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에서 7번이나 떨어진 공시생, 직장 상사 괴롭힘에 시달리던 직장인, 하루하루가 정신없는 워킹맘. 지난 3일 넷플릭스 드라마에 공개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속 입원 환자들의 면모이다.
"우리 모두 정상과 비정상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라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드라마가 담아내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은 평범한 이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 정신질환자들은 385만 명에 이른다. 이 드라마를 자문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지훈 교수는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예상하기 힘든 병"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오지훈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입원 병동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배경이 된 곳이다. 입원 환자들의 범위는 다양하다.
가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오지훈 교수 /사진=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어떤 환자들이 주로 입원을 할까. 오 교수는 "극단적적인 선택 관련한 사고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제다. 입원하는 환자들의 범위는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하다"라고 답했다. 그는 "청소년도 입원하기 위해 굉장히 많이 온다. 학생들이 오는 이유는 우울감 또는 또래 집단에서의 어려움 같은 성인과 많이 다르지 않다. 다만 청소년들은 극단적인 사고, 자해 행동들이 성인보다 더 충동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작년 자살, 자해를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 다섯 명 중 한 명은 10대였다.
조울증, 사회불안 장애, 가성치매, 우울증, 망상증, 조현병 등 드라마에서는 적지 않게 정신질환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런 병들로 정신병동에 입원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질환명을 갖고 입원하지 않는다.
자신이나 혹은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입원 대상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정신병동은 질환명을 가지고 입원하지는 않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자신이나 혹은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입원 대상이 된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조울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보호자 2명의 동의를 힘들게 얻는 모습이 나온다.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인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서는 2명 이상의 보호 의무자의 신청과 서로 다른 병원에 소속된 전문의 2명 이상의 일치된 소견들이 필요하다.
오 교수는 "이로 인해 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들을 선제적으로 입원시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타해나 자해 위험이 있는 환자들을 먼저 입원시키고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 의견이다"라고 전했다. 간호사 박보영의 우울증 '드라마 속 포인트'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사진=넷플릭스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 주인공도 극 중에서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엄마도 본인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모습에 대해 오 교수는 "드라마 속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암 전문의도 암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의료진들도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 정신병은 마음과 의지의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 원인이 밝혀진 질병이다. 그래서 정신질환은 외면하지 않고 치료하려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열이 40도까지 올랐는데 차가운 생각을 한다고 열이 내리지 않는다. 정신질환자라면 전문의의 치료와 그에 맞는 적절한 약 처방이 필요"라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정신질환을 앓거나 그런 이의 보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 교수는 당부한다. "진정한 치료는 결국 사람이 합니다.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함께 있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섣부른 조언 대신 그들의 마음을 공감해 주세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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