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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끝나고 집에 가는중 나름 정성글인데 집회아이템들 한번 써봤어
집회라는게 혼자 가는게 용기가 잘 안나더라ㅠ 외롭기도 하고 가고 오는 시간들이 심심하기도 하고. 근데 난 이번 정권에 윤틀러가 당선됐을때부터 치를 떨었었지만 비상계엄 내란선동 그 이후로 더 소름끼치고 너무 이 순간들이 고통스럽고 오죽하면 나는 내 카톡도 윗 사진처럼 저렇게 해놨을 정도. 2찍한 친구 혹은 정치성향 드러내는거 싫은 사람들은 나한테 거리두기를 하고 있을거라 생각들고 그래서 집회 두번이나 혼자 갔다왔어~ (저 톡 배경사진은 울집 강쥐 아니고 퍼온거~) 내가 지방이어서 집회를 두번밖에는 아직 못가봤어 거기다가 나는 뚜벅이족이어서 차가 아직 없어갖고 서울 한번 올라가려면 집에서 버스타고 ㅇㅇ역까지 대략 한시간이 넘게 걸려서 가야하고 ㅇㅇ역에서 전철을 타도 여러번을 내려서 갈아타기를 반복 ㅜㅜ 안그러면 기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가서 서울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방법도 있긴 해서 오늘은 그렇게 해서 다녀왔어 근데 둘다 내려올때는 여긴 울 동네는 울집까지 오는 버스가 또 일찍 끊기는 좀 시골같은 외진 곳이라서 집회를 8시 넘어서까지는 참여를 못하고 빨리 일어서서 먼저 와야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어 암튼 한번 올라갔다 내려오려면 집에서부터 나가서 거까지 가는 시간만 세시간은 넘게 한 네시간은 잡고 가야해 내려오는 시간도 글코ㅎ 뚜벅이족이서 또 지방인이서 아쉽고 자주 못 가니까 미안하고 그래 근데 집에만 있으면 천불이 나고 아직도 뭔가 다 끝난게 아니니까 윤틀러가 명신무당이 체포된게 아니니까 여전히 불안하고 계속 잠못이루고 자다가 깨고의 반복이고 그래서 힘들어도 집회를 간거였어 근데 집회를 다녀오면 불안한 맘이 그래도 풀리고 안정돼 희망이 다시 생겨 힐링도 돼 치유받고 오는 기분이야 용기도 생겨 또 가고싶어지고 안 가면 미안해져 힘을 계속 보태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끝날때까지 이건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멈추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여기부터는 내가 참여해보고 느낀것들~ 난 일단 아이돌봉이 없어서 다이소부터 가서 둘러보다가 그냥 보이는 봉들이 다 너무 아동틱하고 사이즈들도 너무 작고~ 빛발광이 좀 약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그냥 좀 쪽팔리긴 했는데 오천원인가? 주고 이거 샀어ㅋ 이거 뭐냐면 자동차용품 코너에 파는거구 이름은 뭔지 몰라 이거 아마 차 사고 났을때 다른 차들 지나가라고 신호주는 거시기 그거일거야ㅋㅋ 색깔이 빨간색이어서 나를 혹시 2찍으로 볼까봐서 그게 좀 신경쓰이고 눈치보이고 쪽팔리긴 했는데 저거 말고는 딱히 급하게 샀어야 했어서ㅠ 눈 딱 감고 샀어ㅋ 글구 이것들은 내가 원래 갖고있던것들인데 귀걸이랑 저 바람막이점퍼랑 저 신발은 원래 갖고있던건데 내거 사진 찍기는 귀찮아서 패스하고 어떤것들인지 사진들 퍼와서 올려줄테니까 혹시 아이템으로 킵해놓고 싶은 사람들 있을까봐서 사진으로만 올려줄께 참고햐 팔찌는 내가 이번에 집회 가려고 이번에 나도 따로 주문한거고~ 저 귀걸이는 안에 조그만 배터리가 드가있는데 내가 저 귀걸이 샀을때는 배터리만도 따로 팔았었거든? 