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가장 뜨겁게 환영한 대표 후보는 원희룡이었다. 원희룡 역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동훈을 염두에 두고 ‘배신의 정치’를 비판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언론은 ‘윤심’이 원희룡에게 실린 거로 해석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동훈은 ‘반윤 후보’로 지칭한다.

실제 당락을 좌우할 여론인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과반이 넘는 55%가 한동훈을 선호했다. 대구·경북에서도 한동훈 33%, 원희룡 19%, 나경원 17%로 나타났다. 주목할 대목은 또 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를 따로 떼서 분석하니 그중 52%가 한동훈을 지지했다. ‘윤심’을 업었다고 평가되는 원희룡은 2위를 차지했으나 대통령 지지자가 선택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바닥 민심, 혹은 당심은 한동훈을 ‘반윤 후보’ ‘배신자’로 보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정치인들의 전략과 필요에 따라 특정인에게 설치한 프레임이 여론에 그대로 녹아들지 않음이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여론조사 1위 후보를 향해 ‘반윤’ ‘배신자’ 공격으로 포인트를 얻으려고 하는 건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대신 지금은 비상 상황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누가 더 윤석열 정부를, 국민의힘을, 보수우파의 정체성을 잘 지킬 건지를 놓고 겨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