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난 내가 운이 좋은줄 알았다모바일에서 작성

취갤러(182.219) 2024.07.17 02:05:33
조회 945 추천 6 댓글 8
														

난 항상 뭘 해도 금방 잘 됐다.
전 회사 입사도 운좋게 쉽게 했고

1년 좀 넘게 다니다가 짠 연봉과 야근때문에 이직을 마음먹었다.

난 나라면 두달이면 이직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오늘이 딱 그 두달째다.

퇴사하고 한달을 내리 놀고 대충 일주일 공부했더니 오픽AL이 나왔다. 역시 난 되는건가? 싶었다.
이때부터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신입 뽑는 곳이 없어서 당황했다.
내 직무에 신입 모집은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 있었다.

다른 직무까지 온몸비틀어가며 어거지로 지원했지만 이력서를 한달간 안열어보는 기업들도 허다했다.

퇴직금을 다 쓰고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단기알바를 하려고 보니 돈이 얼마 안되길래 인력사무소를 나갔다. 난 군대에서도 작업도 잘하는 에이스였기에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노가다를 나가보니 몸이 힘든건 둘째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건설현장에 내 또래는 거의 없거나 가끔 보여도 자기들끼리 팀 짜서 일하는 기술배운 전문공들이었다.

그에 반해 나는 보통인력으로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기술이 없는 아저씨들이었다. 대화를 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노가다판에서 시간은 더럽게 안갔고, 그 시간동안 노동의 참맛보다는 과거의 내 나태함으로 난 여기서 썩고있구나 같은 생각만 들었다.
이상했다. 누구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인서울 중위권 나와서 이런 일이나 하다니. 난 패배자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노가다는 며칠을 안가 못나갔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걷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다 낫고도 나가지 않았으니 물집은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되는 구직활동 속에 나에게 또 행운이 찾아왔다.
한 헤드헌터가 증권사 채용 건으로 연락을 했다. 계약연봉은 전 회사의 1.5배. 여의도 한 건물의 꼭대기층에 사무실이 있다고 했다.

이사람이 자기는 여러명한테 제안 안한다고, 딱 마음에 들면 한명만 추천한다고 했다. 이 회사 대표이사, COO, 무슨 임원 등등 여럿을 자기가 타 기업에서 스카웃해서 데려왔다며, 자기가 마음에 들면 이 회사는 나를 뽑을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날 이 사람을 만났고, 두시간동안 이사람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미팅을 마쳤다. 내가 적합한 사람인 것 같다며 이력서를 양식에 맞춰 보내라고 했다.
다음주 월요일에 연락이 갈거라며, 이 채용 건 진행되는 동안은 다른 회사에 지원하지 말라고, 나도 당신만 추천했으니 당신도 이 약속은 지켜달라며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난 들떴다. 이정도면 당연히 면접만 잘 보면 무조건 입사할거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은 이미 여의도에 있었고 고액연봉을 받고 있었다.

알바를 구하려고 했는데 면접일정도 있고 빨리 그만두면 민폐니 구하지 않기로 했다.

부족한 생활비는 일단 대출을 받아 한달 생활하고 월급으로 갚으면 될 것 같았다.

모든 문제가 해결됐고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았다.


어제 오후 전화가 왔다. 자기가 인사부장이랑 통화했는데 인사부장은 내 서류를 보고 매우 흡족해했단다. 그리고 내일 오전에 임원회의 후 면접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면접은 거의 인성면접 위주로 같이 일할 수 있을지 정도만 볼것이고, 면접 후 일주일이면 입사하는 ASAP 채용 건이니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점심, 헤드헌터에게 전화가 왔다.
오전에 회의를 했는데, 예산 등 여러 문제로 신입채용이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아쉽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전화를 끊었다.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의도 꼭대기층에 있는 증권사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채용을 취소한다니.
차라리 내가 모자라서, 마음에 안들었다면 납득이 될 것 같았다.
화도 났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다른 기회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헤드헌터에게 감사했다며 문자를 보냈다. 답장은 없었다.


내일부터 노가다를 다시 나가려 한다.
아 비가 오니까… 모레부터 나가야지.



0be5f272c6f319ff23e886e3409c701eedaa6f421c86a7b481636cce3a6b4545f7170e356fb6078a8a679a184e85f93efe4cdccc69

