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부정선거 증거 진짜 나오긴 했네요? 아...앱에서 작성

Rustchmean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07 11:22:38
조회 917 추천 22 댓글 21
														

7bed8274b18769ff3ee687e346896a3791eee497af7f127fd3814528

어쩌다 허리를 다치셨는지 친척분에게 여쭤보니까


병원 다녀오시던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셨단다.


그래도 엑스레이는 이상 없다고 나와서 친척집에서 보살펴드리고 있었고, 나도 한번 수발들었다.


그리고 바로 예정되었던 가족여행을 떠났다.


MRI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건 여행가는 길, 친적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병원에 한달가량은 입원해야 할 거란 얘기가 나왔고, 간병인으로 내가 채택되었다.


그날 저녁에 숙소에서 고속버스 티켓을 끊고, 바로 다음날, 여행짐을 들고 나는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그게 벌써 2주전의 일이다.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부족한 짐이나 빨래감은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충받거나 맡기고, 밥은 잘 나오고,


나름 글도 써보고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고.


재정비할 시간으로 생각하면서 보내는 중이다.


현재 정립한 일과는 대충 이렇다.


할머니가 대소변을 보실 수 있게 화장실을 데려다드리고, 또 뒤처리도 직접 해드리고,


밥 드시게 일으켜드리고, 샤워 시켜드리고, 걷는 운동 시켜드리고, 약 챙겨드리고.


수고 많으신 의사 간호사분들한테 친구들이 가져왔던 과자 돌리고.


그리고 짜투리 시간은 내 차지.


그렇게 바쁘다면 바쁘게 할머니를 보살펴드리던 어느날


크데의 은퇴소식이 떴다.


아직도 생생하다.


할머니 화장실 데려다드리고 밀린 카톡을 읽다가 그 소식을 봤을 때의 충격이.


사실 요새 꼴티 야구를 잘 못본다.


여자전용 병실에 4인실이라 시간대를 감안하면 야구를 트는 행위가 참 눈치보인다.


그래도 멀린스, 마운트캐슬 등의 성적은 챙겨보고 있었지만


20경기 연속 안타의 순간도, 20 20 달성의 순간도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뭔가 무미건조하게 스쳐지나가듯 축하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봤던 그 문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야구로 잠을 못 이루게 했다.


병실 복도를 서성거리면서 변할 게 없는 그 문장을 곱씹으면서


자꾸 감정이 형용할 수 없게 꿈틀거렸다.


캔버스에 뚝하고 기쁨이 떨어졌고, 차츰 분노와 슬픔, 허무 순으로 온 몸에 번져갔다.


비상구 유도등의 불빛이 그렇게 서늘해 보일수가 없었다.


크데, 그가 누구인가.


오타니보다 통산 방어율이 낮고, 오타니보다 시즌 홈런수가 많은


개야갤의 아이돌, 오리올스의 홈런타자. 비폭력 무저항 슬러거 아니겠는가.


13년, 조따리가 하위에 발을 디딘 그시즌.


그가 쏘아올린 수많은 폭죽들은 국내야구만을 즐기던 내게 신세계를 선사했다


다시봐도 참 말도 안 나오는 파워다.


현재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타자는 탠튼신밖에 없을 것이다.


'멋지잖아? 간지 나잖아?' 그렇게 나는 볼티모어를 보게 되었다. 씨발.


12시즌, 13시즌, 15시즌.


그가 잘했던 시즌은 냉정하게 말해 딱 이 3시즌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mvp 3위에 홈런왕 2회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있었고, 먹씨의 천재이자 구단의 악마 보라스가 있었다.


덕분에 그는, 개차도에게 줄 돈까지 끌어모은 꼴티와 7년 161m이란 대형 계약을 먹씨한다. 이후로는,,.


다들 알다시피, 희대의 광대로 재탄생한다.


개차도의 꼴티 손절은 언급하기도 싫다.


크데에게 먹씨를 안겨준 보라스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한 씨발놈일 뿐이다.


그냥 내 추억의 거포를 짓밟고 나락으로 보낸 크데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덕분에 16시즌을 마지막으로, 오리올스는 본격적으로 꼴티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엑윽보다는 최근에 포시를 간 게 참 다행이다.


