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도 겨울이었나

당시 공뭔 준비한다고 여름에 벌어놓은 돈이 떨어져서

먹고 살아야지~ 하며 주1~2회

쿠팡 풀필먼트 뽈뽈뽈 나가던 시점이었음

별거 아닌거 같아도 시간은 드럽게 안가고 다리는 아프고

관리자들은 심심하면 지나가는 사람 잡아서 1층

포장 하는 곳(일이 ㅈㄴ 빡센곳)에 보내 버리니까

공기가 싸하다 싶으면 바로 열심히 일하는 척 물건 ㅈㄴ 빨리

담고 그랬지

한번하면 진이 다 빠지니 매번 가는 날은 출근하기 싫었으나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으니 끝나고 컵라면 사서 자취방에서 먹는걸로 나를 위로하곤 했다

그날은 오전 출근이라 4시에 버스 타러 갔을 무렵이다

22~24살 정도로 보이는 꼬맹이가 술에 취해

"오늘 클럽에서 돈을 너무 많이 쓴거 같다" 이대로라면

이번 달 천만원을 그냥 술먹는데 쓰는 거 같다며

전화로 자랑 아닌 자랑을 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누구는 6만원 벌겠다고 꼭두새벽부터 나가는데

누구는 용돈으로 천만원씩 받고 있는 현실에 괴리감이 느껴질만 했으나

나는 묵묵히 걸었다

풀필먼트 자리가 없어서 허브로 지원해

그 힘들다는 상하차를 몇번 다녀와도

그 겨울은 금방 지나갔다

택시비로 5천원을 남겨뒀으나

일 끝내고 배가 고파 라면과 삼김을 사서 갈려고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거리를 쉬어쉬어 가며

2시간이 걸려 도착한 날도 있었다

결국 힘든일과 시간은 지나가기 마련

금요일 저녁인 오늘 시청에서 당직을 스면서

그 시절을 추억하며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