근데 지금은 안 파나봐ㅠ 귀걸이는 아마 일주일은 못 버틸거야 안에 배터리가~ 배송비까지 해서 만원인가 그랬나 그래~ 팔찌는 저 다섯개 다 주더라 팔찌도 싸~ 팔찌도 배터리 교체해서 쓰는거더라~ 글구 저 운동화는 usb 충전함서 신는거야~ 그래서 절대 세탁하면 안돼! 부드러운 천이나 지우개로 닦거나 물티슈로 닦거나 그렇게 신어야해~ 비오는 날은 혹시 모르니까 고장날수도 있으니까 신지 않는게 좋을거구~ 불빛은 다섯개인가 들어와~ 파랑이 좋으면 파랑으로 해놓으면 계속 파랑색 불빛으로 고정 가능해~ 사이즈는 남자것도 팔아~ 글구 저 바람막이 점퍼는 지금은 당연히 추우니까 집회에 못 입지만 대선때나 지선때나 총선때나 전당대회때나 보궐때나 봄여름가을에는 입을수가 있고 저 점퍼도 불빛 고정도 가능하고 여러색 번쩍거리게 하는것도 돼~ 밤에 입으면 너무 이쁘고~ 근데 저 점퍼도 세탁은 안돼ㅠ고장나ㅠ 그래서 물티슈로 오물 닦음서 조심히 입거나 손소매 같은 부분은 살살 손으로 빨면 돼~ 이것도 남자사이드 팔고~ 글구 밑에부터는 내가 아직 장만하진 못했구 집회 두번 다녀오고나서 스스로 느낀 내가 필요하다고 느낀 구매를 해놔야겠다 싶어서 집에 와서 바로 검색해본것들이야 날이 너무 춥더라고 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발열내복 털신 발에붙이는핫팩 이런것들이 꼭 필요하겠다고 느껴서 찾아본것들이고 남녀공동쪽으로 찾으러 애쓰긴 했는데 여성용이어도 그냥 참고해서 검색해갖고 다음 집회 갈 사람들 있으면 잘 찾아보고 미리미리 구비하고 감기 안 걸리게 도움됐으면 좋겠어~ 귀마개는 모자 쓰고 오는 사람들도 꽤 많아서 귀마개가 불편할수도 있으니까 안 불편한 귀마개 모자에 안 걸리적 거리는 귀마개도 같이 찾아서 올려~ 마스크도 목까지 안 춥게 해주는 마스크 쪽으로 검색해서 올리구 여름용 자외선 마스크도 같이 올릴게 참고해~ 목도리는 블루쪽으로 남자도 해도 되는거로 찾아서 올려봤어~ 너무 새파랗기만 하면 또 부담스러울 사람도 있을까봐서 그냥 블루가 가미된 것도 있다고 그런것도 같이 올려~ 손장갑도 블루도 있는거 찾아서 올려~ 스마트폰 터치 되는거로 올렸어~ 글구 신발은 디자인은 영 촌시럽지만 방한운동화에 미끄럼방지 운동화를 검색해 보니까 그나마 저거가 덜 촌시럽고 가격이 저렴해서 저거로 올려ㅎ 그리고 아이돌봉 없고 아직 봉 없어서 봉 사고싶은 사람들 있을까봐 비싸지 않은 간단한 파란색 봉도 검색해봤어~ 글구 사람들 보니까 머리띠도 많이들 하고 오더라 그래서 파란색 있는 성인용 머리띠 아이템도 혹시 사고픈 사람들 있을지도 몰라서 그것도 찾아서 검색해갖고 올려~ 이거가 발에 붙이는 핫팩~ ㅋㅍ에 검색해보니까 한두개 이렇게씩은 안팔더라ㅠ 최소 열몇장씩 파는듯했어~ 그리구 이거는 배에 붙이는 핫팩은 잘못했다가는 화상 입고 그러잖아 화상 입지 않기 위한 용도야~ 여기 안에다가 핫팩을 넣구 목에 두르거나 배나 허리에 두르면 좋은 용도니까 참고해~ 아래는 모자 겸용 마스크 겸용 그런 용도~ 귀랑 목까지 따뜻하게 덮어주는~ 아래는 마스크 기능에 귀마개 기능까지~ 여기는 귀마개들 목도리~ 퍼온 사진들이 모델들이 여자기는 해도 목도리는 길이가 길고 재질이 다 거기서 거기여갖고 딱히 장식도 없어서 남자들도 착용 가능해~ 발열내복~ 스마트폰 터치되는 손장갑~ 길이가 길어서 이것도 남녀 모두 사용가능~ 이거는 여름용이긴한데 지금도 마스크 대용으로 써도 돼 자외선 차단되는 마스크야~ 아래 봉은 컬러가 저렇게 여러가지 들어가있고 한가지 컬러로 고정도 된다고 하네 건전지 교체함서 쓰는거래~ 아래 봉은 사이즈는 그닥 크진 않으니까 참고해~ 아래부터는 어른들용 머리띠~ 이 아래 머리띠는 원하는 문구 주문제작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이거는 털신이고 미끄럼 방지 되는거~ 남녀공용이라 남자사이즈도 있대 이 신발은 내가 오늘 발이 너무 시려웠었고ㅠ 길이 얼어서 자빠질뻔 했어갖고 내가 그냥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거로 장만할까 싶어서 내 리스트에 올려놓고 고민중ㅋㅋ 옛날옛적에 시골에서 할머니들이 신던ㅋ 이상 오늘 내가 집회 다녀보고나서 느껴보고 필요하다 싶은것들이나 정보가 됐음 하는 여러 아이템들 내가 직접 검색해 본것들만 혹시 도움이 될 사람들 있을까 싶어서 올렸구 광고는 절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말아줘!