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는 성공한 차라는 것은 반만 정답이다. 국내에서는 성공의 상징이라고 불리는데다 판매량도 승용차 전체 1위를 할 정도로 매우 많은데, 해외에서는 힘을 못쓰기 때문이다. 북미에서는 판매를 중단한 지 오래되었고, 현재 중동 지역에서만 소수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내수 전용 모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비록 해외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국내에서는 잘 팔리는 데에는 이름값도 있지만 대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국민차로 인정받던 쏘나타를 제치고 국민차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랜저가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번 포스트에서 상세히 살펴보았다.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랜저 이름값
많은 소비자들이 그랜저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랜저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아무나 살 수 없었던 부자들의 자동차였다. 집에 그랜저 있다고 하면 모두가 부러워 할 정도였다. 가격은 2천만원대였지만 당시에는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이 출시되면서 포지션이 낮아졌으며, 시대가 변화면서 그랜저 디자인도 젊어지면서 예전보다 위상이 많이 내려갔다. 하지만 그랜저가 가지고 있는 고급차의 가치는 계속 이어져 왔다. 현재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랜저만은 여전히 고급차로 인정받고 있고, 어디 나가든 그랜저 타고 다닌다고 하면 "성공했네", "잘됐네"라며 인정받는다.
그랜저의 주 수요층은 중장년층인데, 이들이 어렸을 때, 혹은 젊었을 때 봐왔던 그랜저는 그야말로 꿈의 차였다. 이후 이들이 직장에 취업하고 승진하면서 자리를 완전하게 잡고 경제력도 어느정도 갖추게 되면서 옛날에 꿈꿔왔던 그랜저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그랜저가 국민차 수준이 되긴 했어도 시작 가격이 3,303만원, 옵션 넣으면 4천만원대로 결코 만만치 않다는 가격도 브랜드 가치를 어느정도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 브랜드 가치 덕분에 제네시스로 이탈하려는 소비자들을 어느정도 붙잡는 효과도 있다. G80과 G90이 그랜저보다 급이 높은데다가 사회적으로 더 크게 인정받는 차지만 그랜저도 여전히 고급차로서 사회적으로 크게 인정을 받다 보니 굳이 제네시스로 급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랜저 오래 타던 사람이 새차로 또 그랜저 사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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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그랜저는 디자인적으로 크게 인정받는 모델은 아니다. IG까지는 괜찮았지만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된 이후에는 그랜저가 왜 저렇게 바뀌냐며 혹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고급차에서는 디자인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더 중시하다 보니 그랜저는 여전히 잘만 팔린다. 아니 예전보다도 더 잘 팔린다. 다만 해외에서는 그냥 대중적인 대형차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그다지 인기가 있지 않다.
쏘나타 옵션 넣은 가격과
큰 차이 없는데
옵션까지 괜찮다
쏘나타와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차이가 안나는 점도 그랜저로 수요를 끌어들이는데 한몫한다. 쏘나타의 가격은 현재 2,547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그랜저는 3,303만원부터 시작한다. 대략 750만원 정도 차이난다.
여기서 쏘나타는 기본 모델을 선택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많이 들어 옵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3천만원은 우습게 넘어버린다. 하지만 그랜저는 고급차이기 때문에 기본 옵션에도 꽤 신경을 많이 쓴다. 풀 오토 에어컨이나 내비게이션 같은 옵션들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특히 르블랑 트림은 3,534만원부터 시작하면서 18인치 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앰비언트 라이트,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선호 사양들이 기본으로 추가되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갑으로 불린다. 여기서 옵션을 더 추가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거기다가 쏘나타는 대중차인데 반해 그랜저는 여전히 고급차로 인정받고 있다는 차이도 있다. 즉 정리해보면 쏘나타에 옵션 적용한 가격과 그랜저 가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데 반해 위상 차이는 매우 크고, 옵션도 꽤 알차게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쏘나타 사려고 계획했던 사람들도 그랜저로 넘어온다. 다만 올해 말 그랜저가 풀체인지 되면 가격 차이가 벌어저 이 장점은 약간 희석될 수 있겠다.
3~4천만원대로
6기통 엔진 선택 가능
3~4천만원대로 6기통 엔진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에서 이 가격대에 책정된 6기통 엔진 차량은 거의 없다. 세단만 살펴보면 그랜저와 그 형제차 K8, 제네시스 G70 뿐이다. 단 G70은 크기가 작다는 단점이 있다.
수입차로 가면 6기통 엔진이 장착된 세단을 구입하려면 생각보다 꽤 비싸다. 5시리즈는 6기통 엔진 라인업을 현재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A6는 디젤만 6기통 모델을 판매 중이며, 가격도 할인받아 6천만원 후반이다. E클래스는 가솔린 6기통 모델이 존재하는데, 가격이 1억이 넘는다.
반면 그랜저는 3,588만원부터 6기통 가솔린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가성비가 좋다는 르블랑 트림을 선택해도 3,922만원으로 4천만원이 조금 안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성능이 높고 정숙성이 뛰어난 6기통 엔진이 장착되면서 실내 공간도 매우 넓고, 옵션까지 빵빵하게 적용된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차는 사실상 그랜저 밖에 없다. 판매 비율은 그랜저 모든 엔진 라인업 중 가장 낮지만 그래도 적은 편은 아니다. 작년 한해 그랜저 전체 8만 9,084대 중 6기통 모델은 7,562대가 팔렸다.
경쟁 모델이
거의 없다
경쟁 모델이 거의 없는 점도 있다. 중형차 시장을 보면 쏘나타 경쟁 모델로 기아 K5를 비롯해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 폭스바겐 파사트, 아테온, 푸조 508,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가 있다. 쏘나타, K5 외에는 판매량이 미미하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이 있다.
반면 준대형차 시장으로 오면 그랜저의 경쟁 상대로 기아 K8, 토요타 아발론 뿐이다. K8은 그랜저와 형제차(그랜저가 풀체인지 되면 K8과 플랫폼, 엔진을 완전하게 공유할 예정)로 사실상 브랜드와 이름만 다른 차이며, 아발론은 국내에서 존재감이 매우 미미하다. 예전에는 쉐보레에 임팔라, 르노삼성에 SM7이 있었지만 그랜저의 아성에 밀려 모두 단종되었다.
그랜저 풀체인지 위장막 씌워진 모습 보려면 클릭!
그 후로 다른 브랜드들은 준대형차 시장에 진출을 하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면 준대형차 인기가 없다 보니 중형차가 플래그십 모델로 군림하고 있으며, 미국차는 SUV와 픽업트럭 중심이어서 세단 모델 자체를 잘 내놓지 않고 있다. 남은 것은 일본차 뿐인데, 이 역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보니 모든 수요가 그랜저(또는 K8)로 몰리고 있으며, 국산차 판매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그랜저 풀체인지는 여기서 상품성이 더 업그레이드 되다 보니 앞으로도 전망은 매우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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