그렇게 팀을 고통과 고독에 가둬버리고, 그는 떠났다.


매번 스프링캠프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외치던, 그는 떠났다.


올해야말로 야구를 즐길 수 있겠다던, 그는 떠났다.


남겨진 건, 추억과, 공허한 심장이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 새싹이 돋고 있다.


팀을 재건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돋고 있다.


만시니의 인간 승리 등의 감동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너를 대체할 순 없을 거 같다.


너는 역사를 쌓아올렸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300홈런도 쳤을텐데,


먹씨하고 계속 일했다면 500홈런도 혹시 몰랐을텐데,


이런 가정이야 의미가 없지만 너는 그렇게 망가졌어도 팀의 역사에 남았다.


자꾸 말이 길어진다. 병상에서 써서 그런가.


할머니는 요새 나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신다.


아파서 미안하고, 잠을 깨워서 미안하고, 가지각색의 이유로 미안해하신다.


그걸 보면서, 난 너가 생각났다. 너도 아프고 싶어서 정신이 아픈 건 아닐텐데.


너가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아직 돈은 더 줘야 하지만, 야구판도 떠났으니 널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가족들하고 잘 살고, 기부도 열심히 해라.


그리고 마음껏 웃고 다녀라, 덕아웃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꼴티는, 너의 유산들로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망주들을 볼 때마다 너가 생각날 거 같다.


언젠가, 그들이 반지를 낄 때가 올까.


그땐 너도 한 때의 추억으로 미화될 수 있을까.



잘가라, 텍사스 산 촌놈, 나의 영원한 홈런왕.

