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둘다 노답 DC인이라는 점을 밝힘

왜 뜬금없이 이런글을 쓰냐라고 한다면 그냥 과관 시작하기전에 좆망갤에 어떤 게임인지나 볼까 하면서 온 사람이나 하다가 초반에 찍 싼 사람에게 다시 한번쯤은 잡을만한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씀

와이프의 성향 및 느낀점을 써봄

와이프는 기존에 게임에 흥미를 잘 안붙이던 사람임 , 고작 해봐야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고 포탈2에 빠져서 빠순이 짓을 좀 많이 했고 와우나 각종 RPG와는 담을 쌓고 살은 사람임

내 권유로 파판14를 처음으로 시작했고 직업은 '착한 와이프의 성향'(ㅎ)을 반영해서 힐러로 추천함(이 당시 나는 몰랐음 힐러가 그렇게 헬인줄은) , 게임 진행 자체는 매우 느릿느릿하게 진행함 , 컨텐츠를 빨리 파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일반 유저와는 다르게 정말 NPC 하나하나에 모두 말을 걸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한다.'라는 거를 다 눌러보고 퀘스트 외적인 이야기도 즐김

난 솔직히 파판 초반이 씹노잼이라 7일해보고 접을거라고 생각하고 걍 냅뒀지 7일이 지나도 레벨이 20이 안됐어 , 그런데도 정액제 90일을 끊었지 , 정말 예상외로 와이프는 전투와는 다른 것에 흥미를 정말 많이 캐치해내고 느끼더라 , 풍경 보러 돌아다니고 사람들 돌아다니는거 하나하나 신기해하고 특히 뚱보초코보 지나갈때마다 귀엽다면서 흐뭇해하는거 보니 나도 뭐 나쁘지는 않은 기분이었음 , 무엇보다 환술사 직업퀘를 30까지 해보더니 '다른 애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라면서 다른 직업 퀘스트를 다 하기 시작함.. 얼른 만렙찍고 같이 놀자 ㅠㅠ라고 했지만 자기는 이게 더 재밌다고 하고 꿋꿋히 게임을 플레이 해나감 , 게다가 일반퀘스트도 하나하나 다 깨가면서 하더라 나라면 답답해서 그냥 돌발 뺑뺑이나 돌고 말거 같은데 말이지

그걸 보고 내가 느낀점은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너무 무겁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듬

보통은 말이지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높은 산을 보고 그 산을 오르려고 최대한 빨리 오르는 법이나 아니면 우회하는 법을 많이 찾는데 말야 , 꼭 그런것만이 게임을 즐기는 법은 아닌거 같더라구 , 와이프가 파판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은 것도 아니지만 스트레스 안받고(민필리아 때문에 가끔 빡치긴 함) 천천히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런 유저들이 많아지면 게임 자체도 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 하지만 뭐 이런데서 그런 이야기 해봐야 그게 생각이 쉽게 바뀔건 아닌거 같아서 패스

어쨌든 처음하는 유저들은 게임을 따라가려고 강박관념을 안가지는게 좋을거 같아. 아마 파판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글섭과 비교했을때 한참 뒤쳐진 컨텐츠지만 그걸 아예 신경을 안쓰고 자기가 게임을 즐기기만 하면 그만인거 같아 뭐 꾸준히만 한다면 언젠간 도달할 영역이고 먼저한다고 해서 딱히 좋은건 아니잖아?

와이프의 레벨이 낮긴 했지만 파판 특유의 고레벨 & 저레벨 매칭으로 던전도는 시스템 덕에 내가 레벨이 항상 우위에 있어도 똑같은 눈높이에서 같이 던전을 돌 수 있으니 즐겁더라 , 왜 꼭 다른 게임같은 경우는 그런거 있잖아 , 함께 시작했지만 어느 한쪽은 시간이 남아돌거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먼저 치고 나가고 좀 뒤쳐지는 사람들은 걔들이 던져주는거 받아먹거나 아니면 소외되거나 그런거지 , 그 때문에 뒤쳐지는 애들은 게임 시스템도 잘 이해못하고 걔들 따라갈라다보니 중간에 지식이 비거나 기믹 대처같은것도 안되는 미숙한 애들이 양산되는 경우가 많지 뭐 지금도 안그런건 아닌데 그래도 1~50구간은 그런식으로 잘 배울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 처음에 가르칠땐 어려웠는데 점점 하다보니 얘가 성전 켜고 딜하다 힐하고 이런거까지 알아서 하더라 , 그만큼 자주 접하다보니 여유가 생긴거지

와이프는 자기가 해본 RPG중에 파판14가 최고라더라 , 뭐 다른 게임 많이 한건 아닌데 캐릭터도 미려하니 이쁘고 NPC들 스토리도 재밌고 해서 계속 붙잡게 만든다나 그런쪽에 있어서는 지루할 틈이 없다.라는 것이 와이프가 생각하는 것이더라구 , 특히 얼마전에 메인스토리 마무리를 지었는데 거기서 8인 던전 할때 참 재미있었다는데 역시 이것도 던전의  재미보다는 스토리나 영상같은데에 중점으로 두고 이야기 하더라구 그렇다고 던전 자체가 재미없었던건 아니래 문제는 영상 보고 있는데 다른 애들이 우르르가서 걍 깨버린게 문제..

