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쿠돌 

나이: 20대 후반 

직업: 무직이거나 공시실패, 혹은 취업준비생 

대학 졸업후 아직도 취업하지 못한 김쿠돌군 

오늘도 오후 늦게 일어나 핸드폰을 킨다. 

내심 기대를 갖고 화면을 보지만, 역시 연락은 없다.

그래 오늘도... 

어쩔 수 없이 허름한 패딩을 꺼내 출근 준비를 한다.

오후 6시 

이때쯤 야간조 셔틀이 집 앞으로 슬슬 온다. 

다른 사람들 퇴근할 때 홀로 허름한 패딩을 입고 셔틀을 향해 가는 김쿠돌 군 

줄에 멀뚱멀뚱 서 있으면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대학생, 한때 잘 나갔다 말아먹은 아저씨, 무슨 사연인지 모르는 아줌마 

잠시 후 셔틀이 오고 우중충해 뒤질 것 같은 분위기에서 모두가 버스를 탄다.

셔틀을 타고 핸드폰으로 구직 정보를 보는것도 잠깐 

우중충한 조명 안에서 두시간동안 꿀잠을 잔다. 

그리고 시작되는 눈뽕 

아 ㅅㅂ, 도착이다. 

체크인 하고 30분의 시간이 남았다. 휴게실에서 먹는 빵이 꿀맛이다. 

10분 남기고 슬슬 작업장으로 내려간다. 

고인물, 신입 모두 한 마음 

오늘의 배치도 여전히 캠프, 예외는 없다. 

먼저 배치받은 사원님들이 박스를 열심히 테트리스 쌓고 있다. 

초록빛 바닥, 칙칙한 분위기 

미래라고는 보이지 않지만 

당장 이번 달 월세가 걱정인 쿠돌은 이내 박스를 쌓는다. 

세시간 뒤, 꿀맛같은 식사시간이 찾아왔다.

밥은 최대한 많이, 빠르게 해치운다 

그동안 못본 핸드폰을 보고 군대 짬밥 수준의 밥을 밀어넣는다. 

쿠팡의 좋은? 점이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낄수 있게 하는건데

고봉밥에 반찬을 퍼 먹으면 잠깐이나마 힘이 난다. 

밥을 먹고 쉬는시간 30분이 남았다. 

휴게실에는 좀비처럼 뻗은 사람들 뿐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인생 갈때까지 간, 못 배운 사람이 최종적으로 오는 곳이 물류라고 한다 

대학까지 나온 김쿠돌 군은 생각했을까? 

취직이 하도 안 돼서 본인도 여기 오게 될 거라고 

음악 몇 곡을 들으니 쉬는 시간이 끝났다. 

다시 똑같은 공정으로 북귀 

또 박스를 쌓는데 박스가 계속 밀려온다 

결국 터진다. 

'사원님, 박스 빨리빨리 처리 부탁해요' 

관리자의 목소리에 일단 가벼운 놈들부터 빼고 작은 놈들은 사이에 쑤셔 넣는다. 

그렇게 탑을 쌓고 자키로 빼내고 

또 빠레트 가져와 쌓고 

영하의 날씨에 땀이 흐른다. 

그래도 이제 집에 갈 시간. 

5시 20분. 모든 벨트가 멈추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이때는 관리자들도 암말 하지 않는다. 

담배를 피러 가거나, 벨트 앞에서 멀뚱히 대기하며 서로 얘기를 나눈다. 

대학생 

빚이 5000만 있는 사람 

왕년에 내가 누구였다는 사람 

아줌마 

참 여러가지 사람들이 여러 사연을 가지고 있다.

5시 50분. 드디어 퇴근

자판기에서 크림빵과 커피를 마지막으로 먹는데 꿀맛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마음 한 켠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내일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체념을 가지고 셔틀에 탄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온 쿠돌은 또 메일함을 확인 하지만 

없다..

새로운 소식이 없다. 

김쿠돌의 마음 속 두려움이 점점 체념으로 바뀌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