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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수 다녀온 지리산 성백종주 후기모바일에서 작성

애송이등산가(118.235) 2024.09.29 19:46:34
조회 722 추천 8 댓글 7

10월달에 공룡능선 타기 전에 체력 확인 겸 지리산 종주에 도전했습니다.
원래 성중종주로 가려다가 중산리에서 서울 올라오는 교통편이 불편해서(동서울로 오는 버스는 주말에만 있는 것 같고, 진주나 원지까지 가서 기차타고 올라와야 할 듯 합니다.) 좀 길어져도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바로 있는 백무동으로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성백종주로 결정했습니다.

준비물: 물 500mL 3병(지리산은 물 보충하기 좋아서 2병만 챙기셔도 될 듯 합니다.), 행동식 2일치, 즉석조리식품 3끼분, 보조배터리, 코펠, 버너, 바람막이, 물티슈, 휴지, 스틱 등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려 노력했습니다.

월요일 23시에 동서울에서 출발해서 3시간 40분정도 후에 성삼재에 도착합니다.(가는동안 전북 장수 덕유산 휴게소에서 한 번 화장실만 갔다오라고 하고 쉽니다.) 성삼재에 도착해 무인 이마트 24시 편의점에서 빵 하나와 몬스터 에너지 음료 하나를 먹고 출발했습니다. 출발 시각은 03시 20분.
후술할 내용은 가독성을 위해 각 구간별로 쪼개서 설명하겠습니다.

•1일차

1. 성삼재-노고단고개-노루목: 7.1km, 1시간 56분 소요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 2.6km는 굉장히 정비가 잘 되어있는 무난한 오르막입니다. 이정표에 편안한 길과 일반 길 둘로 나뉘어 있을텐데 종주를 위해서는 일반 길을 선택하셔야 시간단축이 됩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까지는 돌계단 오르막이 약간 있는데 초반이기도 하고 길이 그닥 험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노고단고개에서 임걸령까지는 굉장히 편안한 흙길인데 아직 어둠이 깔려있어 주의해서 걷습니다. 임걸령에서 조금 내려가시면 샘이 있으니 물 보충을 하고 가셔도 좋습니다. 임걸령부터 노루목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으나 딱히 힘들지는 않습니다.

(생략 가능한 구간): 노루목-반야봉-삼도봉: 2.3km, 50분 소요
보통 종주하시는 분들은 생략하시지만, 저는 1박 종주이기도 하고 일출을 보기 위해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녀왔습니다. 노루목에서 반야봉 이정표를 따라 따로 빠져나와 진행하시면 경사가 꽤 되는(1km만에 해발 300m를 올려야합니다.) 오르막을 오릅니다. 초반이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지만 당일종주를 계획하신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 왕복 2km정도 되는 길이 꽤 험하기 때문에 추후 산행에 지장이 갈 수 있습니다. 반야봉삼거리에서 쭉 내려오시면 삼도봉까지 300m남은 지점에서 다시 종주능선에 합류하게 됩니다. 만약 반야봉을 들르지 않는다면 노루목에서 삼도봉까지 1km입니다.

2. 삼도봉-토끼봉-연하천대피소: 5km, 1시간 45분 소요
전남, 전북, 경남이 만나는 삼도봉을 지나오시면 이제 전남 구례에서 전북 남원으로 넘어오신 겁니다. 삼도봉부터 화개재까지 800m는 엄청나게 내려갑니다.(역행하면 꽤 고생하는 구간이 될 것 같습니다.) 계단을 거의 600개를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개재에서 토끼봉까지는 그 내려간 부분을 그대로 다시 올라갑니다. 이 1.2km정도 되는 오르막이 종주능선 처음으로 힘든 구간이 됩니다. 참고로 화개재 해발이 1316m, 토끼봉 해발이 1534m입니다. 토끼봉부터 연하천대피소까지 3km는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길입니다.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보통 당일종주를 계획하신 분이라면 토끼봉과 연하천대피소 사이에 일출을 본다고 합니다.(늦봄, 초가을 기준) 저는 연하천대피소에서 아침도 먹을 겸 40분정도 쉬다 갔습니다.
연하천대피소 도착 시각: 08시 26분

