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9시35분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관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 근무하는 이재인씨(28)는 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치고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안타까운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 힘들었다"며 "많은 시민이 함께 추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헌화 공간 옆에 마련된 방문록에는 '이젠 편히 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위원 일동,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문 화환도 줄지어 서 있었다.
분향이 시작된 오전 8시께부터 시민들은 국화꽃을 제단 위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분향소를 찾은 인근 직장인들과 시민들은 헌화하기 전부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았다. 조용히 목례한 시민들은 조문 후에도 분향소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단상에는 희생자들의 위패 등 신원을 표시한 물품은 없었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분향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도섭씨(43)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 뉴스만 보다가 분향소가 서울에도 마련된다고 해서 바로 찾아왔다"며 "하루빨리 책임 소재가 밝혀지고 희생자 가족들이 제대로 사과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 쓴소리를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한모씨(34)는 "합동분향소는 찾고 유족들이 있는 공항은 찾지 않는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면서 "힘들어하는 국민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더 안전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송파구 주민 오모씨(45)는 울먹이며 "희생자들의 사연을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접하다 보니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힘들지 가늠이 안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계각층 인사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정부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내년 1월 4일 오후 10시께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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