추천 비추천

22

고정닉 6

6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뒤숭숭한 시국에 기부나 선행으로 모범이 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1/06 - -
9510447 윤버지의 사냥개였던 가발신이 그랬잖아요 [1] 해갤러(121.154) 14:20 51 0
9510446 틀구이들은 찢신이 다스리면 스카통치 프라이드랜드 ㅇㅇ(115.21) 14:20 10 0
9510445 보다보면 윤버지 가발신 서사가 그냥 드라마 그 자체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0 23 0
9510444 남자는 프로맥스 여자는 프로 많이쓰네요 [1] ㅇㅇ(211.234) 14:20 29 0
9510443 찢신 슬로건 자체는 ㄹㅈㄴㅂ하죠 ㅇㅇ(39.7) 14:20 38 0
9510442 두창신, 떡국먹고 가라 [2] ㅇㅇ(220.72) 14:20 79 4
9510441 프로포폴로 재우면 진짜 답없긴하네요 ㅇㅇ(211.234) 14:20 33 0
9510439 요즘 대만 경쟁력 지리는듯 [3] ㅇㅇ(220.77) 14:19 56 0
9510438 졸수처 또 시간만 쳐 끌고 있는거 석재한 해갤러(121.154) 14:19 21 0
9510436 근데 밖에서 볼때 문제가 큰 그거였는지? ㅇㅇ(211.234) 14:19 17 0
9510435 [속보] '내란·김건희특검법' 등 8개 법안 본회의 상정 ㅇㅇ(118.235) 14:19 33 0
9510433 아니 윤버지수호단 여러분 [2] ㅇㅇ(182.217) 14:18 45 0
9510432 아니 개두창 집에있엇네요? 민중의곰팡이는 병신인지 ㅇㅇ(39.7) 14:18 10 0
9510431 찢신 슬로건 존나 공포스럽네요 [5] ㅇㅇ(210.126) 14:18 105 2
9510430 아 118.34 저분 걍 차단해야겠네요 ㅇㅇ(175.223) 14:18 24 1
9510429 전 요즘 아일릿 고등래퍼고튼이 끌리던데요ㄹㅇ [2] ㅇㅇ(118.34) 14:18 50 1
9510428 개야갤 좌빨들은 돈 없어서 물밥도 안 먹어봄? ㅋㅋ [40] 영원하라세징야(118.235) 14:18 1556 82
9510427 가발신 끝난거같은 ㅋㅋ [2] ㅇㅇ(211.234) 14:18 56 0
9510426 우한 갤러리 파딱 인신공양공산당 드럼통 레전드 아즈텍제물공산당(59.187) 14:18 12 0
9510424 삼전 5만원에 주운분들이 큰돈 버실 예정이죠 이글스오해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8 17 0
9510423 화교분탕의 홍대 룸술집 날조 - 남돌의 위치 ㅇㅇ(39.7) 14:18 25 0
9510421 전 요즘 아일릿 정당GOAT가 끌리던데요ㄹㅇ [1] ㅇㅇ(118.34) 14:17 38 1
9510420 딱 한분 남으신거죠? ㅇㅇ(211.234) 14:17 26 0
9510419 전 요즘 아일릿 기축통화로쓰이게될것 희가 태이쁘던데요ㄹㅇ [3] ㅇㅇ(118.34) 14:17 48 1
9510417 그린란드 강제합병하면 ㄹㅇ 대만침공 가능해지는거 아닌지 ㅇㅇ(106.101) 14:17 22 1
9510416 전 요즘 아일릿 소시왕조1옵션이 태이쁘던데요ㄹㅇ [1] ㅇㅇ(118.34) 14:17 33 1
9510415 범죄자가 뭔지랄을 하든 그게 의미가 있는건지 [4] ㅇㅇ(106.255) 14:17 47 1
9510414 전 요즘 아일릿 스벅맛goat가 태이쁘던데요ㄹㅇ [2] ㅇㅇ(118.34) 14:17 50 1
9510413 윤버지 생각해보니 쇼핑중독자네요? ㅇㅇ(182.217) 14:16 36 1
9510412 해야갤러들에게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상품 있슴 [5] 굥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6 70 3
9510411 개두창이 세오덴이었으면 간달프 도움 없었어도 [2] ㅇㅇ(175.223) 14:16 28 0
9510410 윤버지 소맥 20잔 출처가 아사히 신문인데 ㅇㅇ(223.38) 14:15 54 3
9510409 윤버지 시간 끌고싶어서 발악하는게 눈에 보이네요 ㅇㅇ(211.36) 14:15 27 0
9510408 물밥은 조선시대에도 저거보단 구휼이 낫게 ㅇㅇ(115.21) 14:15 18 0
9510407 두창이 탄핵반데 집회 인원 ; 눈온다고 100여명 한줌단 ㅋㅋㅋ ㅇㅇ(124.194) 14:15 25 0
9510406 윤버지 자괴감 드신다네요 ㅋㅋ ㅇㅇ(221.164) 14:15 24 0
9510405 곽튜브신 주식도 못하네요 ㅋㅋ [3] 끄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102 1
9510404 개두창 그냥 지금하는말 자진출두하면 성립하는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12 0
9510403 그게 그 같은 집안 식구인데 ㅇㅇ(211.234) 14:15 11 0
9510402 3군님은 호감인데 끄바신은 비호감인 ㅇㅇ(118.235) 14:15 13 0
9510401 요즘 물가 웰케 비싼지 ㅡㅡ 해갤러(220.81) 14:15 8 0
9510399 윤버지 망발... 새삼 더 웃긴 사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38 0
9510398 졸모림 그래도 이번 경기는 준비 잘했더라고요 [3] 끄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34 1
9510397 이제 시리아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없을까요?? [2] ㅇㅇ(106.101) 14:15 12 0
9510396 서부지법법원장 계순신이 우덜법연구회인건 아시는지 [1] 해갤러(220.126) 14:14 31 0
9510395 중앙지법볼은 또 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해갤러(121.154) 14:14 41 0
9510393 범죄자가 하는말에 일희일비할 의미가 있는지 [3] ㅇㅇ(106.255) 14:14 41 2
9510392 끄바는 싫은데 끄대바 님은 좋음 ㅇㅇ(118.235) 14:14 13 1
9510391 그냥 윤버지 수준이 메벤남하고 동급이 된건가 싶은 [1] ㅇㅇ(211.36) 14:14 21 0
9510390 ???: 아주머니 여기 틀구이 정식 세트 하나요 [5] 굥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3 91 6
뉴스 전현무, 홍주연 아나와 핑크빛 실현?... “올해 결혼운 있어” (전현무계획2)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