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내심이 부족하다. 바로바로 확실한 보상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부터 차오른다.

나도 이런 내 자신이 싫다. 카페 알바를 해도, 편의점 알바를 해도 어딜가도 나는 도중에 항상 도망치기 바빴다.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 이젠 조금만 힘든 일을 시켜도

포기하기 일쑤셨고,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으면서도 자꾸만 엇나가게 된다.

안 해본 일은 없지만 끝까지 뭔갈 해냈다고 할 만 한 일은

진짜 거의 없었다. 그나마 쿠팡은 자주 가서 일 하는 편인데

그 이유가 다음날 바로 보상이 들어오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조퇴하거나 확정취소를 하는 등

스케줄을 취소하는 일이 잦아졌다.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그 순간에 이미 한숨부터 나온다.

나보다 나이 많으신 어른들도 열심히 일 하고있는데 

나만 혼자 뒤쳐지는 것 같아서 슬프다.

뭘 해도 재미가없고 마음 속이 공허하다.

옛날에는 분명히 내가 정말 하고싶은 일이 있어서

공모전도 참가하고 밤 늦게까지 작업하면서도 즐거웠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이 없어졌다.

이참에 새해도 밝았으니 이번년도 만큼은 내 자신을

뜯어고치고 싶어서 정신과라도 가보기로 했다. 

살면서 처음 가보는 정신과 상담이라 조금 무서웠지만

막상 가보니 그냥 일반 병원과 다를게 없어보였다.

난 나에게 딱히 정신적인 결함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누구나 겪고 지나가는 슬럼프인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상당히 심한 ADHD에 조울증까지 가지고있었다.

그래서 이제 약먹으면서 집중적으로 상담치료를 받고 자격증 공부부터 하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