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삼척-태백-영월 코스로 바이크 패킹을 다녀옴.
이번 여행 컨셉은 sea to summit임. 말그대로 바다에서 정상까지 가는 여행인데, 해발 0인 삼척해변에서 출발해서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태백 만항재를 찍고 오기로 함.
그런데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해봐야 해발 1300m대라서 그냥 정상만 다녀오면 심심할 것 같았음. 그래서 만항재 근처에서 캠핑도 하고, 만항재 옆에 있는 운탄고도 임도 라이딩도 곁들여서 다녀왔다.
토요일 새벽 3시.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섬.
고속버스 출발 시간이 6시인데, 집에서 경부터미널까지 가려면 넉넉하게 3시간 정도 잡아야 할 것 같았다.
새벽에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놀람.
날이 밝아올 때 쯤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해 버스타고 출발함.
서울에서 삼척까지 대충 4시간 정도 걸렸는데 꿀잠자면서 감.
내리자마자 바로 달렸다.
동해안 종주길은 참 좋음.
맹방해수욕장에 도착.
모래사장이 있는 이곳을 해발 0 m (구글지도보면 1-2m로 나옴)로 치고서 씨투써밋 라이딩을 시작함.
대략 30km까지는 이런 맑은 계곡을 끼고 달리는 평지코스였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맛간 업힐이 시작됨.
문의재길? 이었나... 자캠세팅이라 자전거가 못해도 20kg은 넘는데 오르막 계속 오르려니까 힘들어서 돌아버릴 거 같더라 ㅋㅋㅋ
보통 업힐 나오면 웬만해선 무정차 도전하는 편이지만 이번엔 포기하고 중간중간 쉬면서 스트레칭했다. 이번 라이딩 내내 이렇게 업힐에서 쉬어줬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음. 안그랬음 무릎 박살나서 징징댔을 듯.
그렇게 업힐 몇개 더 넘고 단풍 구경도 하고 사슴농장도 보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덧 야영장에 도착함.
야영장 입구에 20%짜리 깔딱고개 나오는데 멘탈 와사삭하더라.
이번 야영지는 태백산 국립공원 소도 야영장이라는 곳.
국립공원 야영장이라 저렴하고 (19000원) 온수샤워시설이 있다. 해발 800미터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완전 산골 한가운데인 줄 알았는데 걸어서 5분거리에 편의점도 하나있더라.
보통 야영장오면 뭐 해먹는데 이번 라이딩은 거리도 거리인데다 오르막이 너무 많아서 야영장 도시락서비스를 이용했다. 덕분에 짐이 꽤 많이 줄음.
광부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건데 컨셉 맘에 들더라.
캠장의 아침.
라이딩 피로 탓에 기절하듯 잠들어서 7시까지 꿀잠자고 일어남. 다리나 허리 맛탱이 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개운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일어나서 야영장 주변을 둘러 봄. 전망대랑 숲길이 아주 멋졌음.
나처럼 장비 들고 캠핑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라이딩할 거면 여기 카라반 예약하면 좋을 거 같았다. 카라반 8만원인가 그렇던데 2인침대 1개랑 2층침대 있어서 3-4명 잘 수 있겠더라.
캠핑장을 떠나 만항재로 향한다.
캠핑장에서 만항재까지는 15km거리.
15km내내 오르막길로 대략 500m고도를 올라야 한다. 다행히 중간에 평지가 좀 있어서 쉬어가면서 오를 수 있었음.
이쪽이 태백시내에서 올라가는 길은 경사 완만하고 차도 별로 안다니는 것 같더라. 뭣보다 경관이 더 좋았음. 풍력발전기 보며 즐겁게 올랐다.
만항재 도착.
이걸로 목표했던 씨투써밋라이딩은 성공했다. 도중에 캠장에서 하룻밤 푹 자고 다시 오른 거라 사실 500m 오른거나 다름 없지만.. 어쨋든 성공임.
만항재에 놀러 온 사람들 진자 많았음. 라이더들도 많이 보고. 여름에 왔을 땐 라이딩하러 온 분들은 거의 없었는데 단풍철이라 장난 아니더라.
여기 매점에서 음료수 마시면서 좀 쉬었다가 바로 운탄고도로 향함.
크으으.... 운탄고도 ㄱㅆㅅㅌㅊ
가끔 나타나는 고각에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진짜 재밌게 탔다. 자캠 세팅 그래블로도 무난히 다녀올 수 있는 깔끔한 임도길이었음.
도롱이연못에서 길을 잘못들어서 작옆 수북히 쌓인 관리 안된 임도길을 지나갔는데 낭만 그자체였음.
그리고 코스를 잘못 만든건지... 배추밭이 안나오더라? 타임캡슐공원이 아니라 직동리 라는 곳으로 나오게 됨.
배추밭 대신 본 직동리의 풍경.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구간이었음. 길이 예쁘기도 예쁜데, 임도길 이후에 나오는 포장길 상태가 진짜 너무 좋았음. 내가 탄 공도중에 제일 좋았던 거 같아. 거기다 약내리막길이라서 바닥이 진짜 비단같이 부드럽게 느껴졌었음.
이 길로 영월터미널까지 쭉 내리달려서 버스 타고 복귀함.
간만에 고된 바이크패킹이었는데 무사히 즐겁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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