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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이 아츠시 x 타카하시 켄타로 촬영감독 인터뷰

자메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0 08:56:20
조회 156 추천 0 댓글 0

오쿠이 아츠시 (지브리 촬영감독)

타카하시 켄타로 (T2스튜디오 대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행한 90년대


- 오쿠이 상은 현재 T2스튜디오와도 일하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함께 일을 하게 되셨나요?


오쿠이 : 처음에는 확실히 고르고13이였다고 기억합니다.

이 영화의 촬영을 담당한 타카하시 프로의 일을 도운 적 있어서, 그 첫 시사를 보러 동양현상소(현 IMAGICA EMS)에 갔을 때 선대 타카하시 사장(타카하시 히로타카)과 만났습니다.

그렇긴 해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깐 인사를 한 정도였습니다.

그 후 한동안 교류가 없었지만, T2스튜디오가 설립된 후 월트 디즈니 재팬 일을 보러 갔을때 지금의 타카하시 사장을 만났습니다.


타카하시 : 그렇지요. 당시(90년대)는 다들 컴퓨터를 하고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던 시대여서, 맨 처음 Group TAC을 견학하기도 했어요.

거기서 본 시스템은 실리콘 그래픽 기반이라서, 아직 비용이 많이 들었고, 아주 평범한 스튜디오가 간단히 손을 댈만한게 아니였습니다.

그때 나온게 RETAS! PRO(이하 레타스)라는 소프트로, 이거라면 일반 스튜디오도 쓸 수 있을거라 생각해, 우리도 하게 해달라고 강하게 부탁했어요.


- 그건 코스트적으로 충분히 도입할 능력이 있었단건가요?


타카하시 : 맞아요. 다만 레타스는 현재 애니용 제작 소프트웨어의 주류가 됐지만, 당시에는 아직 제약이 많은 소프트였습니다.

그래도 타임시트대로 움직이고, 스캔한 소재에서 마스크를 빼내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화상처리 쪽도, Aldus에서 After Effects의 전신같은 소프트웨어를 내서, 레타스로 페인트까지 한 다음 그 데이터를 가져오면 일단 지정된 시간대로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 수 있었어요.

이후 After Effects (Aldus가 Adobe에 인수됨)가 도입되어 다양한 처리를 할 수 있게 되서, 애니 업계에서 레타스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죠.

T2도 그 무렵부터 오프닝이나 아이캐치 일부를 디지털로 했는데, 그래도 굉장히 적자였지요(웃음).

그래도 당시 그외에 디지털 관련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를 위해 했습니다.


- 지브리에서도 그런 디지털화의 동향을 주시했나요?


오쿠이 : 의식은 했지만 타카하시 상처럼 여러 경험을 하지는 않았어요.

레타스도 나왔을 무렵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브리도 써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냐고 하면,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화상 퀄리티가 아직 저희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TV애니용으로는 충분한 성능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극장 작품을 만들기에는 당시 아직 필요한 데이터 양을 처리할 (하드웨어) 파워도 없었습니다.

Mac상에서만 돌릴 수 있어서, 아무래도 메모리가 매우 빈약한 환경에서 작업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TV사이즈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 벅찼네요.

영화 퀄리티로 만들려고 하면 할리우드에서 사용된 실리콘 그래픽스라는 회사의 워크스테이션이 필요했어요.

당연히 그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투자도 필요했기 때문에, 쉽게 손댈 수 없는 실정이였습니다.


다만, 지브리의 경우는 단번에 디지털로 이행한게 아닌,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서서히 환경을 정돈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한번에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잘 환승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타카하시 : 극장 애니메이션도 레타스로 할 수 있게 된건, 윈도우판이 나오고나서죠.

머신 파워가 올라간 동시에 메모리도 커져서, 2K까지는 칠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 지브리도 이웃집 야마다군 때 디지털로 이행했지만, 본격적으로 시도한건 역시 모노노케 히메일까요.


오쿠이 : 그렇죠. 처음 T2와 일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도 모노노케 히메때였습니다.


- 조금 전 이야기에서는, 일본에서 개발된 소프트로는 극장 작품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건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오쿠이 : 디지털 툴에 관해서는 몇가지 테스트 한 결과, Toonz를 중심으로 작업환경을 구축해나갔습니다.

