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팬들은 신진서가 백전백승하여 한국의 명예를 지켜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설사 AI가 둔다하더라도 백퍼센트 이길 수는 없다.

승률 80%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승률일지도 모른다.

신진서는 중요 대국에서 두번 실패했다. 하나는 아시안게임에서 쉬하오홍에게 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삼성배에서이다.

물론 그밖에 여러차례 국제대회에서 패배한 기록이 있긴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최근의 대국으로 한정해 보면 

위 두 대국이 팬들은 물론 신진서 자신에게도 유감스런 패국이 아닐까 싶다.

여기 바갤러 중 몇몇은 이번 패배에 많은 의미를 붙이려고 애쓰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이번 패배는 신진서가 기계가 아닌 인간임을 보여준 것일 뿐이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한국을 대표했던 이전의 일인자들도 중요한 경기에서 진 적이 많다.

그리고 신진서는 아직 젊다. 

젊긴 하지만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하드웨어가 늘 최상 컨디션일 순 없다.

더욱이 혼자서 국가 명예를 짊어져야 하는 심적 부담, 과도한 대국 수, 그리고 의지할만한 후배의 부족 등

피로감을 가중시킬만한 요인들이 꽤 많다.

우리나라 바둑의 최대 문제점은 저변이 엷은 것이라 본다.

한 사람이 수십년간을 이끌어갈 수는 없고, 새로운 세대가 계속 나와야 하는데

인재 풀이 점차 좁아지다보니 실력있는 선수층이 적어지게 되었다. 반면 중국은 우리와 반대다.

그러므로, 한국 바둑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장기적으로 바둑 저변을 넓힐 방법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고민해야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