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작에 참여하게 된 경위부터 들려주세요.
요코타니 : 2023년 가을에 방영된 "새로운 상사는 귀여운 허당"이란 작품에서 신세를 진 A-1 픽쳐스의 키쿠치 프로듀서가 "이걸 읽어줬으면 한다"하며 건내준게 시초입니다.
표지 일러스트의 야나미가 압도적으로 귀엽고, 게다가 읽어보니 굉장히 재밌었어요.
"꼭 하고싶습니다"하고 답장을 돌려줬습니다.
-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요코타니 :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업무적으로서도, 의외로 일상계 라노베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대화의 템포감과 센스가 뛰어나고, 파워워드가 일단 많아요.
야나미 아버지의 급료가 1개월치 소면이라든가, 어떻게 떠올린건가 싶은 네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누쿠미즈 군에게 감정이입했습니다.
굉장히 사람답고, 얼핏 차가워보이지만 굉장히 귀여워요.
이건 상성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렇게 좋아하게 된 남자 주인공은 없을지도 몰라요(웃음)
- 원작이 있는 작품을 제작할 때 소중히 여기거나 각본가로서 양보할 수 없는 폴리시 같은게 있나요?
요코타니 : 말하자면, 오더 나름이네요. 드물게 "원작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요"란 말을 듣는 경우도 있는데, 매체가 다르니 아무래도 그대로 만들 수 없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그 때는 사양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면서 만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코미컬라이즈도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독자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잘 만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 그러면 애니라는 미디어를 전개하는데 있어, 시나리오 상에서는 어떤 점을 중요히 여겼나요?
요코타니 : 메인 스토리와 관계 없어도 재밌는 대사는 최대한 컷하지 않게, 오히려 메인 스토리를 줄여서라도 남기고 싶다......그런 의식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게 제일 첫번째이기 때문에 그런 대사는 컷 되기 십상이에요.
그렇지만 그런 부분이야말로 캐릭터를 잘 드러낼 수 있거든요.
- 요코타니 상이 원작에 매력을 느낀 포인트이기도 하죠. 완성된 영상을 보니 어떠셨나요?
요코타니 : 인상 깊은건 역시 제일 첫번째로 본 메인 PV입니다.
매미 울음소리로 시작해, 굉장히 리얼하고 아름다운 영상에 끌렸습니다.
코마리의 우물쭈물거리는 말투가 "이거야말로 코마리!"라 느껴지고, 움직임도 포함해 소동물 같은 귀여움은 이런걸 말하는거구나 생각이 들었네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몇번이나 반복하며 봤습니다.
-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토요하시의 분위기를 소중히 여기는 작품입니다만, 시나리오를 쓸때 고려한 점이 있나요?
요코타니 : 스케쥴 때문에 혼자만 당일치기를 해버렸지만, 저도 로케헌이랄까 시나리오 헌팅에 갔습니다.
토요하시에는 가본적 없어서,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와 노면전차 등의 거리를 꼭 보고 싶었어요.
실제로 어디까지 로케대로 될지는 제쳐두고 "이런 장소에서, 이런 거리감으로, 교실 수는 이렇고, 복도가 이렇게 있어서....."같이 머릿 속에서 생각할때도 그림이 떠오르기 쉽습니다.
- 시나리오 회의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요코타니 : 매번 원작 편집을 담당하시는 가가가문고의 이와사 상이 오시고, 아마모리 센세도 리모트로 참가해주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작자 분이 오시면 조심스러워지기 십상이라 할까, 회의실에 사람이 많은데도 입을 여는건 일부 뿐인 상황이 되기 쉽죠.
그렇지만 이 현장의 굉장한 점은, 전원 모두 확실하게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발언했던거죠.
키쿠치 상도 말하셨지만 정말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 말썽은 없으셨나요?
요코타니 : 말썽은 당연히 나오는거죠 (웃음). 그래도 "어떻게하면 이 애니가 재밌어질까"란 생각은 똑같아서 누군가가 폭주하는 일도 없었고, 대등하게 제대로 논의하며 진행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 쟁점이 된건 어느 부분이었나요?
요코타니 : 이 작품을 "청춘물"로 만들지 "코미디"로 만들지의 갈등은 항상 있었죠.
애니는 굉장히 청춘이 나왔지만, 원작은 좀 더 코미디색이 강해요.
원작의 어디를 남기고 어디를 컷할지로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화마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눴고
결과적으로 그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혀진게 아닌가하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1쿨로 패배 히로인 3명 각각에 초점을 맞춰나갔는데, 시리즈 구성때 고민한 부분도 있었나요?