7d988503b5f06df5239df797459c7065c9cbcbea1084524ba7a3ebe43d43630936a63369c348d8a828889a56000bf0fda954d24a47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거짓말하면 바로 들통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02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1957043 왜 남자는 식탁에서 밥먹고 여자는 바닥에 무릎꿇고 먹어? 취갤러(211.203) 09.01 41 0
1957042 나라에서 예산나오는곳 좋은거냐 [1] 취갤러(118.235) 09.01 45 0
1957041 면접 결과 언제 나올 것 같냐? [5] 취갤러(211.203) 09.01 91 0
1957039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부자 순위를 정할때 [2] 취갤러(14.7) 09.01 40 0
1957038 다른 회사 다니는 중에 면접 보러 왔다 하면 싫어하냐?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21 0
1957037 인서울 중소 중고신입 vs 지방대 대기업 중고신입 [3] 취갤러(61.105) 09.01 89 0
1957035 전문대생이 기사자격증 따면 뭐에 도움 됌? 취갤러(106.101) 09.01 52 0
1957034 학벌 좋치않으면 경력이라도 쌓아야한다 [1] ㅇㅇ(218.237) 09.01 95 1
1957033 현실은 다들 중소기업이라도 간다 [2] ㅇㅇ(116.39) 09.01 195 6
1957032 문과 애들이 불쌍하긴해 [19] ㅇㅇ(211.36) 09.01 936 16
1957031 지방에서 상위 몇퍼가능하냐 이스펙이면 취갤러(49.142) 09.01 50 0
1957030 면접탈락한곳만 20곳인데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다 [2] 취갤러(211.203) 09.01 98 0
1957026 문돌이들 걍 쿠팡캡틴 ㄱㄱ [1] 취갤러(175.204) 09.01 65 1
1957025 의약품 도매회사 어떰? [32] 취갤러(222.98) 09.01 117 0
1957023 얘들아 전문대가면 70%가 대기업 생산직 간다는게 사실이냐? [7] ㅇㅇ(106.101) 09.01 139 1
1957019 포스코 생산기술직 ㅁㅌㅊ임? [6] 취갤러(219.240) 09.01 140 0
1957018 직원 경험이 뭔지 아냐? [2] ㅇㅇ(218.155) 09.01 73 1
1957017 취준 그냥 묵묵히 해라 [1] 취갤러(211.234) 09.01 151 0
1957016 연기자들 무명시절에 ㅇㅇ(121.131) 09.01 39 0
1957015 면접탈락이 서류탈락보다 더 안좋은거지? [5] 취갤러(211.203) 09.01 159 1
1957013 전세사기 중형 선고 ㄷㄷㄷㄷ [1] 취갤러(106.101) 09.01 95 1
1957012 공기업도 연봉 ㅈㄴ 세구나;; [3] 취갤러(118.235) 09.01 184 0
1957011 백수들 취업안된다 징징거리면서 취준만하다 몇년 지나 봐라 ㅋㅋ ㅇㅇ(112.150) 09.01 90 0
1957008 4년제나와서 대기업 생산직 가능함?? [1] 취갤러(121.55) 09.01 85 0
1957004 기술충들이 말하는 건 "기능" 이겠지 [1] ㅇㅇ(39.7) 09.01 88 4
1957003 94년생 취중생인데 ㅈ된거냐 [2] ㅇㅇ(39.7) 09.01 187 0
1957002 쿠팡물류센터 현장관리자면 취업시장에서 최하급이냐? [1] 취갤러(122.46) 09.01 73 0
1957001 기술 배우라는건 현장직 테크니션 기술이라고 명시해야함 [1] 취갤러(121.143) 09.01 88 0
1956999 기술배우라는게 얼마나 웃긴소리인게 취갤러(110.14) 09.01 73 0
1956998 96 취업현황 취갤러(211.234) 09.01 204 2
1956997 낳음당한게죄라면 ㅇㅇ(125.191) 09.01 31 0
1956996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이 중소기업 기피한다고 생각하는데 취갤러(110.14) 09.01 64 1
1956994 개발자가 돈을 진짜 잘 벌면 [2] ㅇㅇ(223.38) 09.01 132 0
1956992 야간근무 하는데 이직 때문에 채용검진을 가야한다면 취갤러(121.143) 09.01 45 0
1956987 회계 관련 미래 상담.. ㅜ 취갤러(49.166) 09.01 49 0
1956986 애들아 취갤러(118.235) 09.01 22 0
1956984 우리엄마가 젤 부럽다 ㅇㅇ(211.235) 09.01 69 0
1956982 기술 배우라는 새끼들 특징 [8] ㅇㅇ(175.223) 09.01 993 23
1956981 못난 남자 만나고 싶어하는 여자도 있을까? [4] 취갤러(118.235) 09.01 83 0
1956979 [속보] 이재명 "국회 계엄 해제 막기 위해 국회의원 체포·구금 계획 꾸 ㅇㅇ(14.46) 09.01 86 0
1956978 취직하면 끝이다. 그 이상 생각하지 마라 젊은 세대여 취갤러(115.126) 09.01 60 0
1956976 아빠 노가더 엄마 주부 [2] 별로안나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82 2
1956975 (10/16개강) [intel] AI 융합 DX 마스터클래스 교육생 모집 취갤러(61.108) 09.01 29 0
1956974 대기업 이직 되게 많이 함 취갤러(211.109) 09.01 92 3
1956973 이 스펙 지방이라도 상장중소or중견 회계팀 가능할까?,, [2] ㅇㅇ(59.15) 09.01 101 0
1956972 최민수 그 잘 생기고 연기 잘하는 [1] ㅇㅇ(115.95) 09.01 39 0
1956968 난 면접 붙으면 내돈으로 부모님한테 선물 보낼거임 [1] 취갤러(211.234) 09.01 61 1
1956966 코로나이후에도 줄서기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들 있음? 취갤러(103.5) 09.01 34 0
1956965 취업, 업무와 관련하여 모두가 피하고 있는 진실. [1] 취갤러(221.142) 09.01 80 2
1956964 88년생 동창들 취업 상태 [3] ㅇㅇ(112.163) 09.01 298 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