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갤에 이런거 안맞는거 알지만 이런데라도 나같은놈 얘기 올려서 욕이라도 먹고싶다.. 길고 재미없는 썰이지만 한번만 읽어줘..

일단 본인은 고2 모의고사 5등급 이상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엠창인생임..

아버지 중소기업 과장이시고 월 250으로 전세2000 월세 40 집서 동생 나 엄마 아버지 4명이서 먹고삼..

그래서 항상 쪼들리게 살고 그러는데 내가 어릴 때부터 철이 없었다.. 이게 나자신이 알고있어도 항상 고쳐지지가 않더라..

몇주 전에도 한창 피씨방가서 피파하다가 페북보고 있었는데 페북 하는 피갤러들은 알다시피 별의 별 페이지에서 별 광고를 함

거기에 어제 에어조던? 이 올라왔는데 이미지로만 봐도 너무 얘쁜거야.. 그래서 본인 생전 농구하지도 않고 체육시간에나 축구 한두판 하는 운동치 주제에 집에가자마자 아버지한테 에어조던 사달라고 조름..

아버지가 얼마냐고 물어보시더니 가격 듣고선 기겁을 한 표정을 지으시더라.. 그때는 '51만원가지고 존나 싫은 티 내네 좆꼰대새끼' 하는 맘으로 아버지 화장실가는데까지 따라다니면서 조던조던 노래를 불렀음..

결국 그날 저녁에 밥먹으면서 계속 혼잣말로 씨발 꼰대새끼 꼰대새끼 중얼거리니까 아버지 월급날 되면 가서 사기로 했음.. 나는 그때도 왜 당장 안사주고 월급날에 사주냐고 철없는 소리를 해댔다.. 하....

시간이 지나서 어제 아버지 월급이 들어오셔서 어제 아버지 퇴근길로다 바로 에어조던 사러 감..

난 혼자 들떠서 지 혼자 떠들어대고 있는데 그때까지 아버지 눈에 있으신 다크서클과 찌든 피곤함을 보지도 못했다.. 나중에서야 알게됬지만 나 조던 사주시려고 밤에 대리도 뛰셨더라..

가게에 도착해서 가게 안에 들어가니까 사장님이 웃으면서 막 신발 보여주시더라.. 아버지는 계속 가격표보고 한숨 푹푹쉬고계시고..

난 아버지 한숨쉬는거보고도 인상쓰면서 씨발 사주기 싫으면 사주질 말던가.. 거리면서 에어조던 신어보고 있었음..

근데 옆에서 사장님이 계속 신발 보여주고 계셨는데 이 사장님이 티셔츠랑 바지는 나이킨데 신발은 그냥 슬리퍼를 신으셨더라?

내가 신난 김에 계산하면서 아저씨는 왜 신발만 나이키를 안신었어요? 저기 직원들은 다 신고있던데ㅋㅋ 하고 물어봄

그러니까 사장님께서 직원들이랑 사장 나도 저런거 입으려면 돈 내고 입어야된다.. 저 직원들이 신고 있는 신발이 14만원짜리다.. 거리면서 설명해주심..

그 순간 머리가 띵했다... 가게 운영하시는 분도 14만원짜리 신발이 아까워 안신는데 난 이런 형편에 51만원짜리 신발이 신고싶었나..

그 순간 아버지 구두도 보이더라.. 몇달 전에 지하철 앞 상설매장에서 5만5천원 주고 산 싸구려구두... 아버지가 웃으시면서 '신발 보니까 멋지네~ 저녁 먹으러 가자' 하시는 순간 왈칵 했다..

질질 짜면서 고깃집와서 고기굽다가 아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신발이랑 영수증 들고선 환불하려고 일어나기 전에 아버지 앞에서 무릎꿇고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전 정말 개새끼입니다.. 하고 질질짰음..

아버지께서 어깨 다독여주시며 내게 한마디 해주셨는데 그 3초동안 말하신 말이 아직까지 그 따옴표 속에 남는다..







'클럽은 역시 피파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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