다만 시스템은 어떻게든 만들었지만, 중요한 작업할 수 있는 인원 확보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을, 어디 외주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란 이야기가 나와서,

그 때 선택된게 T2스튜디오였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Mac판 레타스를 쓰고 있었고, 그대로는 극장판에서 쓰기에는 힘들었지만, 그 부분은 T2가 연구해 큰 사이즈로 작업해주셨습니다. 심지어 2K가 아닌 3K 사이즈로.


타카하시 : 물론 그대로라면 단번에 작업할 수 없었기 때문에, 화면을 4분할해 작업하고 나중에 합치는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레타스는 칠하는 것도, 스캔하는 것도 극장의 1/4 크기로만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오쿠이 : 게다가 3K가 되면, 비록 스캐너로 데이터화 했다 해도, 머신의 메모리 용량 자체로는 그걸 전개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확실히 증설 메모리를 지브리에서 지급하고, 그걸 쌓아나가셨죠.


타카하시 : 맞아요. 그거(메모리)만 수십만엔 하는 세상이였으니까.


- 아날로그 촬영 시대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만, 타카하시 프로덕션(T2의 전신)이라고 하면 역시 데자키 오사무 상의 작품을 담당했다는 이미지가 강하죠.


오쿠이 : 저도 집 없는 아이 때부터 주목했습니다.





타카하시 : 집 없는 아이는 당시 "입체 애니"라는 홍보를 하며 방영했지만, 그래도 그 요점은 "밀착멀티"지요(웃음).


(※ 밀착멀티 - 2D 애니에서 카메라의 이동에 따른 화면의 움직임(시차)을 실현시키는 촬영 방법.

구체적으로는 거리에 따른 복수의 배경(근경은 BOOK)을 준비하고, 멀리 있는걸 천천히, 가까이 있는걸 빨리 이동시킴으로서 깊이있는 화면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입체적으로 배경을 움직이는 퍼스맵핑(배경맵핑)이라 불리는 촬영 효과도 가능하게 됐지만, 밀착멀티 특유의 이동감을 선호하는 감독도 적지 않다.)



데자키 상과의 일에 대해 말하자면, 제가 태어날 당시 아버지는 애니일을 그만두려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 우연히 본 내일의 죠에 충격을 받아서 "어떻게든 이 작품을 만든 사람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 애니를 그만둔건 그 이후라도 괜찮다"고 생각하셨대요.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1대라도 가지고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맹렬하게 일해서 어떻게든 촬영대를 손에 넣고 도쿄무비 근처에 일터를 만든거에요.

그랬더니 집 없는 아이를 해주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당시에는 촬영대가 아직 1대밖에 없었지만 "전부 할 수 있습니다!"라 속여서 일을 수주받았다고 해요.

물론 작업은 정말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웃음)


그래도 데자키 상은 여러가지를 해주게 하는 감독이여서, 데자키 작품에서는 화면에 역광이나 입사광을 넣거나, 핀홀투과광이나 물결무늬波チラ 마스크를 만들어 배경을 빛내거나, 이후 아버지의 대명사가 되는 촬영 기술을 쭉 시도하셨죠.

그런 의미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라 할까, 하고 싶었던걸 전부 하신게 아닐까요.

(* https://twitter.com/shimako04985155/status/1777193823313215860 )


- 그런 빛의 효과입니다만, 디지털 촬영의 경우 당연히 컴퓨터 상에서 만들게 되겠군요.


타카하시 : 물론 그렇습니다만, 다만 초기 디지털로 만든 빛은 전혀 쓸 수 없었어요.

그래서 핀홀 투과광 같은건, 필름카메라 대신 디지털 카메라로 투과광을 촬영하고, 그걸 디지털 상에서 가산(합성/ 블렌딩 모드)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훨씬 더 빛같은 효과가 나오는거에요.

그래서 입사광 같은, 그런 자주 쓰는 빛은 일단 아날로그 빛을 촬영해 데이터화 한 후, 그걸 쓰면서 만들었습니다.


오쿠이 : 물론, 그때도 연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크로스 필터 빛처럼 화면상에서 회전하는 것들은, 필름 촬영에서는 렌즈 앞에 광학필터를 둔 다음 돌리면서 찍는데, 디지털 처리용 소재에서는 1장만 준비합니다.

그 다음 그 데이터를 디지털 상에서 회전시키는 방법을 씁니다.

데이터만 있으면 여러 처리를 할 수 있는게 디지털의 장점이죠.


