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로 돌아가면.

더 잘했을 테니까 외롭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을 하다 같잖아서 꾸깃꾸깃 접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덤불로 생각을 던졌다.

외롭다. 얼마나 외롭냐면. 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나서 연애를 하고, 가만한 나날을 보내며 살아간다해도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외롭다.

친구는 말했다. 넌 그 시절에 여자를 만나기위해 최선을 다 하던 인간이고 그렇기에 동조되어 우울해진거라고.

가만히 생각하기를 그 말이 사실인 것도 같았고 전혀 틀린것도 같았다. 외로워서 여자를 만났다기 보다는 여자를 만나면 외롭지않았다. 엄연히 다른것이니까.

이제 나는 여자를 찾지않는다. 여자와 살을 섞어도 그때 잠시뿐이고, 모텔안에 버려진 흰 때 묻은 양말과 나는 그리 다를바가 없다는걸 이젠 안다.

바라는건 평온이지만, 높아진 도파민의 역치를 채울 수 없는 허무한 갈증이 나를 좀먹을테니 내게 평온과 죽음은 동의어가 되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런 질문을 남기면 항상 진취라는 단어가 급박하게 쫓아와 나를 괴롭게 만든다.

누구에겐 당연하게 적시되는 사실들이 내가 버거워 도망쳤던 현실임을 깨닳는 순간 나의 본질을 알아차린다.

유약하고 쓸모없으며 우울을 뿌리는 인간.

그것이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