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한동훈 안좋아하는 기자가 쓴 북콘서트 후기 앱에서 작성

ㅇㅇ(14.42) 2025.03.06 11:33:48
조회 1538 추천 40 댓글 44
														

한동훈 전 대표의 북토크를 다 보고 말았다. 약 90분 분량.  새로 맡게 된 업무 때문에 실은 과제하듯 유튜브 중계를 스트리밍 했다. 스킵하면서 주요 대목만 볼 생각이었는데.


보고 나서 느낀 몇 가지.


1. 신선했다


정치인이 책을 내면 보통 출간기념회를 한다. 북토크는 아마 안철수 의원 이후 처음인 듯. 그런데 그 형식이 진짜 북토크였다. 책을 산 독자들이 출판사를 통해 신청을 해서 왔다. 한 전 대표가 저자로서 간략히 모두 발언을 하고 토크 내용도 책에 있는 몇 가지 문장을 키워드 삼아 자기 생각을 말하는 형식이었다.


이게 왜 신선하냐면, 자신이 썼다는 방증이라서다. 정치인 책은 보통 자기가 쓰지 않는다. 대필 작가를 고용해 구술하든, 보좌진을 시키든 하는 게 보통이다. 물론 자신이 얼개를 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대담으로 구성된 후반을 빼면 3분의2 가량을 자기가 모두 쓴 것 같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진짜 썼다고. 본인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날 카페에서 폰으로 썼다고 하던데, 그래서 단문이라고. 아무튼 자기가 쓰지 않으면 이런 형식의 북토크는 불가능하다(양심상).


사회는 책에서 대담자로 등장해 인터뷰를 쓴 윤석만씨가 봤다. 윤석만씨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다. ‘정치판’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 물론 정치부 경력이 있고 관련 책도 여럿 썼지만. 말하자면, 정치 패널이나, 정치학자도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글로 밥 벌어 먹고 살았던 기자가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골라 언급하면서 왜 그런 문장을 썼는지, 그때 생각은 뭐였는지를 묻는 게 진짜 북토크 같아서 괜찮았다.


2. 의외였다


사실 이 북토크 영상을 계속 보게 된 이유는 첫머리에 등장한 38년생, 39년생 어르신 두 분 때문이다. 북토크 초반, 참석자 중 최고령자인 두 어르신을 소개하고 한 전 대표가 자리로 찾아가 손 잡고 눈을 마주치면서 인사한다. 할머님 한 분은 편지와 손수건을 가져 오셨다. 미리 섭외한 인물들 같지 않다. 어제 행사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많이 왔다고 한다. 그들 소개는 없었다. 최대한 독자, 시민을 주인으로 만들고 싶은 노력이 엿보였달까. 세밀한 시나리오 없는 토크, 독자들과의 문답도 그런 요소.


복장 또한 와이드핏 청바지에 루즈한 검정 니트 차림. 신발도 컨버스화. 이런 복장으로 북토크하는 정치인은 나는 처음 봤다. 근데 그게 먹히는 전략이었던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재미 요소가 돼서 계속 보게 만든 거다. 


3. 궁금해졌다


난 한동훈이란 정치인은 ‘윤석열+안철수’라고 생각했다. 평생 검사만 한 검사 출신, 그것도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아는, 거기다 공감 능력 떨어지는 AI 같은.


‘컨셉트 정치인’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예를 들면, 기자들 앞에 와서 양쪽 귀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뺄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러 가서 빨간색 파일을 꺼내둘 때.


말? 물론 한 전 대표 말 잘한다. 그가 법무부장관일 때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어떻게 야당 의원들과 맞서는지 우리는 잘 봤다. 그런데 그건 사람의 말이라기 보다 AI 같았다.


그런데 어제 그의 말은 ‘사람’의 말이었다. 그리고 (내 의견과 같은지 여부를 떠나)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힘들었다. 결정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의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구현하는 게 힘들었다. 두렵기도 했다. 그때 생각한 게 나의 초심 ‘선민후사’였다.”


 “저는 원래 역사 속에서 뭐, 이런 말 하는 정치인 좋게 보지 않았다. 무슨 역사랑 대화를 해 시민과 대화하고 생활인들과 대화해야지. 근데 이날은 이게 왜 이 과제가 나한테 떨어졌지 그 생각 들었다. 나는 내가 잘하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집권여당 대표였으니, 이 불을 끌 수 있겠다 생각했다.”


