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주위 여기저기서 코인소식이 자꾸 들려온다.
트럼프때문에 코인이 오른다느니.. 도지가 지폐간다느니..
나도 몇년전 코인을 했던적이 있었지만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업비트를 켜서 코인들을 살펴본다.
죄다 빨간색에 비트는 전고점을 훌쩍넘어 1억 2천에 육박해있었다.
비트코인 갤러리에선 이미 축제 분위기였고 글들을 보다보니 어느새 적금과 비상금등을 모아 시드를 마련하고 있었다.
남들은 몇억씩되는 시드로 현물으로만 엄청나게 수익을 보는듯 해 보였고 이런 부러움, 불장이 곧 끝날것같은 조바심, 나만 코인을 안하는듯한 소외감은 나를 다시 코인을 시작하게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막상 천만원도 안되는 좆만한 시드로 현물을 하자니 이도저도 아니었던 과거의 기억들이 나를 상기시킨다.
‘이번엔 제대로 시작해보자, 이번 불장만 잘 이용하면 된다’
라고 본인을 북돋으며 과거엔 하지 않았던 레버리지를 시작한다.
주위에선 대다수가 하지말라하는 레버리지 투자였지만 뭐 어떤가, 본인은 과거에도 코인경력이 있고 차트도 볼 줄 알고 위험하게 고배율로 하지도 않으리라.
다짐하며 업비트에 입금을한다.
하루 뒤 24시간 땡치자마자 바이낸스에 트론을 사서 옮긴 뒤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비트코인 차트를 살핀다.
이미 축제소식을 듣고 뒤늦게 진입해서 그런지 비트는 마냥 횡보중이다.
언제까지 가만히 차트만 보고있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 분위기는 계속 오르는 추세이니 롱5배율로 진입한다.
심장이 떨린다.
내 모든것을 바친 전재산을 초고위험 상품인 코인 레버리지에 투자했다는 사실에 진정하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막상 차트는 무한 제자리 횡보였고 수익을 봐도 손해를 봐도 몇십이었다.
조바심이 난다.
계속 오를만하면 내리고 내려가다가도 다시 오르는게 사람 미치게한다.
계속되는 원금유지상태에 안도감이 생기자 과감히 배율을 높여본다.
이만큼 횡보했으니 이제 오를 타이밍이다 생각하고 비트롱20배로 천만원을 진입한다.
그전과는 차원이다른 압박감이었다.
1퍼센트만 내려가도 200만원의 손실.. 반대로 1퍼센트만올라도 200만원의 수익이었다.
하지만 귀신같게도 내가 진입하자마자 음봉의 연속..
30분만에 2퍼센트가 내리박았다.
-40% 투자손실 -2860USD 라는 내눈앞의 광경은 손 쓸 사이도없이 벌어졌다.
결정을 해야했다. 지금이라도 빼면 600만원이지만.. 처음 겪는 손해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불장이니까 오르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조금더 지켜보지만 차트는 계단식 하락중이었다.
과거에 차트를 봤던 나로선 알수있다. 계단식 하락의 끝은 큰 하락 후 큰 반등이라는것을..
알지만서도 기다릴 수 밖에없다. 그만큼 섣불리 할 수 없는 돈이었기에.
하지만 예상대로 차트는 점점 바닥을 향하더니 결국 엄청난 급 폭락 후 반등이었고 나에게 남은건 국제발신의 문자 여러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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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공부가, 일상생활이 전부 멈췄다.
내 머릿속엔 온통 잃어버린 전재산생각 뿐이다.
어떻게든 복구할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결국 대출 뿐이었다.
마침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햇살론이 눈에 들어온다.
‘게임 아이템 사려고도 햇살론 받는 세상인데 나도 받아서 문제될건 없겠지. 게다가 내가하려는건 투자다.’
라는 생각으로 직장인햇살론 1500만원을 받는다.
이번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업비트에 1500만원을 전부 입금한다.
24시간이 너무 길다.
해외거래소로 옮기는 쿨타임동안에도 비트는 살짝씩 오르고 있었고 ‘아까 롱쳤으면 얼마인데..’ 라는 망상을 하염없이 하며 차트를 분석한다.
고대하던 24시간 후, 이전과같이 트론을 옮기고 진입할 타이밍을 찾는다.
‘여기선 무조건 오를 수 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뇌리에 스치기도전에 손이 먼저 반응한다.
진입 후 보이는 음봉에 잘못 진입했나라는 생각도 잠시, 오르고 있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크게.
눈앞에 보이는 초록색 숫자들과 잔고가 나를 고양시킨다.
이대로라면 정말 부자가 될 것 같았다.
새벽까지 차트를 보던탓에 안도감과함께 피로감이 동시에 몰려온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성급히 켜본 바이낸스에는 +10700USD, 천오백만원을 번 것이다. 그것도 하룻밤사이에.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함께 살짝씩 보이는 음봉을 보고 바로 청산을 하기로한다.
잃은 돈을 복구하고도 500만원이나 더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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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붙었다.
어짜피 500은 꽁돈이었기에 잃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코인에 통달한 기분으로 또한번 차트를 분석한다.
그동안 보지않았던 알트들이 보인다.
상승률 순으로 코인들을 나열한 뒤 현재 제일 쏘고있는 잡코인에 레버리지를친다.
5배율로 진입했기에 안전할 줄 알았지만 이게 왠걸, 잡코인은 등락률이 차원이 달랐다.
진입하자마자 연달아 보이는 음봉에 ‘아 이건 아니다’ 하고 긴급히 시장가 청산을했지만 불과 몇 분만에 -300만원이 찍힌다.
화가 났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하루종일 스트레스받아가며 얻어낸 돈 300만원이 몇 분만에 날아갔다.
본인의 본전은 2500만원이었을 터인데도 뇌는 그렇게 인식하지않았다.
딴돈까지 본전 3000만원에서 내돈 300만원을 잃은 것이다.
이미 이 시점에서 ‘200이라도 땄으니 그만해야겠다’ 라는 선택지는 뇌에서 사라졌다.
남은 선택지는 오로지 롱을 칠것인가, 숏을 칠것인가 둘 뿐이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다. 아니 돌이킬수없다.
아침에 맛본 수익의 맛이 너무나 달콤했기에.
즐거운일들, 맛있는 밥을 먹을때, 친구들과의 술자리, 연인과의 섹스 따위와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기에.
그렇게 나는 계속해서 포지션에 진입했다.
내가 가진 모든것들을 잃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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