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20시 50분, 나는 확신을 가지고 풀 시드로 비트코인 롱 포지션을 들어갔다.  

그리고 "대폭락."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개미털기인가?"  

33연승을 이어가던 나였기에 장대 음봉 하나로 내 마음이 흔들릴 리 없었다. 하지만 주요 지지선이 깨졌을 때 나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즉시 갤러리에 글을 남겼다.  

"딥시크2 나왔냐???"  

나는 당시 핸드폰으로 거래 중이었기에 파월 의장의 발언과 같은 주요 뉴스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집에 돌아와 처참한 차트를 마주하고 곧바로 PC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한 기사는 이거였다.  

"파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 없어."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 망했구나. 내가 너무 안일했구나.  

하지만 이미 내 계좌는 -30%에서 -40%대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오롯이 차트만 보고 매매를 했고, 33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그게 "통했었다." 정확히는 "운이 좋았었다." 그 기간 동안 이렇게 강한 악재는 없었으니까.  

나는 트럼프 시절부터 주요 이슈가 발생하면 숏 포지션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걸로 여러 차례 큰 수익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 사실을 간과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소식을 몰랐던 것이다.  

물론 이런 핑계가 내가 미숙했다는 사실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결국 나는 다가오는 CPI 발표를 앞두고 내 계좌가 위험에 처할 것을 예상하며 오늘 내가 왜 청산당했는지를 분석하고 매매 전략을 보완했다. 그러곤 마지막으로 500만 원을 다시 넣고 잠에 들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아침에 갑자기 "띠롱!" 하는 소리와 함께 차트가 바닥을 찍고 튀어 오르며 내가 걸어둔 익절 라인을 터치한 것이다.  

심지어 본전도 아니었다. 10% 익절로스를 걸어둔 것이 체결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확인했던 것은 분명 CPI 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소식이었는데, 알고 보니 파월 의장이 막판에 "금리는 동결하겠다"는 발언으로 최상의 호재를 만들어 주었다.  

CPI는 상회했지만 금리를 동결한다니. 만약 파월이 내 옆에 있었다면 바로 딥키스를 날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매매에서 내가 승리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순전히 "기적"이었다.  

내가 패배한 게 맞다. 이번 매매는 나의 패배다.  

그러니 이번 실수를 통해 배운 점들을 정리해본다.  

1. 주요 이슈를 확인하지 않았다.  

2. 올인 베팅을 했다(2분할 정도는 마지막 안전장치로 삼았어야 한다).  

3. 손절하지 않았다(결과적으로는 악수가 아니었지만 거의 90%가 악수였다).  

4. 지나친 자만.  

5. 핸드폰으로 거래했다.  

현재 내가 사용하는 차트 매매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지만, 이번 패배의 주요 요인은 위 항목들에 있었다고 본다.  

거듭 강조하지만, 차트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뉴스와 같은 외부 이슈 앞에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차트다.  

이번 매매를 통해 나는 또 한 번 성장했다.  

살려줘서 고맙다, 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