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김띨띨 심판의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감정은 무엇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손에 들린 '룰 개정안'이란 문서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소릴 내어 말했다.
"지, 지금부터... 사석 룰 개정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띨띨 심판의 눈앞에 한중 양국 프로기사들이 가지런히 앉아 있었다.
그들을 보며 김띨띨 심판은 심장이 마구 고동쳤다.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문득 이상했다.
'이, 이럴 수가!'
눈앞에 앉은 한중 프로기사들의 얼굴이 동글동글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곱게 다듬은 바둑알처럼.
그것들은 천천히, 검은색 바둑알, 흰색 바둑알로 변했다.
그리고 바둑알에 섬짓한 미소가 떠올랐다.
"으아악!"
김띨띨 심판은 문서를 내던지고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그의 비명소린 허공에서 연주음 같은 멜로디가 돼 메아리쳤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그의 입가에서 바둑알 초콜릿의 단내가 흘러나왔다.
그토록 발광을 떨어도 누구 한 사람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 속에 바둑알 머리를 한 사람들이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창작 공포 단편 소설.
룰 개정의 공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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