“정치를 하다 보면 관계 설정에서 오는 고민, 동료 압박 같은 게 있다. 옆 사람 의식 되거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생각. 정답으로 가지 않고 둘러가기 쉬워진다. 생각보다 힘든 장벽이더라. 그런데 좋은 정치 하려면 그 장벽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끼리 좋자고 하는 게 아닌 국가 좋자고 하는 정치니까.


“대통령과 자주 만나고 그거 자랑하고 다닌 분들 많지 않나. 저는 그분들이 그 시간에 직언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남의 자유를 존중하는 거다. 최소한의 장치, 법에 의해서만 남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약속.”


“87체제의 헌법은 정치 주체의 절제 정신을 전제로 한다. 민주당의 이재명 측이 하는 스물아홉 번의 탄핵은 헌법에 근거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도 헌법에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헌법에 있었지만, 감히 그것까지 안 하는 절제 정신이 서로가 지키는 암묵적 룰인데 그것이 깨진 거다. 정말 위험한 세상이 된 거다. 정말 위험한 사람에 의해 정말 위험한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을 관통하고 있다.”


4. 한방을 노리지 않는다면


‘윤석열’이라는 존재가 정치에 남긴 부작용 중 하나는 ‘한방’이다. 구도가 잘 갖춰지고, 바람만 잘 타면, ‘한방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어 국민을 만나고 설득하고 자기의 인지도를 올리며, 정치권 안에서도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 가는 노력. 그 최소한의 공조차 없이 그는 너무 쉽게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그 정도로 근본 없이 위험한 인물이란 걸 우리는 몰랐다.


그런 윤석열을 보며 ‘한방 정치’를 꿈꾸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 봐 겁난다. 심지어 또다시 탄핵 정국이다. 조기 대선이 아마도 치러질 거다.


어제 북토크를 보면서 ‘한 전 대표가 ‘한방’을 노리지 않고 길게 보고 간다면’이란 생각이이런 신들었다(선거운동 기간이 극히 짧은 조기대선 정국에서 이런 방식은 쉽지 않을 테니까. 국민의힘 경선도 난관이 예상되고.) 거리든, 캠퍼스든 신선한 방식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시민을 만난다면? 자신의 언어로 시민을 설득한다면? 그래서 한 겹 한 겹 그렇게 지지층을 쌓아간다면? 무시 못할 정치인으로 성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국민의힘이란 지붕 아래로 들어가지 말고 한 3년 길게 보면서 간다면 말이다. 



‘노무현의 신화’,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쓴 역전 드라마는 바로 그런 서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폭발력은 한방에 쌓이지 않는다. 진영을 떠나 그런 정치인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예판으로만 5만 부 넘게 나갔다는데, 그건.. 부럽다..


-----


2eb8de32f7db2bb26db0d8a613c3323c0fc7162500db10258da04af8f59ef9f8581c65ae36b64f242b97966c7f7cfd2fabc7be34753924582cb22fa062


