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레가 오늘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그렇게 생선 카레를 좋아하길래 또 사식으로 넣어주고 오는 길이다.
카레에 초콜렛을 넣는다느니, 에너지 드링크를 넣는다는 등 이상한 말을 하는데 아직 제정신이 안돌아었나 보다.
리모컨 세기가 너무 약했던 걸까?
아니면 혹시 설로인 카레가 선생이랑 같이 먹기 싫은 걸까?
아무튼, 오늘은 하레가 먹은(인) 생선 (대가리) 카레를 Araboja.
재료
생선 200 g
요거트 200 mL
양파 1/2개
마늘 적당히
식용유 3 Ts
생선 마살라 1인분
우선 오늘 요리에 사용된 마살라부터 확인하자.
생선 마살라라고 해서 별 특별한 게 들어간 건 아니다.
다들 찬장 열어보면 있는 향신료들이잖아?
후우카랑 인연 스토리 찍었으면 샬레 사무실 와서 이 정도는 해주고 갔을 거라고 믿는다.
어디보자… 고추, 고수, 쿠민, 강황… 다 있네. 호로파 빼고. 저건 처음 보는데 나중에 후우카 당직일 때 사오라고 해야겠다.
향신료를 더 준비한 이유는 저 회사 마살라가 맛있지만 내 입맛에는 좀 짜서 마살라 맛만 더하고 싶어서 준비했다.
종지에 담아둔 향신료는 고추부터 시계방향으로 통후추, 고수씨, 쿠민이다.
그리고 난 이 때 이탈리아 고추가 너무 많았던 것을 후회 했어야 했다. 내 미스였다.
다음은 재료 손질 차례다.
(이 요거트는 아비도스의 이자요이 노노미씨 께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항상 당직때마다 맛있는 우유를 가져다주는 노노미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며 전날 미리 만들어둔 요거트를 준비한다. 어디서 매번 이 맛있는 우유를 사오는 건지 라벨도 없어서 모르겠다.
생각보다 이 버섯, 요거트를 잘 만든다. 가끔 톡 쏘는 맛이 날 정도로 발효시켜서 이게 우유인지 우유술인지 모를 정도로 만들기도 하지만…
암튼, 요거트 OK.
그 다음은 향신료들을 모아서 빻은 뒤 준비해 둔다.
그리고 밥,
지난번과 동일하게 장립종 쌀에 강황가루, 치킨파우더, 카다멈, 정향을 넣고 쌀과 물을 1: 2의 비율로 넣고 물이 끓으면 약불로 내려서 뚜껑을 닫고 30분 익혀준다.
다음은 생선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 설에 받아온 냉동 조기 한 마리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이걸 써야겠다. 다른 흰 살 생선이면 아마 다 쓸 수 있을 것 같으니 참고해라. 참고 하라고.
사실 생선칼까지 큰맘 먹고 샀지만 생선 요리는 내 전문이 아니다. 생선 손질을 많이 안하기도 하고 게다가 해동된 생선이라 그런지 살이 너무 무르다. 조기라서 더 무른 문제도 있긴 한데… 일단 어떻게 든 머리 떼고 배 가르고 살을 떴다.
이제 당직병인 후우카 불러서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해 보자.
살부터 굽고
하레가 하려고 했던 생선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대가리와 뼈를 구워 노릇하게 만들어 준 뒤 끓여서 육수를 준비한다.
뽀얗게 육수가 나오면 생선 준비는 다 됐다.
다음으로, 팬에 양파, 마늘 순으로 재료를 볶고 마살라를 넣어 양념과 같이 익혀준다. 마살라를 넣으면 수분이 빠르게 줄어들어 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1분 정도 볶아주고 나서 아까 만들어 둔 생선 육수를 넣어 끓인 뒤 생선살과 요거트를 넣어 준다. 그리고 적절한 농도가 될 때까지 10분 정도 끓여내 주면 생선 카레 완성이다.
본 레시피에서는 흰살 생선을 쓰라고 했는데 먹어 보니까 평소에 통조림 꽁치도 잘 먹으면 통조림 생선을 써도 될 것 같다. 이 때는 레몬즙이나 식초를 살짝 넣어서 비린내를 줄여주면 될 것 같다. 동남아 느낌나게 레몬즙도 더 넣고 코코나 밀크도 넣으면 어울릴 것 같다.
참치나 연어로 만들면 이거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
맛있다.
느낌은… 좀 매운 매운탕을 밥이랑 비벼먹는 느낌?
그러면서도 카레의 맛이 느껴지는 맛?
그런데 고추 너무 많이 넣었다… 뒤지게 맵네
훈제 생선을 올려서 같이 생선x생선으로 먹어도 맛있다. 그냥 훈제 청어가 맛있다.
비록 ‘흐르는 물에 숙성해 둔 생선 대가리’를 넣은 고증은 지키지 못했지만 멀쩡한 생선 카레는 맛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생선 요리는 신선한 생선을 재료로 준비해서 비린내를 안나게 하는 것 부터가 중요하니까 그게 핵심이 아닐까?
물론 그 냄새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우 난 젓깔이나 밥식해는 먹어도 삭힌 생선은 아직 좀 어렵더라.
어디보자… 하레가 정신을 좀 차린다면 다음 메뉴는 아마도 바다벌레 노노미밀크림 카레가 될 것 같다. 바다벌레는 참 좋은 것 같다. 저렇게 많은 양에 싼 가격에 이 얼마나 훌륭한 가성비 란 말인가? 난 바다벌레가 정말 좋다!
카레 4부작 많관부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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