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코로나 군번의 군생활 회고 썰 (3)

육갤러(115.138) 2024.04.27 19:31:17
조회 209 추천 0 댓글 0


 

2편



-- 훈련소 --



격리 기간이 끝나고 슬슬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될 쯤에, 부모님한테 전화할 사람은 나라사랑 카드 들고 행정반쪽으로 오라고 하더라고


3주차니까 동기들끼리 친해지기도 했고, 샤워도 했고, 똥파티 모집같이 코로나때문에 있던 제약들은 풀린 시점이라 삶에 대한 만족도가 좀 올라간 시점이었음


그래서 다들 기분좋은 상태로 전화하러 갔던 걸로 기억해


내 차례가 와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첫 마디가 "너 괜찮아?" 였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까, 훈련병 중에 한 명이 ㅈㅈ치고 퇴교해서 이런 실태를 언론사에 제보한 거였음.. 그래서 가족들은 그런 기사를 보고 걱정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격리기간을 버티고 난 후라 그냥 괜찮다고 말하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고 하고 생활관으로 옴


근데 오랜만에 엄마 목소리 들은 동기들이 다 울고 있더라 ㅋㅋ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다가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긴장이 풀려서 그랬고 생각함


나는 입대하기 전에 다이소에서 작은 수첩이랑 볼펜을 사서 챙겨갔었는데, 남은 군 생활이 얼마고 전역하고 나면 계획같은걸 적기 시작했어


군대 갔다온 사람이나 복무하는 중인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도파민 공급처가 다 끊기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 인생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게 되잖아?


나도 그랬었던거 같음. 지금은 디시에 글이나 쓰고 있지만 ㅋㅋ


나중에 보급품을 받는데, 우리 중대 보급병이 좀 어리버리해서 사이즈를 다 안맞게 가져왔음


선임이 훈련병들 앞에서 ㅈㄴ 갈구는데 괜히 나까지 무섭더라..


근데 그새끼가 베레모 55사이즈 줘서 전역때까지 베레모 핏이 ㅈ같았음


자대가면 바꿔준다 아무거나 가져가라 이런거 다 개소리고 무조건 보급품 사이즈는 넉넉하게 받는게 좋다


휴가나갔을때 군복핏 생각해서 작게받는 병신들도 있었음


여차저차 해서 본격적인 훈련 기간이 시작됨


처음 총소리를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엄청 크더라


난 쫄보라 총에 문제가 있어서 총알이 뒤로 발사되면 어떡하지? 이런생각 존나 함 ㅋㅋ 그런 일은 없더라고


근데 내가 총을 못 쐈던건지, 총에 영점을 잘 못 맞춰놨던건지 영점사격만 계속 떨어져서 결국 보충교육같은걸 받게 됨


남들 다 쉬는데 나랑 몇명만 보충교육 받으러 집합할때 이상한 열등감 같은게 생기게 되더라


군생활 마치고 보니까 별 거 아니었고, 당장 훈련 끝나고 보니까 보충교육 안 받은 사람들은 설거지 하고 있음 ㅋㅋ 군대에서 빨리 끝내고 쉬는건 없다


수류탄 훈련 하기 전날에, 조교가 자기 죽기 싫다고 꿈자리 안 좋았던 사람은 그냥 훈련 열외하라고 그러더라 ㅋㅋㅋ


수류탄 던지는 주간부터는 조교들이랑 말도 놓기 시작하고, 막 잘해주기 시작함. 이때부터 군대도 다 사람 사는 곳이란걸 느끼게 됨


발 못 맞춘다고 쿠사리 주던 조교도 알고 보니까 나랑 동갑이었고, 단순히 나보다 입대를 몇 개월 빨리 한 평범한 사람이더라고


이후로는 훈련소 생활이 나름 낭만적이었음. 20대 초반 남자들이 모여서 각개전투 하는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냐


수류탄도 던지고, 구급법도 배우고 하다 보니까 행군만 남은 시점이 왔음


나는 그래도 훈련소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싶어서 군장도 FM으로 싸고, 중간에 열외 안 했음


뭔가 내 나태했던 20대의 생활을 행군을 기점으로 바꿔보고 싶은 마인드도 있었고


근데 연병장에서 연대장 연설 들을때부터 ㅅㅂ 그냥 가라군장 쌀걸 함


나중에 전역 전날에 당직 서면서 인트라넷에서 훈련병때 행군 하던 사진 보니까 감회가 새롭더라


그렇게 마지막 훈련인 행군을 마치고, 한 2~3일동안은 내가 사용했던 장구류들 정비하며서 말년체험을 하게 됨


훈련소 생활 마치고 나갈때 보니까 내가 왔을때랑 완전 똑같더라고


지금까지 몇명이 여기를 거쳐갔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렇게 5주동안 나가지 못했던 신교대 정문을 나감


