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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소드마스터가 땅크 몰고 아우슈비츠를 쳐부수는

나쿠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6 13:20:02
조회 17402 추천 95 댓글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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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4일 러시아 펜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남자펜싱 선수/ 여자펜싱 코치였던 다비드 알렉산드로비치 두쉬만(Душман, Давид Александрович)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에 국제펜싱협회, IOC, 여러 유대인 단체, 폴란드 정부, 이스라엘 정부 등이 조의를 표했다. 


 스포츠계는 몰라도 폴란드나 이스라엘은 왜 조의를 표했는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그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태어난 유대인이자 1941년 모스크바 펜싱 챔피언이 된 검사였고


 2차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로 진격한 소련군 중 하나로 T-34를 몰고 아우슈비츠 수용소 펜스를 가장 먼저 박살낸 인물이자


 그 직후 죽어가는 유대인들에게 통조림을 나누어주는 등 구호활동을 했고 이후 소련 내외에서 자신이 목격한 아우슈비츠의 참상에 대해 가장 핵심적인 증인으로 참여했으며,


 그 뒤 여자펜싱 코치로 자신이 이끄는 팀에 여러번 메달을 안기며 편하게 사는 듯하다가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당시 바로 건너편 기숙사에 머물다가 죽을뻔한 목격자로



 본인은 유대인이란 의식이 없었음에도 20세기 유대인이 목격한 가장 끔찍한 두 공포(홀로코스트, 뮌헨 테러)를 본의아니게 한 인생에서 겪은 기막힌 운명의 소유자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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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3년 폴란드 그단스크, 그 당시 단치히 자유시에서 유대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소련으로 이주하며 그 이후 평생을 러시아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의사이자 소련군 군의관으로 적백내전 여파로 장군 티오가 텅텅 빈 와중에 의무책임자로 형식상이지만 별(장군)도 단 인물이었다. 이를 보면 아마도 그의 아버지는 사상의 이유로 소련으로 갔거나 최소한 적백내전때 의용군으로 참여했다 돌아가지 못한 인물로 추정.



 본인은 유대인이란 자각이 없었는지, 혈통을 제외하면 유대교도 믿지 않았고 유대인 커뮤니티에 참여하지도 않았었다. 

 

 군의관에서 예편하고 스포츠의사가 된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비드는 펜싱을 시작했고 1941년 18세의 나이로 모스크바 시의 펜싱 챔피언이 되었으나, 


 그해 6월 독일이 바르바로사 작전을 전개하며 나라 전체가 전쟁의 화마에 휩쓸리게 된다.



 다비드는 펜싱소드보다 더 효율적으로 파시스트들을 죽일 방법을 찾기 위해 소련군에 자원입대했고, 처음에 소련군은 미성년자에 유망한 운동선수라는 이유로 그의 입대를 거절했지만 그는 서류까지 속여가며 억지로 소련군에 들어가 전차병이 되었다.


 그는 소련 기갑계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하나가 된다. 동시에 그는 부상과 악연이 깊은 인물이었는데 주코프가 처음으로 지휘한 작전으로 유명한 옐냐 공세에서 대전차지뢰에 부상을 입었으나 외과 수술 후 다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투입되었고 쿠르스크 전투에서 포탄 관통으로 두 번째 부상을 입었다.


 어지간한 나라라면 두 번이나 죽을뻔한 전차병이면 후방으로 보내줄 만도 한데 소련은 그런거 없었고 이후 제1벨라루스 전선군 소속으로 다시 전투에 투입, 바그라티온 공세에 참여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검 대신 포탄으로 낙지 파시스트들의 대가리를 깨고 그들의 시설물을 부수는 아름다운 소련군의 전통을 발견했는데, 


 바그라티온으로 전세가 기운 후 그는 여느때처럼 폴란드에서 진격하던 중 정체불명의 나치 시설을 확인한다. 


 이에 그는 T-34를 몰아 그 시설의 펜스를 가장 앞장서서 밟아 부숴 보병부대가 지나갈 수 있게 통로를 만들었다. 이후 그 시설이 일종의 '수용소'였으나 감시하던 나치들이 도망친 후 수감자들만 남은 상태라는 것을 알게된다. 