요코타니 : 고민했네요. 회의가 시작된게, 원작이 3권까지 나왔고 다음달에 4권이 나오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저는 역시 캐릭터끼리의 대화가 매력적이라 생각해서, 누쿠미즈의 모놀로그를 포함해 모든 대화가 재밌었어요.
그렇다면 차라리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원작을 컷하는걸 최대한 줄이고, 1화마다 분량을 넉넉히 사용해 1쿨에 2권까지 어떨까요?" 제안만 해봤습니다.
TV시리즈 제작방식으로서 올바르지는 않지만 일단 말을 꺼내본 느낌인데, 역시 안됐습니다(웃음)
역시 코마리 에피소드도 있기 때문에 아마모리 센세도 "3권까지는..."이란 리액션이었네요.
각화 각본도 혼자서 담당하게 됐기 때문에, 3권까지 한다고 정해졌으니 이후는 실제로 써나가며 변경점이 있으면 구성도 적당히 바꿔나가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 변경된건 어느 부분인가요?
요코타니 : 당초에는 원작 1권을 4화로, 2권을 3화, 3권을 5화로 하려고 했습니다.
캐릭터도 점점 늘어나고, 나름대로 시리즈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도 3권 문화제 에피소드에 5화 정도 필요할거 같았어요.
결과적으로 1화를 남기고 4화로 마무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예부의 야나미 소설을 편집한게 아쉬웠죠.
굉장히 좋아하지만, 화면텐션적으로 극중소설을 영상화 하는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코토 선배의 문호BL도 시나리오 상에는 써져 있는데요(웃음)
나머지는, 정말 각화마다 끊을 부분이 힘들었어요.
아마 제일 처음 회의에서 이야기가 나온게 3화와 4화의 흐름이었어요.
감독으로서는 야나미 상이 하카마다 군과 결별하고 누쿠미즈 군과 "친구"가 되는 부분까지 정서적으로 그리고 싶어했는데, 그 부분은 반파트로는 부족했어요.
문예부 합숙을 2화 사용해, 그 이후의 야나미의 이야기로 1화, 즉 원작 1권을 5화로 하자는 이야기가 되서, 저는 답을 내지 못한 채로 가져갔습니다.
최종적으로 지금의 밸런스가 된건 "그때까지 쭉 코미디풍이었는데 1화 통째로 시리어스가 되는 것도 좀 그렇다"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나미의 4화도, 레몬의 7화도 각자 15분만 더 있었으면.....같은 아쉬움은 남았네요.
- 누쿠미즈 카즈히코와 3명의 "패배 히로인"에 관해, 각각의 인상이나 시나리오 상에서 의식한 점을 들려주세요.
요코타니 : 누쿠미즈 군에게 제일 공감함 포인트이기도 했던게 "친구"에 대한 허들이었습니다.
아마모리 센세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걸까? 멋대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친구란건 어렵죠.
- "연인"같은 시작의 성약이 없는 만큼 어렵지 않나 싶어요.
요코타니 : 그렇죠. 그래서 야나미 상한테 일부러 "친구가 되주세요"라 말하는게 누쿠미즈 군인데(웃음).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친구라 말할 수 없는거죠.
"우리 친구 아니였어?"하며 아야노 군이 쇼크를 받는 대화에서 저도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 야나미 안나의 매력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코타니 : 아마모리 센세도 "남자가 보기에, 여자의 이해되지 않는不可解 부분의 상징"이란 말을 하셨는데, 알 수 없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원작의 첫 패밀리 레스토랑 씬에서 누쿠미즈 군이 신경줘써서 민트티를 가져왔는데 "치약맛이 나서 싫어"라 말하는거라든가, 자칫하면 미움받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있는 히로인이지만, 남자에게 있어 그저 형편좋은 여자가 아니란 점에 매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 야키시오 레몬과 코마리 치카에 관해서는 어떤가요?
요코타니 : 레몬은 자주 벗는 부분도 있어서, 처음에는 야나미 상과 대비되는 기호적인 "스포츠계 미소녀"가 아닐까 어림짐작 했는데, 2권 메인 에피소드를 보고 "정말 착한 애다!"하고 확 끌리는게 있었죠.
코마리는, 회의 때 이와사 상이 "비명이 귀엽기 때문에 제대로 그려줬으면 한다" 말씀하셨고, 당시에는 아직 어떤 목소리가 될지 몰랐지만 영상을 보니 납득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누쿠미즈 군 이야기가 되지만, 그의 "냐!" 비명도 귀여웠어요.