결론적으로 와이프 입장으로 볼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레이드 같은 컨텐츠에 집착하고 게임을 즐기려고 하지말고 그냥 가볍게 해도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 , 아마 처음하거나 다시 시작할 유저들 중에 레이드 같은건 너무 어려워서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냥 저런 부분을 보고 입문해도 좋다고 생각해 천천히 배워가면서 이거저거 다 해볼 수 있는게 파판이 아닐까 싶어

그럼 내 이야기를 이제 해볼게

나는 게임을 팠다하면 일단 최대한 빨리 올라가는게 목적인 성향이야 , 내 입으로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나름 빠른 편이고 일부러 가장 빠삭한 지식을 가져야하는 캐릭터 위주로 플레이 하지 , 그래서 탱커로 전사로 게임을 시작했어

일단 와우를 해본 입장에서 초반을 비교하자면 게임 자체가 처음에는 너무 답답했어 글쿨 2.5초? 유명하잖아 어떻게 스킬 하나 쓰는데 2.5초나 기다려야 되겠어 , 몹은 그렇다고 스킬 한두방에 죽는것도 아니고 몇번은 써야하지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여기가라 저기가라 하는 퀘스트는 솔직히 NPC 말하는 하나하나 정성들여 안보는 내 입장에서는 '하.. 시팔'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였어 , 

다만 그걸 버티게 해준 돌파구가 5레벨마다 직업퀘랑 메인퀘만 깨고 인던 돌발로만 레벨업 하는 거였지 , 어쨌든 초반은 내 입장에서도 너무 씹노잼이야 와이프 입장과는 전혀 반대지 나가서 싸우고 싶고 빨리 올라가고 싶은데 돌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어 , 이건 와우도 별반 다를게 없긴 하지만 요즘 와우는 가는길마다 퀘스트가 널려있고 거기에 따라서 그냥 딱딱 하기만 하면 금방금방 올라가잖아 , 몹도 팍팍 죽고 , 정 그것도 싫으면 부스팅 질러서 해도 되고 말야 , 근데 지금 구조는 딱 와우 오리지날 느낌이더라구 , 와우 오리때부터 해온 아재들은 알거아냐 , 몹은 안뒤지고 퀘스트 경험치는 쥐꼬리만큼 주고.. 그나마 여기에 돌발이랑 길드 의뢰가 있어서 사정이 나은거지

근데 딱 만렙 찍으니까 그냥 게임이 달라보이더라 , 일단 다들 동의하진 않겠지만 내 입장에서 정말 좋았던건 3가지

1. 뭐든 해도 됨

2. 초반에 있었던 불만이 다 사라짐

3.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연출과 개쩌는 음악

1같은 경우에는 이제 전사 만렙 찍었으니 다른것도 해볼까 하는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볼까 하는 욕심도 생기기도 하지 그야말로 뭘 해도 되는 상황이 오게된거야

마치 나를 쬐고있던 사슬이 딱 풀려난 느낌이라 해야하나 , 강제적으로 레벨업을 할 이유도 없고 퀘스트도 다 깼으니 다른걸 해도 되지 , 아니면 이후에 있는 레이드를 노려도 되고 , 돈을 벌려고 채집을 해도 된다. 그야말로 뭘 해도 재밌을 시기가 오게 된거지 , 이 재미가 얼마나 오래갈진 몰라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상황에서 수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거지

2번같은 경우는 글쿨 2.5초? 강제적으로 무언가를 해야하게 만드는 상황? 몹이 안죽어? 이런 불만들 다 사라졌어 , 글쿨 2.5초는 오히려 2.5초라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킬 구조가 잘 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  1번과 마찬가지로 뭐든 해도 되는 상황이니 강제적으로 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어지고 , 버디랑 같이 다니니 몹도 초반보단 잘 죽음 그야말로 초반에 안고있던 스트레스가 대부분 다 날아가버리더라 

3번은 진짜 와우에서도 못느껴본 느낌인데 진짜 모든 연출들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더라 , 메인스토리 마지막 8인던전도 그렇고 가장 좋은 느낌을 받았던건 크리스탈 타워 퀘스트 -> 레이드야 , 이걸보고 별거에 다 좋은 느낌 받네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시드가 '클라우스'가 이끄는 모험가들에게 맡기자라고 하고 랜덤 매칭이긴 하지만 고대인의 미궁에 겨우 들어갔을때 내 양 옆 뒤에 23명의 모험가들이 주르륵 걸어가고있는 연출볼때 전율이 올랐었어 난 솔직히 이런거 와우에서도 못느껴봤거든 와우 시네마틱에서 유저가 콧빼기도 안비추고 지들끼리 스토리 이어가는데 그냥 지들끼리 노는거 같았지 , 근데 파판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더라 , 그야말로 내가 중심이 된 스토리라는 생각에 오히려 내 캐릭터에 더 애착이 가게되더라구 그리고 44레벨때 만난 가루다전 음악은 진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하고싶은 말은 정말 초반만 버티면 재미있다는건 거짓이 아니라는거지 , 다만 그 과정이 매우 힘들고 짜증나는건 사실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초반보다 똥나무 초반이 더 재밌어 , 근데 버티기만 하면 그만큼 보상은 오더라

너무 유저가 없고 갤에도 사람이 없고 해봐서 한번 써봤어 , 만렙 찍은지는 얼마 안됐지만 그래도 파판 14에 유저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 한번 싸질러 본거지.. 사실 뭐 회사인데 일하기 싫어서 그냥 막 갈겨 쓴 것도 있음 

파판14 잘됐으면 좋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