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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의 전쟁 영웅, 백두산함을 만나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10 09:47:08
조회 1706 추천 24 댓글 7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고

이달의 전쟁영웅으로 백두산함이 선정되었다는 얘기를 들었고요

백두산함은 잘 아시다시피, 우리 해군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던 군함입니다.

6.25 전쟁 발발하자마자 있었던 대한해협 해전에서 큰 활약을 함으로써

부산항을 지켜냈고 부산항을 지켜낸 덕분에 우리나라가 북한군에게 완전히 점령당하는 것을 막아냈던 군함입니다.



한국 해군 군함을 RC로 만들고 즐기는 김태윤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배 모형은 만들었었고요.

지금은 조선소에서 배 만드는 일을 하고 있죠.

해군도 나왔고요.




백두산함은 2차 대전 때, 미국에서 건조된 배에요. 

그 당시에 활약하던 유보트들을 상대하려고 만들었는데

Sub-Chaser, 구잠함이라고 하거든요. 잠수함을 쫓는 배.

2차 대전이 끝난 후에 미국에서 퇴역시켰거든요.

그 당시에 해군이 창설되고 나서 '포를 가진 배가 필요하다'

해군 장병들과 가족들이 돈을 조금씩 모은 거죠.

이승만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해서, 그 돈으로 살 수 있었던 배가 아마 이 정도 크기의 작은 배였을 거로 생각합니다.

길이는 약 53M, 폭은 약 10M 정도 되는 폭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크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전쟁에 투입되거든요.

우리 해역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전쟁이 발발해서 

부산 앞바다에 경계를 나갔는데, 우연히 북쪽에서 내려오는 미식별 배를 발견한 거예요.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서치라이트를 비춰보니까 인민군 복장을 한 군인들이 잔뜩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군 본부에 보고를 하고, 해군 본부에서는 바로 격침시켜라 하는 명령이 오자마자

백두산함이 사격을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해서 부선으로 들어오는 북한군을 부산 앞바다에서 격멸시키고요.

만약 그때 북한군이 부산까지 상륙했으면

우리는 아마 미군이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부산항을 점거당했을 거고

전쟁 초반에 미군 물자를 신속하게 한반도에 전개하는 걸 못했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공로가 큰 거죠.



백두산함을 처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국내에는 자료가 없었어요.

사진이라고 남아 있는 게 3~4장 정도였어요.

미국의 도면 판매 사이트에서 Sub-Chaser의 블루 프린트로 나온 도면들이 판매하고 있고요.

좌표를 나타내는 오프셋 테이블이라고 하거든요.

캐드 프로그램에서 테이블을 불러들이면 이런 식으로 점이 들어오거든요.

그 점들을 이어서 선으로 만들고 그 선을 모아서 면으로 만들면 이렇게 선체를 완성할 수 있거든요.


결정적으로 힌트를 줬던 게 '서브 체이서'라는 책이 있었거든요.

미국에서 이 구잠함을 타셨던 분이 쓴 수기가 있고요 그다음에 그분이 남겨 놓은 스케치가 있어요.

최영섭 예비역 대령님의 수기,

백두산함이 실제 전쟁 때 어떻게 활약했는지를 수기로 남긴 거거든요.

그 기록들을 바탕으로 제가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고 해서 배를 만들었었습니다.




하와이에서 3인치 포를 구입해서 탑재하는 사진이 하나 남아 있고요.

함포탄 100발을 구입하고 국내에서 들어와서 손원일 제독께서 무장이 너무 없다고 하시면서

20mm 기관총을 함교 양옆에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걸 가지고 만들었었습니다.

함교 위의 천막 부분은 탈착할 수 있는데

백두산함이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지붕이 없는 형태로 들어왔을 거예요.

여기서 작전하다 보면 더우셨겠죠?

60년대에 찍힌 사진에 보면 이 천막이 있거든요.

그다음에 통로 부분 위쪽에 렉을 이용해서 필요한 목재 자재 같은 걸 얹어서 다니는 사진도 있어서 재현했고요.

마스트 같은 경우에는 해군사관학교 교정의 실물을 찍은 사진이 있으니까.

그 사진을 가지고 참고해서 만들었었습니다.

제가 배 만들 때 제일 즐기는 장면이 마스트에 태극기 게양할 때거든요.

제일 뿌듯함을 느끼고, 그걸 해야 배가 완성됐구나 하는 결정을 지을 수 있어요.

'아 끝났다' 이렇게... 




역피라미드 형태가 선체를 상징하고요.

701이라고 적힌 게 함 번호

길게 솟은 이것은 배의 마스트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와 보셨어요?)

그전에 백두산함을 만드는 중에 한번 답사차 와봤는데

배를 만들면서 이런 역사적인 장소도 안 와보는 건 뭔가 아쉽다고 생각해서 왔었습니다.


여기 있는 세 분은...

가운데가 최영남, 당시 백두산함 함장님 흉상이고요.

여기 김창학 이등 병조.

조타실에서 교전 중에 포탄을 맞아 돌아가셨고요.

전병익 일등 병조 같은 경우는

3인치 함포탄을 장전 중에 외부에서 돌아가신 분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가 70년이 넘었고

그때 당시 이 작은 배로 지켰던 이 작은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스토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역사라고 생각해요. 불과 70년 만에...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해서 그분들의 희생 덕분에 이런 번영을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더불어서 백두산함 제작자로서 제 이름도 기억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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