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아직이신분 이 후기로도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토욜 이른아침 월악산 일기예보 체감 영하11 미리확인
ㅡ준비물ㅡ
물 500 1
망고쥬스 350 1
레모네이드 190 1
캔커피 250 1
등갤 공식 시그니쳐 세트
바나나샤인방울토마토, 좆카리스웨트 1
ㅡ비상용ㅡ
비스킷, 단백질바, 사탕, 초콜릿
아이젠, 헤드랜턴, 무릎보호대, 클라라몸매바라, 핫팩, 우의, 바람막이 잠바
ㅡ복장ㅡ
기모티셔츠, 기모바지, 스키장갑, 배낭넣다뺐다 패딩
금요일밤 알람 새벽 3시50분 세팅후
설레임에 잠이 안오네요.
결국 몇시간 못자고 3시50분 알람 듣고 꺼버림
너무 피곤함 대한민국 등산 다 좆까라 그러고 다시 기절
,,,,
4시15분 벌떡 일어나서 직무유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머리를 감고 주섬주섬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여기서 공감하는 사람들 있겠지만
이 타이밍에 갑자기 존나 피곤해지는 현자타임이 온다.
존나 추울텐데... 가보지도 못한곳인데
괜히 가서 조난 당하면 어쩌지?
간식 먹으며 뒹굴뒹굴 넷플리스 보면 꿀이겠지?
되도 않는 생각하며 안갈 방법을 떠올려본다.
하지만 누가 등 떠밀어서 가는게 아니다.
내가 행복하려고 가는거다.
시동을 걸며 생각해본다.
ㅡ취미가 직업이 되는순간 지옥이 되는거다.ㅡ
그래서 내가 존경하는 진정한 산악인은 그 유명한 히말라야, k2등정
그런분들이 아니다.
그 험난한 암릉길에 쇠봉 박고, 제거하고 데크길 만들어 주시는 그분들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산악인들이다.
아무리 다녀봐도 그분들의 흔적은 정말 믿겨지지가 않는다.
출발
내부순환로부터 고속도로 온통 시원하게 뚫려있다.
존나게 밟아본다.
고속도로 빠져나온후 도착까지 30여분동안 시골길 차 한대도 구경못했다 으스스하다.
주차후 화장실도 깨끗해서
쉬야도 한발 뱉어주고
차에서 빵과 우유로 아침을 먹어본다.
근데 뭔가 쌔하다? 주차장에 차가 없다.
참고)
월악산 가실때 네비에 ㅡ덕주사주차장ㅡ 으로 찍지 마세요
ㅡ덕주사ㅡ 로 찍으세요.
이런 사사로운 삑싸리도 여행의 참맛입니다.
지도좀 보고
다시 몇분정도 이동해서 덕주사 등산로 입구에 주차를 했는데
근데 여기도 차가 없다.
깜깜한데 차가 없으면?
무섭지.
차에 누워서 등갤 후기글에 댓글을 달고 뉴스를 본다.
내가 씨발 여기 누워서 뉴스나 보고 있으려고 새벽부터 고속도로에서 그렇게 밟았냐?
날이 밝아올때쯤 카니발 한대가 등장한다.
등산객들이 몇분 내리신다.
이때다 출발하자.
지금까지 무서워서 출발 안한게 아니라
오르다가 쓰러지거나 하면 백업 보험이 필요하니까.
누가 신고는 해줘야 할거 아니야?
저사람들이 잠시 뒤에 오를테니 마음놓고 출발한다.
홀로 산행하는 사람의 최소한의 안전대책이다.
절대로 무서워서가 아니였다는점을 믿어달라.
신나게 오르기 시작하는데 한 7분만에 0.5 를 이동했다
등산시작 15분만에 에너지 보충을 해준다.
딴거 필요없다. 이정도 에너지원이면 난 하루종일도 가능해
저멀리 산봉우리에 햇살이 덮어지기 시작한다.
이런거 등산할때 실제로 보면 엄청 운치있다.
저쪽편으로 올라오는 태양
지금 이 일출(?) 이 올해 내 첫 일출이다.
아름답다.
