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더이상 '를르슈'를 주인공이자 감정이입의 대상으로 보지 못하게 되었어
그의 추한 면모가 오히려 눈에 더 많이 들어와
2기부터는, 를르슈가 그가 말하는 대사마다 나의 실소를 유발하는, '개그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어
코드기어스 1기 막바지에서 카미네 섬으로 간 를르슈가 스자크한테 제압당해 황제한테 끌려갔을때
를르슈가 스자크에게
'네녀석, 친구를 팔아 출세하려고 하냐!'
라고 말하는 것이나,
도쿄 조계전투에서
를르슈가 자신의 여동생을 구하려고
일본해방, 도쿄 조계전투의 승리를 눈앞에 둔 흑의 기사단을 내팽겨치고 전장이탈한 자신을 경호하기 위해 따라온 카렌을 보고
나중에 를르슈의 본심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에게 총을 겨눈 카렌에게
'카미네섬에서 제로(나)를 배신한 배신자가, 무슨 할말이 있지'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마시고 있던 단백질 음료수를 뿜어버릴 정도의 실소가 나오더라고
자신은 그 '친구', 스자크의 가장 소중한 존재, 애인을 총으로 쏴 죽이고, 실제로 그와 싸울 각오를 한 주제에 말이야(1기 막바지에서 를르슈가 유페미아를 죽이고, 스자크가 를르슈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는 지금 증오에 사로잡혀 있어, 유페미아를 죽인 사람(제로)을 죽이고 싶어졌어.'라고 말하자, 를르슈는 적절히 응대한 후 전화를 끊고, '덤비겠다면 얼마든지 상대해주지, 우리는 '친구'잖아?'라고 말하며 미친듯이 웃어댔어)
너무나도 우습잖아? 헛소리, 거짓말을 자기 편한 사정에 맞추어 지껄여대는 를르슈가.
유페미아를 죽이기 전의 1기에서도 항상 그를 보면서 묘하게 느낀 부분인데
를르슈는 말은 항상 자기사정에 유리한쪽으로 끼워맞춰서
그럴듯하게 지껄여.
그리고 스자크는 그것의 모순점을 꿰뚫어보고
날카롭게 지적하지.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비겁하고 악한 인물이야. 를르슈도.
아무리 상황(브리타니아로부터 당한 개인적인 불합리한 운명)이 그렇다 해도
숨쉬듯이 거짓말로 남을 속이고(스자크같은 소중한 인물까지도)
자신을 신뢰하고 따르는 흑의 기사단은
카렌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기말'로 보았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어.
애니메이션이라는 문학장르의 특성상
사람들은 자연스레 를르슈라는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하고
그 때문에 그의 아름다운면, 멋진면만 보일 뿐이지
사실은
격하게 표현해서 '쓰레기'같은 면모도 많은 인물이야. 를르슈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도구'취급했다고
그 복수를 위해
자신을 순수하게 믿고 따르는 '흑의 기사단' 전체를 '도구'로 취급하는.
니체는 이런 말을 했어.
'심연을 처다보다보면 심연 또한 너를 바라보게 된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자신 또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를르슈는, 브리타니아란 '괴물'과 싸우다가, 자신 또한 똑같은 '괴물'이 되어버린거야.
'제로'가 일본 재건을 꿈꾸는 리더라고 믿고
얼마나 많은 흑의 기사단 단원들이
스스로 고귀한 목숨을 바치며, 스러졌는가
그들 하나하나에게도 인생이 있었고, 소중한 존재들이 있었을 터인데 말이야
사실 제로, 를르슈는 일본 재건같은건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엄마를 죽인 개인적인 원수를 갚고
나나리를 편안하게 살게 해 주려는
위선자일 뿐인데.
순수한 를르슈 개인적 감정, 목적, 원한.
다른 사람들은 전혀 공감할 수 없는
그것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죽어나갔는가
브리타니아군뿐만 아니라,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따르던
'흑의 기사단'을 포함한
무고한 일본인들도.
내가보기엔 '를르슈'가 아니라
'쿠루루기 스자크'가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의 가장 빛나고, 고귀한 인물이며
주인공에 걸맞은 인물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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