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뭐니 해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금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친환경차, 그중에서도 전기차일 것이다. 전기차 생산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더 이상 일부 제조사만의 일이 아니게 되면서, 많은 브랜드가 앞다퉈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쌍용차도 이 대열에 합류해 코란도 e-모션으로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문제는 실물 사진이 포착되자, 네티즌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힘든 사정에 애써서 만든 전기차인데, 실물이 어떻길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글 정지현 에디터
코란도 e-모션은
어떤 모델일까?
코란도 e-모션은 프로젝트명 ‘E100’으로 개발해 온 쌍용차의 첫 전기차다. 차명에서 눈치챌 수 있듯 전체적으로 코란도와 흡사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다만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공기 역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각진 부분을 유선형으로 다듬고 전면부에 위치한 그릴을 폐쇄형으로 막은 게 특징이다.
더불어 친환경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 차체 곳곳에 푸른색 장식을 더하고, 테일램프 역시 클리어 타입으로 변경한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휠 역시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구멍을 막은 형태다.
이 정도 스펙으로
국내 출시되면 팔릴까?
최근 환경부에 따르면, 코란도 e-모션의 주행거리가 확정됐다고 전해진다. 해당 모델은 전륜구동 히트 펌프 기준 61.5㎾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상온에서 최대 307㎞, 저온에서 252㎞를 주행한다. 1회 주행거리 400㎞ 내외를 보여주는 쉐보레 볼트 EV,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보다 짧은 수치이기에 주행거리로 경쟁력을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편, 인증 자료에 따르면 코란도 e-모션은 약 188마력을 내뿜는 전기 모터를 탑재했고, 2WD 모델로 출시된다. 공차 중량은 히트 펌프 탑재 모델이 1,845kg, 미탑재 모델이 1,840kg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보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코란도 e-모션을 구매할 때 보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먼저 국고보조금은 768만 원으로 책정됐다. 지자체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서울은 960만 원, 경기와 부산 등에서는 1,2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공식적으로 차 값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e-모션이 4,000만 원대 초반 정도의 가격으로 출시돼야 한다는 분석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코란도 e-모션의 국고보조금과 주행거리가 확정됐음에도 쌍용차는 국내 출시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도체 등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이 제한적이어서 일단 유럽 수출을 먼저 진행한 후 부품 수급이 원활해지면 국내 출시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행 중인 코란도 e-모션 / 오토포스트 독자 제보
“급하게 내놓은
티가 난다”
한편 일각에선 코란도 e-모션에 “급하게 내놓은 티가 나는 차”라는 평가를 더하고 있다. 이건 무슨 말일까? 앞서 언급했듯 쌍용차는 유럽 수출을 먼저 진행한다. 이는 부품 수급의 문제도 있겠지만, 유럽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함도 있다. 한마디로 배출가스 규제에 따른 페널티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말이다.
EU는 내연기관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1㎞ 당 95g으로 제한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판매 차량 기준으로 쌍용차 58개 세부 모델·트림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7g/1㎞이다. 하지만 배출가스 제로인 전기차를 판매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이에 쌍용차가 전기차 판매를 서두르는 것이다.
코란도 e-모션 / 보배드림
코란도 전기차
실물로 보니
지금부터는 실물 사진을 기반으로 네티즌의 반응을 살펴보자. 일부 네티즌은 “휠이랑 테일램프만 손봐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 “2000년대에 많이 하던 테일램프 크롬 테두리 몰딩 붙여놓은 거 같네”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구멍을 막아놓은 휠이 아쉽다는 반응을 더한 것이다. 공격성능은 좋아졌을지 모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멋스럽지 않고 답답한 디자인이라는 의견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또한, 테일램프 역시 많은 소비자가 불만을 표하는 부분이었는데, 전체적인 의견을 종합해보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전기차임을 강조하려 이것저것 디자인을 더했던 게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가 된 듯 보인다.
코란도 e-모션 / 보배드림
끝나지 않은 혹평
좀 더 살펴보면...
네티즌의 혹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소비자는 “파란 거 막 달아 놓으면 다 전기차야?”라며 불만을 더했다. 앞서 언급한 클리어 타입 테일램프처럼 전기차임을 강조하는 요소인 파란색 포인트 컬러가 오히려 디자인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코란도 e-모션에는 곳곳에 파란색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이 차체의 메인 컬러와 어우러지지 않고 붕 뜨는 느낌이 든다는 지적이 많았다. 파란색의 색감이 마치 문콕 방지용 스펀지 색과 비슷하다는 반응까지 존재했다. 여기에 더하여 “앞 범퍼에 갈 곳 잃은 라인들이 난잡해 보인다”라는 반응도 있었는데, 앞 범퍼에 멋을 내기 위해 더했던 여러 라인들도 소비자의 빈축을 산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국차 같다고 하면
칭찬으로 생각해야 할 수준”
이외에도 네티즌의 부정적인 반응은 곳곳에서 관찰됐다. 심지어 “중국차 같다고 하면 칭찬으로 생각해야 할 수준”이라는 의견까지 살펴볼 수 있을 정도였다. 더하여 “가격이 엄청 저렴하지 않은 이상 힘들 듯”이라며 저렴한 가격 책정이 중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더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또한 “일부러 망하라고 저러나?”, “국내서 디자이너 하나 구하는 게 그렇게나 어려운 일이었니”, “비닐 안 뗀 것 같아요”, “멀리 안 나간다”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물론, “그래도 어떻게 애써서 만들었는데... 안타깝다”, “더 잘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라며 쌍용차를 향한 애정 어린 아쉬움을 드러내는 소비자도 존재했다.
코란도 e-모션 / 전기차 동호회
전체적으로 코란도 e-모션의 디자인은 ‘과유불급’의 대표 사례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실제로 몇몇 네티즌은 해당 모델에 “차라리 깔끔하게 가지... 너무 과했다”라는 반응까지 더하고 있다. 곳곳의 라인들, 포인트들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것이 아닌, 자기주장을 거세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운 회사 사정에 힘들게 전기차를 낸 것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세상사는 마음대로 되는 법이 없는 법. 코란도 e-모션이 국내에 출시할 때쯤에 소비자의 반응이 어떨지, 오늘 살펴본 반응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독자의 생각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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