을 똑똑히 기억한다. 아무 느낌도 없이 뭐가 따끔거려서 뒤를 돌아다 봤더니 누가 총을 쏘고 있다. 다시 하라고 해도 못할 너무 낮은 그래픽 퀄리티지만 라라는 총을 맞아도 안 죽고, 점프력도 좋고, 전투력도 좋은 강한 모습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다. 

'툼레이더 리부트'의 라라는 그렇지 않았다. 이 작품은 인간을 초월한 능력자가 아닌 인간 라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추위에 벌벌 떠는 것은 물론이고, 동료가 위험에 처하자 매우 초조해하고 공포를 느끼기고 한다. 1편에 없던 표정이 생긴 것이다. 

배에 철 조각이 꽂혀서 캐릭터가 비명을 지르고, 상처가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피 칠갑을 한 상태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특히 남성들한테 집단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는 기존의 이미지와 많이 다른 파격적인 모습까지 보여준다. 

또 전통의 핫팬츠가 아닌 보다 실용적인 의상을 입고 다닌다. 성적인 면보다는 연약한 여성이 무서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진지하게 그려내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리치고 저리 치이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준 이 작품은 새롭게 해석된 라라의 모습에 이용자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공룡도 때려잡던 라라 /에이도스


연약한 모습으로 그려진 툼레이더 리부트 /유튜브 갈무리


연약한 모습으로 그려진 툼레이더 리부트 /유튜브 갈무리


연약한 모습으로 그려진 툼레이더 리부트 /유튜브 갈무리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연약해 보이는 주인공...'인간성'을 노렸다!

올해 6월 크래프톤이 12월 2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제이콥도 그렇다. 
이 게임의 핵심 개발자인 '글렌 스코필드'는 해외 IGN과의 인터뷰에서 주인공 제이콥이 약해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게임의 티저 이미지 속에는 슈트를 입었는데도 그의 얼굴이 잘 보인다. 이것은 그의 연약함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컷신에서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함이었을까?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제이콥 /크래프톤


글랜 스코필드는 이와 관련, "게임의 큰 목표 중의 하나가 '인간성'이다. 이용자가 제이콥의 삶과 죽음의 투쟁을 실제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조용하고 얼굴이 없는 캐릭터를 특징으로 하기보다는 제이콥의 인간성을 전면에 배치하여  감옥을 탐험할 때 경험하는 공포와 감정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어 제이콥의 얼굴을 보면 캐릭터 죽음 강도가 높아진다. 가장 최근 영상에서 제이콥이 하수관에 있는 큰 선풍기에 갇혔을 때 그의 얼굴에 공포감이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게임 내 출연진이 적은 이유와 관련해서 "서바이벌 호러에서 고립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면서 "제이콥은 혼자"라고 말했다. 


제이콥 /칼리스토 프로토콜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자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실제 기자는 하수구에서 물길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에서 사지가 부러진 채로 피 칠갑을 하며 10번 이상을 죽었다. 높은 난이도라면 그 정도가 심해진다. 그 과정을 통해 컨트롤이 익숙해진다. 그렇게 점차 게임에 적응되어 간다. 

글랜은 게임 난이도와 관련, "높은 난이도는 이용자가 작업할 리소스를 줄이고 적을 더 강하고 공격적으로 만들며 이용자의 움직임을 더 잘 인식하게 했다. 우리는 이용자가 좌절하거나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성취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답했다. 

데드스페이스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무쌍 류, 핵앤 슬래시 류가 아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강력하다. 어쩌면 혼자서 아군 수십 명을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나의 분신인 제이콥의 살점이 천정에 더덕더덕 붙고, 피가 이리저리 튀는 모습은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를 잘 보여준다. 그래서 극강의 공포가 엄습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양성성이 주는 매력...인간적인 작품이 대중적 호감도에 영향

숭실대 송기원은 '컴퓨터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양성적 요소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라라크로프트 얘기를 다뤘다. 여기서는 라라 크로프트의 양성적 매력에 대해 다뤘다. 또, 양성적 체험이 이용자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다뤘다. 

라라는 여성적 요소와 남성적 요소가 동시에 극대화된 상태의 여성 캐릭터다. 이 양성적 인간은 상황에 따른 적응력과 융통성이 뛰어나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그래서 라라를 통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제3의 새로운 성 접근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성대 전영돈은 영웅서사의 내적 성장형 캐릭터와 대중적 공감형성이라는 논문에서 "감정 이입론에 따르면 극중 캐릭터가 나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때 친숙함을 느끼고 인간적인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허점 없는 완벽함 보다는 나와 비슷한 모습, 즉 실수도 많고 부족함도 일부 있는 그런 사람에게 공감하고 호감을 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영웅의 캐릭터지만 내적 성장을 기반으로 한 인간적인 캐릭터 설정의 작품이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매출 또한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대중적 호감도에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게임은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이루는 메타버스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가장 인간적인 외형을 한 캐릭터들이 있고,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그리고 극적인 재미를 줄 때 우리는 그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 '콜옵' 3대장 '글렌'은 누구? 콜옵에서 '공포물' 유턴한 이유▶ [리뷰] 꿈에 나올까 무섭다…'플래그 테일: 레퀴엠'▶ [핸즈온] '칼리스토 프로토콜' 잔혹ㆍ혐오 '역대급 '...상상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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