열차 타고 전국을 뺑뺑 돌면서 가는 자대별로 사람들 떨궈주는데 


열차 블라인드를 걷지 말라더라.. 사람들이 군인들 보이는거 안 좋아한다고


나는 자대가 강원도라 열차를 타고 한강 위를 지남


익숙한 풍경이 보이는데 나는 자유의 몸이 아닌 그런 뭐같음이 느껴지더라


춘천역 까지 가서 내림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1676776 오타쿠처럼 생긴 맞선임 [1] ㅇㅇ(118.235) 05.12 99 0
1676775 ㅅㅂ내일 작업힘들거같은데 체단실 ㅇㅇ(118.235) 05.12 65 0
1676773 청원휴가 관련 육갤러(211.234) 05.12 30 0
1676772 정액1리터뽑을수잇는히토미품번추천받는다. [22] ㅇㅇ(106.101) 05.12 327 0
1676771 전투화 고어텍스인 놈들 보면 ㅈㄴ 부럽더라 [1] 샘레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61 0
1676769 전역할때 군화 신던걸로 가져와라 [5] ㅇㅇ(117.111) 05.12 247 0
1676767 상병 4호봉까지 휴가 9일밖에 안 나갔으면 ㅁㅌㅊ냐 [6] 샘레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38 0
1676766 고참 때 동기들이랑 멀어지니까 힘드네 [1] ㅇㅇ(104.28) 05.12 147 0
1676765 이거 원래 이런거냐 육갤러(106.101) 05.12 51 0
1676763 말출 10일<<진지하게 좆된거냐? [2] 육갤러(211.246) 05.12 261 0
1676762 국방모바일 지웠다가 다시깔았는데 설치일자 바뀐 이병입니다 이거 자대갈때 [2] 육갤러(211.234) 05.12 147 0
1676761 와 진짜 나 아직도 세자리수네 [3] 육갤러(223.39) 05.12 241 1
1676760 통신병 선임분들께 질문드립니다 [1] ㅇㅇ(118.235) 05.12 90 0
1676758 니네 사제 쓰는 거 뭐 있냐 [13] 샘레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98 1
1676754 죽고 싶다 [1] 샘레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02 0
1676753 취사병들은 밥 싸는게 보직이다보니까 [1] 육갤러(223.39) 05.12 152 0
1676752 자대밥 원래 맛없냐 ㅇㅇ(223.39) 05.12 39 0
1676751 주말이랑 일과외 근무 보상 안해주는 부대 있음? [6] 육갤러(223.39) 05.12 110 0
1676750 취사병은 그냥 기지배 포지션이고 형아(211.234) 05.12 63 0
1676748 군인들 노안 심한이유가 형아(211.234) 05.12 84 0
1676747 우리부대 이번주 신병 흑인들어옴 ㅋㅋㅋㅋ [7] 육갤러(106.101) 05.12 501 2
1676746 미필인데 [1] ㅇㅇ(58.122) 05.12 65 0
1676745 취사병 <<< 멋있지않냐 [4] ㅇㅇ(223.39) 05.12 170 0
1676744 본인 위치 ㅁㅌㅊ ㅇㅇ(39.7) 05.12 72 0
1676743 야전공병 [1] 육갤러(211.234) 05.12 49 0
1676742 군인들 노안 ㅈㄴ심하네 [2] ㅇㅇ(223.39) 05.12 152 0
1676739 헬창에 체력특급이어도 행군은 뒤질만큼 힘드냐? [5] ㅇㅇ(118.235) 05.12 257 0
1676738 말출 15일이면 어떰? [2] 육갤러(211.234) 05.12 176 0
1676737 방공 쪽인데 호국훈련 많이 힘든가요? 한 달 내내 한다고 합니다 [2] 육갤러(106.101) 05.12 106 0
1676736 진짜 생활관 불은 왜 쳐 끄는거임? [4] ㅇㅇ(118.235) 05.12 317 0
1676735 니들도 종교 몇번 가면 휴가 하루 주냐? [4] 육갤러(211.234) 05.12 149 0
1676731 근데 부대가 서울인건 진짜 집이 잘 살아야함? [3] 형아(211.234) 05.12 224 0
1676730 후반기 카메라 해제 [1] 육갤러(211.235) 05.12 178 0
1676729 내일부터 kctc다 [6] 육갤러(211.234) 05.12 192 0
1676727 나보다 위치 좋은얘들 있냐? [10] ㅇㅇ(118.235) 05.12 282 0
1676726 전술통신 무조건 가설병임?? [1] 육갤러(117.111) 05.12 76 0
1676725 주말 성경) 예수처럼 안 살면 지옥 간단 기록이 있다 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98 0
1676724 22-11 가자 얘들아 [1] 육갤러(106.101) 05.12 145 1
1676723 이 짬에 휴가 7일 남은거 어떻게 생각함? [2] 와우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45 0
1676722 기업은행은 원래 담보대출안됨? 육갤러(106.102) 05.12 30 0
1676721 청계산입구에서 주말 저녁에 택시 잘 잡힘? [2] ㅇㅇ(118.235) 05.12 33 0
1676719 군생활 버티는법 [3] 육갤러(223.62) 05.12 186 0
1676717 KCTC 씹.. 육갤러(211.36) 05.12 108 0
1676716 3박4일 휴가 나왔는데 ㅇㅇ(223.38) 05.12 79 0
1676714 미친 경쟁률의 공군 근황...jpg [1] ㅇㅇ(223.39) 05.12 409 2
1676712 근취때는 무조건 잠만 자야하는거냐 [2] ㅇㅇ(118.235) 05.12 189 0
1676711 육갤러(172.226) 05.12 20 0
1676709 일정표에 1월에 혹한기 2번 있던데 뭐임 육갤러(117.111) 05.12 50 0
1676707 이거 ㅈ댄거냐 호재냐 ㅇㅇ(118.235) 05.12 60 0
1676706 311대대 3중대 대위를 고발합니다. [27] 육갤러(223.38) 05.12 2980 11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