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딥시크, 80억에 AI개발?

HW 투자만 72조” 세미애널리시스 분석

H100·H800·H20 등 총 5만 개 이상 GPU 보유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 빠른 기술 혁신 주도

뛰어난 연구원에게 130만 달러 이상 연봉

‘저비용 고성능’인공지능(AI)를 개발한 딥시크가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실제 투자비용은 72조원(약 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각)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에 따르면, 딥시크의 하드웨어 투자는 총 5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딥시크는 공식적으로 AI 모델 훈련 비용이 557만6000달러(81억원)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딥시크는 2023년 중국 AI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이다. 해당 기업은 2021년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 이전에 A100 GPU 1만 개를 선제적으로 확보했으고 이후 딥시크를 통해 AI 모델 개발에 집중 투자했다. 현재 하이플라이어와 딥시크는 총 5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H100 GPU 약 1만 개, H800 GPU 약 1만 개 (H100과 동일한 연산 성능이나 네트워크 대역폭 제한), H20 GPU 추가 주문 진행 중 (엔비디아가 최근 9개월 동안 중국 시장을 위해 100만 개 이상 생산) 등이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딥시크의 총 서버 투자 비용(CapEx·자본 지출)이 약 16억 달러(약 2조3332억원)에 달하며 운영 비용만 9억4400만 달러(약 1조 37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AI 연구소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단일 모델 훈련에 투입되는 GPU보다 훨씬 더 많은 GPU를 보유해야 한다”면서 “이는 연구, 실험, 중앙 자원 관리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딥시크는 구글과 같은 대형 AI 연구소와 달리 외부 클라우드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델 개발 및 실험 속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멀티헤드잠재어텐션(Multi-head Latent Attention, MLA) 등의 새로운 AI 아키텍처를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딥시크는 중국 내 AI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베이징대, 저장대 등 주요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채용하며, 뛰어난 연구원에게 130만 달러(약 18억 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직원 수는 약 150명 수준이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딥시크의 급성장으로 인해 미국 AI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을 3년 연속 제한했지만, 딥시크가 이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H100 및 H20 GPU를 다량 확보해 모델 개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딥시크 모델에 대해 “뛰어난 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오픈AI 데이터를 무단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