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MBC가 ‘윤 대통령 국정브리핑’을 생중계하지 않았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가 스스로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MBC는 코리아중계풀단의 징계로 국정브리핑을 생중계하지 못했다. MBC는 대통령실에 중계협조를 타진했지만 불발됐다고 전했다. 안 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방통심의위는 사후 심의규제기구로 편성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 신청 자체가 어렵다'고 전했다.


29일 펜앤드마이크는 '24.8.29(목) 국민의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 신청 현황' 전문을 지면에 옮겼다. 여기에서 방통심의위에 MBC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29일 10시 방송분)에 대한 민원을 신청했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국민의힘은 MBC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7조(방송의 공적책임)1항, 제9조(공정성)제2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상파 3사·종편4사·보도채널 2사 중 MBC만 윤 대통령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중계하지 않고 건강정보 및 어린이 프로그램을 방송했다면서 “방송편성이나 뉴스가치 판단이 아무리 방송사 고유의 영역이라고 해도, 유사한 여타 매체들과 비교할 때 특정 사안의 가치를 현저히 다르게 판단했다면, 이는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거나 아니면 편향된 시각이 개입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특히 공영방송이 대통령의 임기 중 2번째 국정브리핑을 방송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는 ‘방송은 국민이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갖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공적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는 관련 심의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MBC는 코리아중계풀에서 일시적으로 배제돼 이번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을 생중계하지 못했다. MBC 관계자는 ‘국정브리핑 중계 불발’과 관련해 "이번 일은 우선 방송사들이 함께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풀단(코리아중계풀)에서 MBC가 일시적으로 배제된 데서 비롯됐다"며 "MBC는 이번에 한해 협조를 받을 수 있는지 타진했지만 풀단 소속 몇몇 방송사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고 전했다.

MBC 관계자는 "이에 따라 대통령실에도 MBC의 자체 중계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했다. MBC의 풀단 배제는 MBC 디지털팀의 엠바고 파기로 인한 징계 때문이다.


윤 대통령 국정브리핑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 15분까지 진행됐다. KBS·SBS는 <뉴스특보>를 편성해 윤 대통령 국정브리핑을 중계했다. MBC는 <찾아가는 꾸러기교실> <건강의 재구성 썰록>을 편성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프로그램 민원이 아니라 시간대 민원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또 <찾아가는 꾸러기교실> <건강의 재구성 썰록>에 대한 심의를 신청하면서 MBC가 국정브리핑을 중계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 수 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30일 ‘국민의힘이 민원을 신청했냐’라는 미디어스 질문에 “방통심의위는 방송 내용에 대해 (사후적으로)심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원 접수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스는 국민의힘 미디어국에 ▲방통심의위에 관련 민원을 신청한 게 맞는지 ▲MBC는 풀단 일시 배제 때문에 생중계하지 못했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내용을 인지하고 민원을 신청한 것인지 ▲방통심의위 방송심의 민원 접수창의 'MBC 편성표'에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이 있을 수 없는데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을 신청한 것인지 ▲방통심의위는 사후 심의규제기구인데, 편성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을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해당 건에 대해서 늦어도 수요일(9월 4일)까지 답변하겠다"고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