추천 비추천

40

고정닉 30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과음으로 응급실에 가장 많이 갔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03 - -
18407580 손석구는 헤어지고도 친구가능이래 [4] ㅇㅇ(117.111) 16:25 202 0
18407579 어제 주지훈 유퀴즈예고 실시간 달렸는데 유툽에서 또 돌려봄 ㅇㅇ(1.231) 16:25 52 0
18407578 혈액형 검사 틀리는 경우 은근 많나봐 우리집도 ㅇㅇ(211.234) 16:25 39 0
18407577 국힘 극우정당으로 바뀐게 김문수가 지지율 1위 ㅋㅋ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5 37 0
18407575 수면 제대로 안되면 살도 찌잖아 [2] ㅇㅇ(121.150) 16:25 58 0
18407574 난 정치에 관심없는데 왜 이런거 다 알고있는거지 긷갤러(121.180) 16:25 20 0
18407573 수학이 진짜 지능이야 [2] ㅇㅇ(211.237) 16:25 104 0
18407572 잘먹고 잘자고 잘써는거 ㅇㅇ(118.235) 16:24 33 0
18407570 폭싹 스포 [2] ㅇㅇ(118.235) 16:24 227 0
18407569 저녁 6시 이후 금식 [1] ㅋㅋ(175.122) 16:24 68 0
18407567 상법개정하면 대기업은 나스닥으로 본사를 미국으로 옮길수 있대 긷갤러(1.249) 16:24 25 0
18407566 주지훈 싱글즈 어디서보노 ㅇㅇ(211.235) 16:24 85 0
18407565 한동훈 가발도 벗겨질까 걱정된다 ㅇㅇ(211.36) 16:24 33 0
18407562 경찰 지인으로 알고지내면 좋아??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3 60 0
18407561 정신질환 유전 맞는듯 [2] ㅇㅇ(223.38) 16:23 97 0
18407563 젤렌스키 보면 찢이 오버랩 됨 ㄹㅇ 긷갤러(39.124) 16:23 34 0
18407560 손석구 옆에 최희서네 [5] ㅇㅇ(117.111) 16:23 429 0
18407559 한동훈싸인 받고 바로 찢어버리는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3 227 1
18407558 종일 손석구 도배하는 14.39 누군가 했더니 [4] ㅇㅇ(118.235) 16:23 125 0
18407556 수학못하는건 노력으로 안되더라 [5] ㅇㅇ(121.150) 16:23 112 0
18407553 주지훈 주지훈 소속사는 보아라 [3] ㅇㅇ(223.33) 16:22 158 0
18407552 한동훈은 국개의원부터 차곡차곡 올라와야함 긷갤러(211.234) 16:22 23 0
18407551 서울시 모범납세자 되면 좋은거야? [4] ㅇㅇ(223.38) 16:21 117 0
18407550 극우 내란견들 왜 저러고 사냐 ㅇㅇ(211.234) 16:21 39 2
18407549 암 그거 유전임 [1] 긷갤러(39.124) 16:21 114 0
18407548 윤석열 6달을 못버티고 이재명 대통령 만들어주네 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1 29 0
18407547 손석구 구교환 특이하게 생김 [1] 긷갤러(223.38) 16:21 67 0
18407546 폭싹 폭싹망할까봐 무서워 [5] ㅇㅇ(211.234) 16:21 145 0
18407544 잠이 진짜 중요한거같아 [5] ㅇㅇ(118.235) 16:21 204 0
18407540 주지훈 그니까 내일은 인터뷰유튜브 싱글즈 화보도 [1] 긷갤러(106.102) 16:21 108 0
18407539 암카페에 암걸렸다는 사람들 보면 [4] ㅇㅇ(211.237) 16:21 279 0
18407538 한남들 월400도 못벌면서 존나 부들대네 ㅇㅇ(119.198) 16:21 33 0
18407537 지인으로 부동산하는 분이 최고같애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0 82 0
18407536 옛날 산속에 사는 스님들이 폐암에 많이 걸린 이유 [4] ㅇㅇ(223.62) 16:20 143 0
18407535 주지훈 팬들 돈쓰게 하기 싫은가보네 [1] ㅇㅇ(118.235) 16:20 190 0
18407534 나혼산 보니 제이홉도 노잼은 아니다 지에피소드우기기대장 코쿤보다는 웃기다 ㅇㅇ(223.39) 16:20 82 0
18407533 주지훈 싱글즈 올빽이네ㅋㅋ [1] ㅇㅇ(223.39) 16:20 126 0
18407532 암은 딴거없어 잠잘자고 잘먹고 잘싸라 면역력 좋으면돼 [2] ㅇㅇ(220.74) 16:20 90 0
18407531 회사다닐때 가습기에 살균제 시발꺼 다 쓰더만 긷갤러(223.38) 16:20 30 0
18407529 같은 장소 그딴거 의미없다 이거나봐 [1] ㅇㅇ(211.224) 16:19 215 0
18407528 수학 과학 선생님들 특유의 잘난척이 있지 [1] ㅇㅇ(223.39) 16:19 59 0
18407527 전두환 아들 이러고 돌아다니네 [2] ㅇㅇ(106.101) 16:19 373 1
18407526 벌룬팬츠 입으면 다리 [1] ㅇㅇ(118.235) 16:19 51 0
18407523 백종원 웃긴게 자기프차가서 유튜브 컨텐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8 72 0
18407522 똥짤 온듯 긷갤러(223.38) 16:18 11 0
18407521 숯불로 구운 고기 한조각이 담배 60개 피운것보다 나쁘다며 [3] ㅇㅇ(118.235) 16:18 71 0
18407519 식당하는 아줌마들이 폐암 잘걸리자너 긷갤러(223.38) 16:18 63 0
18407517 올해 의대 신입생들 단 한명도 수업 안들어온대 [6] ㅇㅇ(124.146) 16:17 159 0
18407516 손석구는 어떤 연애를 했길래 환승연애 당하고 살림살이 다 때려부셔버리는 [1] ㅇㅇ(223.38) 16:17 206 0
18407515 박서준도 파리가네 [1] ㅇㅇ(175.223) 16:17 298 0
뉴스 SLL·TV 아사히 드라마 '마물' 공동 제작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