- 정말로 누쿠미즈 오시군요.
요코타니 : 저는 제일 처음부터 "이 작품의 히로인은 누쿠미즈다"라 말했습니다(웃음).
시나리오 상의 일을 말하자면, 아까 말한 내용이 전부인데, 거의 감상이 되어버려서 마음이 괴롭습니다.
- 요코타니 상이 받아들인 각자의 매력이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외에도 생각나는 캐릭터가 있나요?
요코타니 : 코누키 센세가 좋았죠. 학생을 도촬하거나, 그리고 "천장 얼룩세기"란 발언도 아는 사람은 알거라 생각하지만, 정말로 괜찮은건가? 걱정이 되면서도 그런 네타를 더 해보고 싶었어요(웃음).
저는 기본적으로 위험한 애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사구모 상한테도 꽂혔습니다.
7화의 역에서 아사구모 레몬의 대화는, 원작보다 조금 짧은 시나리오로 했고, 게다가 콘티에서 더 짧아진 부분이 있어서, 좀 더 시간분량을 쓰지 못한게 아쉬운 점 중 하나입니다.
- 히로인들을 농락하는 남자캐릭터들은 그저 "둔감"한게 죄죠.
요코타니 : "아야노 군은 조금 레몬을 너무하게 대하지 않나" 비난받기 십상인데, 저도 두 사람이 초등학교에서 대화를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대로, 레몬이 먼 곳에 있어서, 좋아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이 굉장히 잘 이해됐습니다.
- 최종화는 애니 오리지널이었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요코타니 :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3권 분량을 11화로 끝냈기 때문에 나머지 1화를 어떻게 할지 논의한 결과, 아마모리 센세한테 단편을 써달라고 하고 그걸 영상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나는 혹시 최종화에서 패배한 히로인 옆에 있는 툭 튀어나온 모브 캐릭터일까"라는 서브타이틀은 소학관 라이트 노벨 대상에 응모했을 때의 타이틀이었다고 합니다.
- "그런 부분이야. 누쿠미즈 군"이라는 본작을 상징하는 킬러프레이즈로 끝맺었지만, 그 대사를 어떻게 파악하셨나요?
요코타니 : 그 전까지도 반복적으로 사용된 프레이즈였죠.
세간의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 이 두 사람에 관해서는 부부 만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어처구니 없어서 말한 거일수도 있고, 연애 감정도 아니었을거라 생각하지만, 정말 "애정 어린 츳코미"지요.
- "이렇게 표현했나!"싶은 놀라움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관점이나 인상에 남은 씬을 알려주세요.
요코타니 : 레몬을 메인으로 한 엔딩 영상이 굉장히 좋아서 울뻔했습니다.
극 중에 나오는 동화와도 잘 연관되어 있죠. 어떤 해석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어른이 된 레몬이 꿈을 꾸는걸까" 생각했습니다.
- 누쿠미즈가 입은 COUNTRY라는 레터링 티셔츠가 손의 위치로 인해 NTR로 보이는 컷은 요코타니 상의 제안을 바탕으로 태어났다고 들었는데, 그 외에도 그런 작은 네타가 있나요?
요코타니 : 그 외에도 더 있던거 같지만, 그게 제일 큰 네타입니다(웃음).
다만 처음으로 "보기에 따라 NTR이 되는건 어떨까요?"라 말한건 저지만
"그러면 COUNTRY는 어떨까요?"라 받아쳐주신 분은 아마모리 센세입니다.
그 순간은 만장일치로 "그거다!"하며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분위기가 고조됐습니다.
- 작품 테마에 따라 질문하겠습니다. 본작 현장을 통해 OO가 너무 많아!라 느낀 점이 있나요?
요코타니 : 그건 정말.....재밌는 대사가 너무 많아!
정말 애니 대사에 맞춰 취사선택하는게 힘들었습니다.
-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는걸 들려주세요.
요코타니 : 원래 미스터리를 좋아해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아마모리 센세도 40살을 넘어서 상을 받았다는걸 알고, 조금 격려를 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앞으로도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만은 계속 간직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요코타니 : 고토 선배가 차 안에서 트는 드라마 CD는, 제대로 시나리오를 썼고, 호화 캐스트 분들도 이걸 위해 출연해주셨습니다.
수요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코마리의 목소리와 겹쳐 듣기 힘든 부분도 한번 귀를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쿠미즈군과 만나 저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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