~ 오늘 집회 다녀온 모든 사람들 다 너무 추웠는데 진짜 고생했구 고맙다! 글구 집회 못갔어도 여기서라도 같이 응원하고 댓글작업하고 같이 애써준 사람들도 다같이 뛴거니까 혹시나 미안해하거나 그런 맘 갖지말길~) 끝날때까지 아직 끝난게 아니고 아직도 남은 길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때까지 지치지말고 계속 다같이 잘 끝까지 싸우자! 조만간 우리 이 모습 꼭 보자
작성자 : ㅇㅇ고정닉
교토가 메인디쉬인 간사이 여행기 1편 - 출국, 히메지성
저번주 4박 5일로 간사이에 다녀왔어. 사실상 12월 하순이지만 늦은 단풍 덕에 단풍명소에서도 좋은 사진 많이 건졌고 날은 추웠지만 좋은 리프레시가 된 여행이었어. 고베에서 1박 하며 히메지성과 아리마온천을 돌고, 교토에 3박을 주고 그동안 교토 다녀오면서 못본 곳, 안 해본 거 그리고 두번 세번 가도 좋았던 곳들 위주로 여유있게 둘러 봤음. 사실 출국 다음날이 히메지성이었지만 저녁 비행기로 넘어갔기에 실질적인 첫날일정이 히메지성이었음. 대한항공 일반석으로 갔는데, 첫날 오후 2시 쯤 공항 2터미널 도착하니 마티나 일반 라운지는 줄이 너무 길어서 갈 수가 없더라. 댄공이라 일단 기내식이 나온다지만, 일본노선 기내식은 맛있게 먹은 적이 손에 꼽는지라 별로 기대도 안 되고 해서 아끼고 아끼던 마티나 골드 라운지 이용권 두장을 썼음. 일단 골드는 일반라운지처럼 줄서서 안 기다려서 쾌적하고, 라운지 내부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음. 볶음밥도 폭립도 맛있고 와인이나 맥주도 계속 마실 수 있었는데... 와인은 저가형 와인들이라 그런지 딱히 맛있진 않아서 생맥주로 계속 마셨어. 입맛이 저렴한 편이라 그냥 캔맥주나 생맥주만 마셔도 맛있어서 이게 나은 것 같다. 그리고 기대 안 했던 그대로의 기내식 ㅋㅋㅋㅋ 해산물이라는데 진짜 드릅게 맛없더라... 먹다 남기고 그냥 맥주 달라고 해서 계속 마셨음. 저녁비행기라 도착하고 일정도 없어서 술 진탕 마셔도 좋아쓰! 파스텔톤의 하늘을 감상하며 무사 도착. ... 했으나 무수한 서양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입국심사대를 점령하고 뭔가 안됐는지 심사대 직원들 붙잡고 5분 10분씩 실랑이 벌이느라 입국심사 딜레이가 무지막지하게 길어져서, 진짜 입국심사 통과하는데만 1시간 20분정도 걸린 것 같다. 새치기도 당했음 서양인들한테. 가만 보니까 비짓재팬웹을 안했거나, 잘못 기재했거나, 가족 단위가 한번에 해야 할 것을 따로 하거나 반대로 개개인이 해야 할 것을 한번에 뭉뚱그렸거나 해서 막힌 것 같더라. 즉석에서 옹기종기 쭈그려앉아 와이파이 잡고 VJW 하고있더라고. 간사이공항 1터미널에 도착해서, 항상 하루카 특급 타고 교토로 가던 여느 여행들과는 다른 동선을 채택함. 간사이공항에서 고속페리로 고베공항으로 이동하는건데, 도착해서 입국장 나오면 바로 오른편에 고속페리 매표소가 있음. 여권을 제시하면 외국인 한정으로 페리 가격이 500엔 밖에 안해서 매우 저렴하게 고베까지 이동할 수가 있다. 게다가 카드결제도 가능.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면 페리 탑승장까지 운행되는 무료 셔틀을 이용할 수 있음. 