이 험한 길목길목에 계단을 만들어주신
진짜 산꾼분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계단을 한참 오르며 도파민이 쭉쭉 뿜어진다.
이제 조망이 펼쳐진다는걸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저멀리 충주호도 보이고 오른쪽에 백운대...아니 영봉도 보이고
눈길이다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신나게 뛰어본다.
그리고 주변을 훑어본다.
당연하지만 아무도 없다.
제발 나이를 먹었으면 철좀들자
하지만 이맛이 겨울산행의 참맛이 아니란 말인가?
눈속에 발을 파묻어본다.
이유는 없다.
이것이 낭만이기 때문이다.
능선길을 쭉쭉 걸어가니 눈알에 펼쳐지는 백운대.. 아니 영봉
영엄한 기운이 느껴진다.
저쪽편 어딘가에 운해가 깔려 있는데
참으로 장관이였다.
기가 막힌 풍경이였다.
인증샷줄이 바글바글해서 줄 안서고
옆에서서 슬쩍 돌덩이만 찍어야겠다 상상하며 올라왔는데
사람이 나포함 3명 2분은 이미 사진 다 찍음
월악산 정상 영봉
정기 흠뻑 흡수해본다.
영봉에서 보덕암 방향으로 내려가는길
분명 발길의 흔적이 많아서 나도 걸어가 보았다.
다음 사람도 다녀오리라....
알바가 없으면 등산이 아니리
충주호 와 중봉
중봉 힘차게 오르다가
주의부족으로 두꺼운 나뭇가지에 머리를 박았는데
머리도 머리지만 왼쪽 목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져서 너무 아프다.
눈물도 핑돌고
갑자기 조운나게 서럽고 춥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발목도 아픈거 같고 허리도 아픈거 같고
씨발 그러니까 집에 존나 가고 싶었다.
일단 좆카리 스웨트로 심신을 안정 시키자
근데 이 씹쌔끼가
얼음?
지금 한가롭게 얼음땡 놀이 할때가 아닙니다.
어떤 아저씨가 셀카찍고 있어서
핸드폰 빼앗아들고 존나 터프하게
제가 찍어드릴게요.
했더니 자동반사적으로 아저씨도 나를 몇장 찍어주셨다.
등산인들의 암암리 약속이다.
충주호를 바라보며 하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진짜가 아니였다.
용이 입을 벌리고 불을 내뿜는 형상을 상상해본다.
용의 메롱일수도 있다.
현시간부로 용바위라 명명한다.
보덕암에서 바라본 충주호
이부분 잘기억해서 월악산 가실때 꼭 참고하세요
보리암 하산했으니 이제 덕주사로 다시 차를 회수하러 가야하잖아요?
하산 0.5k 앞두고 미리미리 콜택시를 호출해뒀어요.
하산후 약속장소에서 다시 전화를 드렸죠.
기사 아저씨가 지금 신륵사? 신불사?
여튼 신무슨사에서 하산중인 분들을 태워서 오셔야 한다고 기다리라 하시네요.
솔직히 저두 사람인지라 빈정상했지만
네 알겠습니다. 하고 배낭 개인정비도 취하고 앉아서 기다리다 또 전화를 드렸죠.
지금 손님들 하산 거의 다 했으니 기다리라고 하시네요.
그럴거면 저는 뭐하러 하산중 미리미리 콜택시를 불렀던가? 싶었어요.
너무 서운해서 그럼 다른 택시 알아보겠다고 했더니
여기는 카카오도 안되고 다른 택시 부르면 이래저래 따블로 6~7만원 부르니까 그냥 기다리라는거에요. (이 아저씨는 3만5천원)
그냥 괜찮다고 알아보겠다 하니 이래저래 적반하장 뭐라 막 하심
저 시간 무지 급한데 여기서 시간낭비 너무 했어요.ㅠㅠ
멘탈붕괴후 전화 끊고 검색하려는데 어떤분 하산후 차에 타시길래 용기내어서
아저씨 정말 염치없고 죄송스럽지만
3만5천원에 덕주사까지만 태워주실수 있으실까요?
이래저래 사정 이야기하니
피식웃으시네요.
네 충청도 토박이분이셨습니다.
