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느끼는 걸 나 혼자 느끼지 못할 때 너무나 괴롭다... 내게 무언가가 결여된 것 같고 남들과 어울릴 자격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남들의 느끼는 것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느낌인지 이해할 수 없을 때 이런 느낌이 정말 심해진다. 사실 그건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 것조차 아니다. 인간이라면 응당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일텐데 나는... 왜 이런 인간이 되었나, 같은 쓸모 없는 질문들을 더는 던지지 않지만 그 대신 나는 도피처를 잃었다. 이런 상황에 내가 생각해야 하는 건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그냥 나는 이런 인간이고,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해하게 될 것이고 어떤 것들은 평생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것들은 미래의 것이라서 구분할 수 없는 것들이고, 그 순간 그것들을 이해할 방법도 찾을 수 없으므로 나는 그저 괴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무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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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도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상상하는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을 여지껏 지켜보며 보게 된 것들을 토대로 이런 생각으로 이런 걸 느끼고 있으리라는 가능성의 여러 갈래들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그것들이 아름답다면 그것들을 사랑하고 싶다. 그 가능성들이란 결코 확신할 수 없는 것이고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가능성들도 존재할테지만 미지의 것들을 미지인 채로 사랑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낀다. 만약 그런 게 가능하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인간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을 사랑해야 하고. 미지의 아름다움을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