무료 셔틀로 10분 정도 가면 선착장인데 셔틀시간이 배 출발시간이랑 맞춰서 배차되어 있어 오래 기다리거나 하는 일은 없음. 고베공항 도착해서도 선착장에서 포트라이너 타는 고베공항역까지 또 무료셔틀로 5~10분 정도 이동해야 함. 간사이공항 도착층 -> 페리선착장 (10분, 무료 셔틀) 간사이공항 -> 고베공항 (30분, 고속페리 500엔) 고베공항 선착장 -> 고베공항역 (5~10분, 무료 셔틀) 고베공항역 -> 산노미야역 (18분, 포트라이너 280엔) 이 순서로 좀 번거롭긴 하지만 간사이공항에서 산노미야역까지 딸깍딸깍의 연속으로 780엔에 이동할 수 있어. 총 시간도 1시간여 정도로 길지 않은 편. 페리 타는건 홍콩 이후 처음인데 사람도 생각보다 많지 않고, 속도도 빨랐음. 타는 분들 대다수가 한국인이었는데 옆자리 한국인은 와이파이 연결 안되니까 갤럭시 100배 줌 땡겨서 저 티비 옆에 와이파이 표시 붙어있는거 뒤적거리면서 비밀번호 찾으시더라. 그리고 우리나라 뉴스가 왕창 보도되었음... 이게 외국에서 접하니까 뭔가 자극적으로 다가오고 새롭더라. 우리나라 사정 다 알고 있는데도 타지에서 이렇게 보도되는 자료 보고있자니 진짜 전쟁나기 3초전인 나라처럼 느껴지는 게 좀 있긴 했어. 일부러 편파나 자극 보도 하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 우리 나라 일이라고 좀 무감각해진 거였을까? 고베공항역에서 포트라이너로 산노미야로 이동함. 여긴 포트라이너 단일노선만 쓰는 플랫폼이라 그런지 스크린도어 잘 깔려있음. 도착해서 숙소는 이쿠타신사 바로 앞, 산노미야 역에서는 도보 5~7분 정도 거리였는데 호텔 옆에 한식 식당이 있더라. 신기해서 찍어봄. 산노미야의 어딘가 수상한 마네키 알바 (친절해요) 산노미야의 솔직한 첫인상으로는 신주쿠나 나고야 사카에 이상으로 질서없는 거리라는 느낌이었어. 사카에는 질서없진 않고 정신없다 정도 느낌인데 여기는 ㄹㅇ 정신도 없고 질서도 없는 마굴같은 느낌. 길거리 쓰레기도 많고 게다가 일본, 중국 사람들인데도 투블럭이나 한국식 화장이 엄청 많아서 빼박 한국사람같다 싶은 애들이 다 중국인 일본인이네? 하고 놀랐던 기억이. 중국사람은 다 옆머리 뒷머리 바짝 밀고 앞머리 삐죽한 가리봉동 컷 한것만 봤지, 한국 아이돌식 투블럭 가르마펌 한 애들은 ㄹㅇ 처음 봤다. 게다가 고베규 레스토랑이 즐비해있어서 거리 어디에서나 위장을 자극하는 기름진 소고기 냄새가 엄청 올라와서 참기 힘들었다. 근데 신기한건 아침 되니까 길거리 쓰레기나 양아치들 싹 사라지고 질서정연한 사람들, 맛있는 빵집들이 늘어선 깔끔한 거리로 바뀌더라. 정말 야누스적인 거리였다고나 할까. 그냥 입국과정도 스트레스의 연속이었고 이 거리에서도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까 아는 맛으로 내 정신을 조율하고 싶은 강렬한 열망을 느껴서 비프카츠니 뭐니 알아봤던 곳들 다 제쳐두고 마츠야, KFC, 이치란을 순서대로 방문함. (사실 그냥 졸라 늦어서 비프카츠집이 닫아버렸음) KFC는 진짜 좆 같았고 이치란이랑 마츠야는 아, 딱 아는 그맛. 근데 사실 KFC를 제일 기대했었거든. 똥 밟아서 마상 줫나 입음 ㅅㅂ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 + 자기 전 마지막 한 캔으로 다사다난했던 입국날을 뒤로 한 채 침대에 누웠음. 다음날 호텔을 나가자마자 이쿠타신사에 들렀음. 진짜 호텔 나와서 도보 3초 거리에 있었기에 들렀다 간다는 말이 딱 제격인 수준의 동선이었다. 아침으로는 이스즈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 먹었음. 