3. 연하천대피소-벽소령대피소: 3.6km, 1시간 9분 소요
연하천대피소부터 벽소령대피소까지는 내리막능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간중간 오르막도 있지만 길의 대부분이 내리막이라 딱히 힘들진 않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연하천대피소에서 700m정도 오시면 삼각고지가 있는데 여기를 통과하면 전북 남원에서 경남 하동으로 넘어가시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저 멀리 천왕봉과 중봉이 잘 조망되기 시작합니다. 2.1km 오시면 형제봉이라고 기암 두 개가 사이좋게 서 있는 곳도 있으니 구경하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 벽소령대피소는 식수장까지 130m가량 내려가야 해서 물보급이 쉽지 않았으나, 현재는 식수장이 대피소 건물에 바로 있어 물보급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보통 2박 종주를 계획하신다면 연하천대피소나 벽소령대피소에서 첫날을 숙박하시게 됩니다. 만약 세석으로 넘어가시고자 한다면 동절기(11월~3월) 13시(세석 예약자 15시), 하절기(4월~10월) 14시 (세석 예약자 16시)이전에 벽소령대피소를 통과하셔야 합니다.
벽소령대피소 도착 시각: 10시 30분

4. 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6.3km, 2시간 40분 소요
벽소령대피소부터 세석대피소까지는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되나 오르막이 많은 힘든 구간입니다. 세석대피소까지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까지 3개의 봉우리를 넘는데 특히 영신봉을 오르는 길이 이제 체력적으로도 지쳐서 매우 힘드니 탈진에 주의해서 천천히 산행하셔야 합니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선비샘까지 2.4km는 딱히 힘든 구간이 없습니다. 선비샘에서 물 보충이 가능하나 물이 쫄쫄쫄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선비샘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촛대봉과 주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안전쉼터가 나오니 사진을 찍고 가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선비샘을 기준으로 종주 절반정도 온 겁니다. 그렇게 덕평봉과 칠선봉까지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힘든 길을 가면 영신봉을 올라야 하는데 여기서 끝 없는 계단에 저는 처음으로 다리에 쥐가 날 뻔 해서 쉬엄쉬엄 갔습니다. 월악산 덕주사코스에서 마애불에서 마애봉까지 올라가는 그 계단지옥이 생각날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쥐어짜내듯이 영신봉 정상(1652m)에 도착하면 세석대피소까지는 쉬운 길 600m가 남아있습니다. 세석대피소부터는 제가 여러번 와 보았던 길이라 익숙해서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는 순간 저는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안내산악회 당일종주를 계획하신다면 세석대피소를 11시 30분 이전에는 통과하셔야 무난하다니 참고하십시오. 만일 당일 종주로 계획하였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완주가 불가능해보이는 경우나 체력이 고갈되어 더이상의 산행이 무리일 경우에는 세석대피소에서 백무동까지 한신계곡 코스로 6.5km하산길이 있으니 이곳에서 백무동으로 중탈을 결정하셔도 됩니다.
세석대피소 도착 시각: 13시 20분

5. 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 3.4km, 2시간 13분 소요(촛대봉, 연하선경에서 사진 촬영 겸 매우 오래 휴식)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의 구간은 길이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촛대봉과 지리10경에 포함된 연하선경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게 만듭니다. 이 구간 특유의 탁 트인 능선 길과 세석평전, 야생화 천지는 제석봉-천왕봉 고사목 군락지와 더불어 이색적이고 특유의 지리산 분위기를 대표하는 매우 아름다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25km가량 산행을 진행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슬슬 한계에 가까워지고 무릎이나 발바닥도 꽤 쑤셔와서 그렇게 힘든 구간이 아님에도 힘들게 느껴집니다. 특히 촛대봉부터 연하선경을 구경할 수 있는 화장봉까지는 길도 험하여 꽤 힘이 들었습니다. 화장봉을 넘어 연하선경을 지나 연하봉까지 올라가면 장터목대피소까지는 800m가 남았는데 여기서부터는 편안한 평지와 내리막길만 남습니다. 저는 장터목대피소에서 자리가 없어서 일단 숙소를 세석대피소에 잡았으나 풍경도 구경할 겸 제발 자리가 나길 기도하면서 장터목대피소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장터목에 도착할 때까지 자리가 나지 않았고 천왕봉에 올라갈 수 있는 시간도 산행 통제시간 16시에 걸려버려서 다시 장터목에서 세석까지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아쉬운대로 촛대봉에서 일몰이나 보고 가려고 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촛대봉 일몰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걸 보면서 어쩌면 장터목 대신 세석에서 묵게 된 것이 행운이었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세석대피소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묵었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도착 시각: 16시 17분