 소련 포로들은 거의 죽었고 폴란드와 그 외 유럽 전역의 '특수한' 포로들만 남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한 그와 기갑부대 동료들은 굶어 죽어가는 수감자들에게 전차에 있던 모든 전투식량과 통조림 물을 나누어준 뒤, 뒤따라오던 보병들에게 인계하고 더 많은 대가리를 깰 나치를 찾으러 다시 전차 엔진에 시동을 걸고 움직였다. 나중에야 그는 그 시설의 이름이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절멸수용소'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후 전쟁 막바지 독일 전역에서 다시 한번 포탄 파편에 부상을 입은 그는 더 이상 전선으로 복귀할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지만 소련군의 한 여성 군의관이 수술 끝에 그를 살리는데 성공한다. 그는 이 여성 군의관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군의관이자 의사였던 아버지를 오랫동안 보아왔음에도 여성이 간호사가 아닌 의사로서 중상자를 치료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가 훗날 여자 펜싱팀을 이끄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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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 끝나고 갑자기 다비드 두쉬만은 중요한 사람이 된다. 그가 이름도 모르고 일단 밟아부순 그 수용소가 나치 파시스트들의 가장 큰 악의이자 인류사의 오점인, 수백만의 유대인, 룸인/집시, 성소수자, 소련인 및 폴란드인등을 학살한 아우슈비츠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음 수용소를 발견했을 때는 별다른 수색도 없었고 이미 나치들은 대다수 수감자들을 데리고 도망간 상황이었으며 소수의 수감자들만 남은 상황이어서 정확한 상황파악이 안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에휴 ㅈ같은 파시스트들 사람들에게 먹을것도 안주고 도망갔네 굶어죽어가는 몰골들 좀 보소"라고 학을 떼었는데 나중에 더 자세한 참상을 알게되자 자신이 있던 자리가 얼마나 끔찍한 곳이었는지 깨닫고 경악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소련 내외에서 여러 아우슈비츠 관련 증언을 하며 홀로코스트의 핵심 증언자중 한 명으로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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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그는 펜싱선수로 복귀, 5년만에 어렵게 재활에 성공하고 전쟁으로 얻은 무수한 부상을 뒤로한채 1951년 러시아 에페 챔피언이 되었다. 하지만 끝끝내 세계적인 지위를 누리지는 못하고 선수로서는 은퇴를 결정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놀라운 결정을 내리는데 1952년 소련 여자펜싱 국가대표팀 코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여자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때였고 일부 보수적인 이들은 남자가 여자팀의 코치나 감독이 되는 걸 불명예로 여길 정도였는데 


 그는 전쟁중 자신을 생사의 기로에서 구해낸 인물이 여성 군의관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여자펜싱 선수들도 스포츠에서 평등한 권익을 누려야한다는 생각에 기꺼이 소련 여자펜싱의 초창기 주춧돌이 되었다.



 

 그 후 우여곡절이 많았던 과거를 뒤로하고 소련 여자펜싱이 메달을 석권하는 것을 이끌기도 하며 뛰어난 펜싱코치로 잘 사나했…는데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당시 그는 소련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참사가 일어났던 이스라엘팀 숙소 바로 건너편의 소련팀 숙소에 있었고, 이후 그 당시의 참상과 공포에 대해 증언하게 된다. 그는 사건이 끝난 후에야 이것이 유대인들을 노린 테러라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이 유대혈통이라는 것이 뒤늦게 떠올라 식은땀을 흘렸다고 한다. 잘못하면 그 역시 희생자 중 하나가 되었을 수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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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특이한 인연이 있는데 1970년 다비드는 각계 펜싱계 인사들과 만나던 도중 한 젊은 서독 남자펜싱 선수를 만나게 된다.


 그 선수는 다비드가 소련인이고 독소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었으며 유대인이기까지 한데 자신은 동독도 아닌 서독 선수라는 것에 잔뜩 긴장했으나 다비드는 아무런 국가, 인종에 대한 편견 없이 그에게 따뜻한 인사와 여러 조언을 건내었고 이에 그 서독 선수는 감격해 평생 다비드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펜싱 선수가 바로 훗날 독일 펜싱의 전설이자 IOC 위원장까지 하는 토마스 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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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설적인 붉은 군대의 영웅이자 아우슈비츠의 해방자, 러시아 여자펜싱의 아버지중 한 사람은 이후 스포츠인인 동시에


 그 시대 유대인으로 자각하지도 않았던 본인이 보아야했던 두 번의 반유대주의 참사의 목격자로서 그 끔찍함에 대해 전해야 했던 시대의 증인이기도 했다.



 그는 전쟁 도중과 직후 대조국전쟁의 공로로 두 개의 적성훈장,


 1995년 러시아 스포츠계에 대한 공로로 2급 조국공로훈장,


 그리고 2020년 자서전 출간 후 2차세계대전에 대한 연구 공헌 및 그가 생전에 한 여러 영웅적 행위를 기리기 위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훈장을 받았고



 2021년 눈을 감았다.




 그의 격동적인 인생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1년 뒤 자기가 소속되어 싸웠던 소련이란 나라가 없어지고 생겨난 두 나라에서 전쟁이 발발, 이상한 인간들이 니가 낙지니 내가 낙지니 요상한 짓거리 하는 꼬라지를 안보고 눈을 감은 점 정도.



출처: 군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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