빵 뭐 먹을지 하나씩 골라 담고 있는데 현지 아주머님들이 뒤늦게 들어와서 아무 망설임 없는 절제된 동작으로 초코 쏙쏙 박힌 베이글을 열댓개 담아서 포장해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와 저게 진짜인가보다 하고 따라서 샀는데 그냥 초코칩 박힌 살짝 딱딱해진 베이글맛이었음 이상하다 보통 이러면 정답이었는데.... 아무튼 빵 집어먹고 산노미야 역에서 신쾌속으로 히메지역에 하차. 역에서부터 보이는 웅장한 히메지성이 압권. 날씨가 다소 아쉬웠지만, 구리구리한 수준은 아니었고 뜸뜸히 푸른 하늘이 드러나기도 해서 이정도면 감지덕지라는 마음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 상황 때문에 찍을 때마다 날씨가 GOAT와 semi JOAT를 오가는 느낌....? 히메지성은 규모가 정말 크다. 코코엔을 차치하더라도 성 전체가 정말 요새 그 자체라는 느낌. 1600년대 성 건축기술이 가장 절정이던 시기에 지어졌다니까 그럴만도 한 것 같다. 국보 5성 중에 이누야마성을 제일 인상깊게 봤는데 히메지성도 진짜 만만치 않게 좋았음. 흰색의 외관이 아름다워서 백로성으로도 불린다는데 정말 그 이름값만큼 아름다운 성이었음. 히메지성은 일본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제일 처음으로 등재된 문화재인데, 지금의 일본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아주 많아서 별 감흥 없을테지만 그 처음이 되었다는 건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뛰어나다는 거겠지? 역사적 가치나 규모 등을 생각했을 때 왜 히메지성이 성 중에 최고로 꼽히는지 충분히 납득이 갔다. 히메지성은 또 현대적인 복원 없이 원형을 잘 유지한 성으로도 꼽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세계대전 때 히메지시에 폭탄 뒤지게 쳐맞는 와중에도 이 성에 떨어진 폭탄만큼은 불발탄이어서 소실되지 않고 남았다나. 이 정도면 신이 한번 생존하라고 1코인 넣어준 거 아닐까? 히메지성은 천수각까지가 6층인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누야마성과는 다르게 천수각이 막 발코니처럼 되어있는 게 아니라 창 밖으로 내다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었음. 이게 보통인가? 성이라곤 이누야마랑 여기밖에 안 와봐서 데이터가 부족하다. 나가는 길에 유자나무도 있더라. 유명한 우물 히메지성 입구에서 무수한 사진 요청을 받던 사무라이 아재. 이거 찍고 뒤돌아서 횡단보도 건너려는데 초록불 켜지니까 저 아저씨 갑자기 칼 치켜들고 전진하라!!!! 하면서 횡단보도 성큼성큼 건너가시더라. 주변 사람들 다 현웃 터짐 ㅋㅋㅋㅋㅋ 곳곳에 닌자들도 있긴 했는데 저 사무라이 아재 횡단보도 퍼포먼스때문에 싹 잊혀짐 ㄹㅇ.... 코코엔도 티켓 끊었는데 아리마온천 일정이 남아서 둘러보기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패스하고 나왔음. 티켓은 귀국해서 다른 친구한테 고이 넘겨줬다. 어차피 못 쓸 테지만.... 물론 방문한 김에 코코엔도 보고 안도타다오가 지은 히메지 문학관도 보고 오토코야마 배수지 공원도 보고 하려던 계획이었는데, 셋 다 못본 김에 다음을 기약하는 게 맞지 싶음. 다시 올 이유라는 건 남겨둘수록 좋은 거니까. 다음은 1일차의 두번째 일정인 아리마온천인데 사진 정리 서둘러서 후딱후딱 여행기 마저 올려보겠음!
작성자 : 호랑신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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