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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단기직의 하루,txt모바일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07 01:48:55
조회 1655 추천 21 댓글 5

아침 6시

다른 날 같았으면 푸지게 자고 있을 시간

무단결근에 대한 압박인지, 아니면 통장잔고에 대한 압박인지

알람도 없이 눈이 떠진다.



6시 30분


멘토스, 사탕 몇개를 챙긴 후 바로 집을 나선다.

아 좆같다.

아침인데도 진짜 좆같이 덥다.

벌써 등은 땀으로 젖어가고 어쩔 수 없이 긴 츄리닝을 입은

다리 사이사이로 땀이 맺힌다.

버스 정류장엔 매번 보던 아저씨랑 아줌마가 벌써 나와있다.

가볍게 목례를 마친 후 버스를 기다린다.


6시50분

버스가 왔다. 오늘따라 5분정도 늦은 듯하다

에어컨을 안트는 버스기사한테 끝없는 악의가 솟구친다.

하지만 이 버스에 타는 그 누구도 에어컨을 틀어달라 요청하지 않는다.

왜일까


7시40분

드디어 센터에 도착했다.

바로 전화번호를 찍은 후 아이스크림 하나를 입에 문다.

파시통통 누가바 천혜향바 모히또바 와삭바..

밖에선 쳐다도 안 볼 7~8선발들이 나를 반긴다.

냄새 풀풀 나는 신발장 사이에서

S급 안전화를 찾는다.


최대한 냄새가 덜 나고 깔창이 푹신한 안전화.

어제 내가 구석에 숨겨뒀는데 ..누가 야간에 신었나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안전화로 갈아 신고 목걸이를 받는다.

신발을 들고 5분을 걷고, 또 엘리베이터에서 5분을 기다려

휴게실에 도착했다.

대체 이 개미굴 같이 좆같은 동선은 누가 짜놓은 걸까

매번 감탄만 나온다.

사물함에 휴대폰,지갑을 넣은 후 자물쇠로 잠군다.

매번 하는 일이지만 정말 비효율적이다.


8시 10분

근무장으로 들어간다.

진짜 좆같이 덥다. 주변에 널려있는, 천장 곳곳에 박혀있는

시뻘개진 선풍기들만이 나를 반긴다.

캡틴 앞에 있는 코끼리에어컨이 정말 탐난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근무배정을 받는다.

제발 어패럴..제발 어패럴..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내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린다.

"사원님은 논토터블로 가실게요"

휴 개좆같지만 다행이다.

오늘은 신규가 많아서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중앙분류로 끌려가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

내부온도 40도에 가까운 이 날씨에

2층에서 중앙분류를 하느니 차라리 조퇴를 선택하겠다.


논토터블은 일단 박스나 비닐보다는 조금 무거운

5~20키로 정도 되는 무게들을 반품검수하는 일이다.

일 자체는 원숭이도 하루만 배우면 금방 하지만,

8시간 내내 목장갑끼고 하루종일 서있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토터블에 비하면 논토터블이 조금 더 괜찮은 거 같긴 하다.

토터블에서 근무할 때 썩은 팩인도카레에서 피어난 형용할 수 없는 곰팡이들과 구더기들을 볼 때에 충격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실제로 파리바게트 봉투에 반품 온 아기 똥기저귀와, 깨진 간장을 온 몸에 묻힌 신규가 두시간만에 조퇴하는 모습도 보았다.

그에 비해 논토터블은 뭐..

가끔 거울이나 유리장만 조심하면 된다.

가전제품은 교육받은 계약직들이 알아서 하고, 애플이나 갤럭시 고가 전자제품들도 지들이 2차분류를 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건 없다.



1시

드디어 점심시간이다.

바로 휴게실로 달려가 (실제로 뛰면 존나 혼남) 휴대폰을 꺼낸다

역시나 전화 문자 카톡은 단 한통도 와있지 않았지만,

어제 먹은 반지가 팔렸다는 메이플핸즈 알림은 언제나 날 설레게한다.



1시10분

식당에 도착했다

오늘의 식단은..

미트볼 (인당 3개)
무말랭이
숙주무침
깍두기
오이냉국이다.

진짜 애미가 뒤진건가?

아무리 공짜밥이고 , 밥 맛 없기로 소문난 센터라지만

닭고기 함량이 50프로는 될 거 같은 개부랄보다 작은 미트볼 세개라니

자연스레 라면식에 눈길이 간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다 똑같은 법.

이미 라면줄엔 끝이 안보일 정도로 사람이 가득하다,

라면기계는 5개..기계당 2그릇.. 사람당 3분30초..

계산을 끝낸 나는 억지로 식판을 집어든다.

5분만에 식사를 마친 뒤 편의점에서 1200원짜리 자유시간을 하나 산다.

어떻게 동네 편의점보다 더 비싼지 모르겠다.



1시30분

휴게실에서 300원짜리 알로에와 함께

유튜브를 보며 마지막 30분 휴식을 즐긴다.



1시55분

사람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도 뒤꽁무니를 따라 작업장으로 향한다.



2시

진짜 개좆같이 더 더워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폭염경보가 울려 한시간에 10분씩 쉬게 해준다는 것

얼음물 하나와  갈아낄 목장갑을 하나 챙겨 작업대로 간다.



3시

슬슬 좆같은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5분에 한번씩 사원들 이름을 부르거나, 원코드를 불러 면담을 한다.

자꾸 힘을 내고 집중을 하랜다

40도 날씨에 긴바지,안전화 신고 서서 작업하는 사람들한테

조금만 더 집중좀 해달랜다.

미친년 소리가 절로 나온다.


5시 30분

30분 뒤면 퇴근이다!!

얼음물를 입에 털어 넣고 고양이 모래가 들어간 상자를 커팅한다.

아 씨발 모래가 터져있다.

내 작업대는 가아라가 사폭장송을 쓴 거 마냥 진짜 개지랄이 났다.

대충 눈에 보이는 모래들만 치운 뒤

내 자리를 쓸 야간 근무자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5시 55분

이 미친 캡틴년이 퇴근 준비하라는 방송을 안한다

오히려 6시까지 집중을 해달랜다

이 씨발년은 셔틀시간을 모르는걸까?


6시

퇴근 하라는 방송이 울리자

너 나 할 거 없이 작업대를 그대로 박차고 나온다

삐익 삐익

또 어떤 미친 아줌마가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을 잡아 먹는다

이틀에 한번 꼴이다.

휴게실에서 짐을 챙긴 뒤 바로 인도장으로 향한다.

10시간 전의 '나'들이 곳곳에 앉아있다.

안전화와 목걸이를 반납한 후 우리집으로 갈 셔틀을 찾아 탄다.

아 이 씨발 마지막까지 쿠팡은 나를 엿을 먹인다

대체 왜 버스에 에어컨을 안트는 걸까

버스기사 개인의 극도의 이기심이 발현된 결과일까?

아니면 그저 회사의  내규 방침일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온갖 땀냄새가 섞인 버스 안에서 40분을 버틴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도 좆나게 막힌다.


7시20분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젖을대로 젖은 양말과 빤스를 빨래통에 던지고 바로 욕실로 들어간다.

빠르게 찬물샤워를 조진 뒤 피자를 한 판 시킨다


8시

넷플릭스를 켜고 맥주를 한 캔 딴다.

카카오뱅크 어플을 열어보니

17만원이 찍혀있다,

센터 안에서의 개좆같음은 어느새

내일도 인센 주나.. 생각으로 바뀌고, 낮에 온 문자들를 뒤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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