덕주사쪽으로 가신다고 타라고 하시네요.
이분이 아주 그냥 오랜 산쟁이셔서 덕주사 가는길에 이런저런 말씀 많이 주셨어요.
근데 끝까지 계좌번호를 안알려주시네요.
현금이라도 있었으면 새차하시라고 5만원 조수석에 던지고 도망쳤을텐데
도착해서도 계속 계좌 안알려주시고 웃으시며 되래 도망치심
복 많이 받으십시오.
결론
덕주사 ㅡ 덕주사
보덕암 ㅡ 보덕암
하는게 맞다
그렇게 멘탈을 챙기고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점심밥을 코로 흡입했습니다.
배가 매우 고팠습니다.
그렇게 월악산 영봉의 정기를 한껏 흡수한 저는 집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가 아니라
여기서부터 저의 월악산 유람기가 진짜로 시작됩니다.
얼마전 월악산 조언부탁글에 어떤분이 답을 주셨는데
월악산은 무조건 제비봉가면 된다 하셨습니다.
네 덕주사 ㅡ 영봉 ㅡ 보덕암은 형식치례였습니다.
제비봉으로 이동합니다.
덕주사에서 네비로 30분정도 찍히네요.
1시 40분 제비봉 입구에 도착합니다.
초소에 직원 지키고 있습니다. 20분만 늦었으면 꽝이였습니다.
여기가 진짜 입니다.
근데 안내판을 보고 특이점이 발생했습니다.
편도 2.3키로인데 편도 2시간10분으로 안내 되어있네요.
초소 창문 똑똑 두들겨서 왜 2.3키로인데 편도 2시간 넘게 걸리냐고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씨익 웃으며 올라가 보시면 압니다. 하시네요.
2분정도 노가리 까며 영봉다녀왔다니까 그럼 더 힘들거라 하시네요.
서둘러서 해지기전에 내려오라 하시네요.
근데 이 국공 직원분이 간과한게 있었습니다.
1. 제가 등갤러라는걸 숨기고 있었다는거
2. 제가 점심밥을 소고기 덮밥으로 먹었다는거
3. 제가 주차시킨후 준비물로 챙겨온 커피 1캔을 원샷했다는거
1시간 40분후 만난 저 국공직원분 역으로 멘탈붕괴
저에게 건치미소를 보여주셨더랬죠.
시작부터 길게 이어지는 계단 단 한숨도 한번도 멈추지 않고 뛰어 올라갔습니다.
근데 ㅋㅋ 진짜 천국의 계단길이 또 나오더라구요.
몇분만에 만나게 되는 기가 막힌 전망이 펼쳐집니다.
여기가 진짜 입니다.
심지어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에서 노래를 어마어마하게 크게 틀어놔서 노래 들으며 오를수 있습니다.
성큼성큼 엄청난 계단길을 계속 오르다가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사진을 찍게 됩니다.
정말 압도적인 풍경입니다.
숨막히게 아름답습니다.
사진 찍어가며 미친듯이 올랐습니다.
멈춰서서 사진을 계속찍어야해서 이동속도를 엄청빠르게 해야 합니다.
우와 근데 진짜 영봉다녀온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초입부 계단에서 너무 과속뛰어오른후
계속 오르막을 엄청난 속도로 치고 오르다가
이러다 심장마비 오는거 아니야?
이생각 딱 하는 수운간!
그래 그럼 그렇지
딱 그 타이밍에 저거 나옴.
하지만 나는 등갤러 온몸이 흠삑 젖어버릴정도로 계속해서 미친듯이 치고 올라감
겨울 등산은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반드시 시간을 단축시켜야햘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비봉에 올라 풍경을 바라봅니다.
충주호 저쪽은 얼어붙었나봐요.
땀을 많이 흘렸으니
등갤 공식 에너지원 바나샤인방울이를 흡입합니다.
등산에 이 조합이면 완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산은 진짜 열심히 해야함
중간중간 사진찍고 동영상 찍으려면 이동은 빨라야함
그래서?
무릎이고 뭐고 존나게 뛰어내려왔죠.