•2일차

6. 장터목대피소-천왕봉: 1.7km, 47분 소요
다음날 세석대피소에서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 03시 17분에 산행을 시작하여 장터목대피소에 04시 46분에 도착하였습니다.(1시간 29분 소요)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가는 길이 저 혼자라 조금 무섭기도 했으나 별이 매우 많아 아름다웠습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하고 천왕봉까지 오를 준비를 하였습니다. 장터목대피소-제석봉 구간 600m는 경사가 매우 급한 오르막입니다. 만약 천왕봉에서 바로 중산리로 하산하지 않고 다시 장터목대피소로 회귀하시는 경우 배낭을 장터목대피소에 두고 물만 한두병 챙겨 천왕봉에 오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후 잠깐 숨을 돌릴만한 경사가 그나마 완만한 오르막이 나오고 천왕봉을 500m 남겨둔 통천문부터는 경사가 다시 엄청나게 급해집니다. 그래도 정상까지 다 왔다는 생각에 여기서부터는 힘들어도 계속 가게 되는 힘이 납니다. 제석봉-천왕봉 구간은 특유의 고사목 군락지로, 동이 트고 나면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니 중산리에서 오르는 천왕봉 일출산행을 하신다면 이 방면으로 하산을 꼭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렇게 천왕봉에서 일출을 50여분 기다려 환상적인 일출과 운해를 보고 저는 다시 장터목대피소로 하산하였습니다. 참고로 천왕봉은 고도가 1915m로 고산지대이므로 기온도 산 밑과 비교하면 5~6도는 낮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또 바람도 매우 세게 부니 아무리 여름 산행이어도 특히 일출 산행을 계획하셨다면 바람막이와 보온용 외투를 챙겨가시는 것을 강력히 권장드립니다. 저는 이걸 예상하고 준비를 해서 갔는데도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40분동안 매우 추웠습니다.
천왕봉 도착 시각: 05시 37분

7. 장터목대피소-백무동: 5.8km, 3시간 10분 소요
천왕봉에서 장터목으로 내려와 아침식사를 하고 휴식을 1시간 20분정도 하다가 08시 34분에 마지막 백무동으로의 하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소지봉까지 2.8km는 경사가 어느정도 있는 내리막을 갑니다. 장거리 산행으로 다리에 힘이 많이 풀렸을 것이기 때문에 천천히 매우 조심해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1.5km정도 온 이정표가 있는 곳에 천왕봉부터 촛대봉까지의 능선길을 조망할 수 있는 망바위가 있으므로 이곳에서 지나온 길을 올려다보길 추천드립니다. 소지봉에서 참샘으로 이동하는 길부터 경사가 서서히 급해집니디.(국립공원 산행 난이도 기준 보통에서 어려움으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참샘은 물이 나오기는 하나 현재는 음용 부적합 판정이 되어 식수로 이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참고하십시오. 참샘부터 백무동탐방지원센터까지는 경사가 급한 하산길이므로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하산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다 내려오면 백무동에서 길고 길었던 지리산 성백종주의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참고로 화장실이 현재 공사 중이라 화장실은 백무동버스정류소까지 10분가량 걸어가셔야 나옵니다.
백무동 도착 시각: 11시 44분

•글쓴이 총 산행거리
1일차: 31.3km(13시간 45분 소요)
2일차: 11.9km(6시간 3분 소요)
총 산행거리: 43.2km
반야봉 경유와 1일차에 세석-장터목 구간 왕복으로 인해 산행거리가 일반적인 성백종주보다 약 7km 더 깁니다.

•후기: 하산 당일 밤까지는 다리를 지리산에 두고 온 느낌이 들 정도로 다리가 제 다리가 아닌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릎도 굉장히 아파서 버스 계단을 내려오는데도 무릎이 욱씬거렸습니다. 무박 공룡능선이 이보다 힘들지 덜 힘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해본 산행 중 가장 힘든 산행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제가 찍어온 사진을 보여드리고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에는 무박 성중이나 1박 화대종주로 지리산 종주에 다시 도전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지리산 종주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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