그렇게 하산길 계속해서 펼쳐지는 풍경을 계속 멈춰서서 사진찍고 동영상 찍고
제비봉에서 하산 하는길 이거 진짜 입니다.
정면으로 펼쳐지는
계속되는
군더더기 없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
계속해서 환호가 쏟아집니다.
파란 하늘에 이런 풍경을 계속해서 두눈에 담았으니
나는 성공한 인생이다.
너무나 울컥했고 감동적이였습니다.
하산후 초소에서 직원과 노가리 타임
사진 찍을거 다 찍고 동영상 계속 찍고 제비봉 왕복 1시간 40분 컷했다. 했더니
계속 말없이 이병헌 건치미소로 웃어주심
창문 닫고 싶으셨을텐데 계속 이것저것 물어보고 노가리깜 ㅋㅋ
??????
씨발 니가 지금 그럴 시간이 어딨어?
한가하냐? 소풍왔어? 내무실이 니네집 안방이야?
급하게 주차장으로 뛰어가서
네비에 ㅡ게으른 악어ㅡ 를 찍어봅니다.
4시 16분 도착
하지만 삶이라는게 그렇게 흐르지 않아요.
주유소도 가야하고
무엇보다도 차가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어요.
왜?
자꾸만 차를 세우고 내려야 합니다.
멈춰서서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경이롭게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얼마나 더 감동받아야 이 감동이 끝난단 말인가!
감상에 젖어있을때가 아니야.
시간이 없습니다.
수안보 온천을 좋아해서 식구들과 게으른악어 카페에 두어번 와봤었는데
등산로 육교가 생겼군요.
여기서부터 그냥 스틱 들고 뛰어 올라갑니다.
또다시 땀으로 흠뻑 젖어버립니다.
겨울산행은 이러면....
참맛이죠.
악어봉에 올라서 마지막 에너지 충전을 해봅니다.
오늘 에너지 충전중 이때가 제일 맛있었어요.
악어봉에서 계속 사진기사 놀이 해봅니다.
4인가족 3인가족 2인연인 1인여행객
사진만 찍으려 하면 핸드폰 빼앗아서 사진기사 놀이하며 시간을 보내봅니다.
왜 제비봉에서 그렇게 뛰어나니고
악어봉에 뛰어 올라왔을까요?
뭐가 그리 급했을까요?
왜 사진기사 놀이하며 한량짓 했을까요?
이거니까...
실질적으로 눈으로 감상하는 아름다운 석양 타이밍은
사진상으로 표현되는 시점보다 조금 뒤이며
그때는 핸폰 카메라로는 어둡게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감상하는것과
핸폰 카메라에 담는것은 시간 아다리를 잘 맞춰야 합니다.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한껏 취해봅니다.
술을 입에 담지 않는 저이지만
취해버렸습니다.
이제 끝
정말 끝
1조들여서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가 나온다 해도
저에게는 오늘의 여행이 억만배는 더 재밌었다고 신앞에 장담합니다.
하산길
다 끝났다 이제 오르막은 없다
너무 신나서 점프도 하고 점프해서 두발박수도 마구 해봅니다.
그렇게 차에 배낭을 넣고 우쌰우쌰 다리를 찢으며
스트레칭을 하는데
급하게 찍어봅니다.
딱 달 아래에 있을때가 예술이였는데 빗나갔지만
만족합니다.
덕주사 ㅡ 영봉 ㅡ 보덕암 코스 7점
백두산과 월악산 두산에만 허락된다는 ㅡ영봉ㅡ 타이틀에서 보너스 점수
영봉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전망 보너스 점수
영봉의 모습은 웅장함과 장엄함이 북한산 종주길 주능선 끄트머리에서 바라보는 백운대의 모습과 흡사한데 백운대가 몇배는 멋있음
악어봉 코스 9점
석양 어드벤티지 두말하면 잔소리
제비봉 코스 만점
두말하면 잔소리 세말하면 개소리
완벽하고 완벽하고 완벽한 코스
돌아오는길 차에서 계속 미소가 멈추지 않고
계속 웃음이 나오고
아 오늘 너무 행복했다 라는 생각이 벗어나질 않았습니다.
힘들었지만
감동적이고
아름답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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