- 지브리에서는 이웃집 야마다군 때 모든 촬영 작업이 디지털화 됐는데, 그 무렵 문제없이 전환됐나요?


오쿠이 : 물론 여러 힘든 일은 있었습니다. 특히 이 작품부터 디지털 작업도 모두 지브리 내에서 하게 됐고, 그때까지 아날로그로 작업하던 채색과 촬영 스태프도 디지털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모두가 그런 작업에 쉽게 익숙해지지는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만둔 사람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 디지털화가 진행된 결과, 촬영이 하는 일이 이전보다 늘어났다고 생각됩니다만, 그 부분은 어땠나요?


타카하시 : 확실히 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받은 배경에 관해서도, 스캔하는 것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 이후는 Book도 촬영쪽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합성하게 됐다던가, 그 전까지 제작이 만들어온 소재의 가공도 이쪽(촬영)으로 오게 됐습니다.


- 특효도 현재는 촬영의 일이 되지 않았나요?


타카하시 : 특히 본격적인 특효작업이 필요한 거물을 제외하고 (* 예 - https://www.httpsirisa1530wixsites.com/gallery),

머리카락의 그라데이션과 볼 브러시와 눈 속의 홍채 같은건 촬영이 디지털 특효로 하는게 현재로서 당연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계기류 등의 그래피컬한 이미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쿠이 : 그것들을 포함해 현재는 이것들을 소위 "촬영효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감독도 연출도, 처음부터 촬영 효과를 전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타카하시 : 최근 10년간, TV시리즈에서도 마지막까지 시간과 수고를 들여 이펙트를 다루는 작품들이 늘어난 것 같다는 느낌은 듭니다.

특히 코로나 이전부터 그런 경향이 강해지기 시작했죠.

그야말로 TV시리즈에서 한화에 몇천만엔 들여 극장작품 수준으로 만든다거나.

그렇지만 그건 결국 재밌게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상효과를 진하게 하고 있는거 아닐까?라 생각합니다.


오쿠이 : 지브리의 경우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긴 했어도 기본적인 제작 방법은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TV와 꽤 다를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움직이는건 사람의 손으로 그린다는 자세가 기본이고, 촬영효과는 영상을 마무리 하기 위한 스파이스적 위치로 되어 있습니다.

즉 모든공정(작화,미술,채색)의 소재를 최대한 살리는 화면제작이 대전제로 되어 있습니다.


타카하시 : 촬영효과에 대해 말하자면, 최근 한 프로듀서한테 "현재의 촬영은 블랙박스화 되어있다"란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요점은 "촬영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란 겁니다.

그것도 프로듀서 뿐만 아니라, 연출도 이쪽의 작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블랙박스화 되어있다고 느낀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이 문제인건, 감독과 연출 마음 속에 "화면의 이미지"가 있고, 그래서 "이렇게 해주세요"라 말하는게 좋지만,

그게 아닌,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일단 담아 넣어야 해"라 생각해 이쪽한테 통째로 던지는 사람이 있는겁니다.

특히 클라이언트 측은, 어떤 영상으로 하고싶다는 생각도 없이 단순히 "이펙트가 적은 느낌이 드니까 넣어줘"라 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인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애니 자체가 단순한 장사 도구가 되어 있는걸지도 모릅니다.


- 그렇게 화상을 점점 손보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유저가 게임 화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쿠이 : 확실히 게임을 애니화하게 되면 원작 화면과 비교되어 버리기 때문에, 애니쪽도 지지 않기 위해 이펙트를 더해야 한다는 사정이 있는것도 압니다.

그렇지만 "이펙트를 넣어 볼품있는 영상으로 하면 그걸로 좋다"는 건 역시 영상 제작의 방향성으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타카하시 : 특히 애니를 만드는 쪽이 그런 영상을 재밌다고 느끼고 있다면 아직 괜찮지만, 지금은 원작측의 파워가 강해져, 그쪽의 의향으로 "어쨌든 원작에 충실하게!"란 경향도 있으니까요.

그 결과로서, 건내받은 소재만으로 부족할 경우, 촬영측에서 특효(이펙트)를 만들어 넣는 일도 나오는거에요.

이른바 "촬영분들 잘 부탁해!"란 겁니다.

본래 촬영이라는건, 우선 받은 소재를 사용해 화면을 만들고, 그 후 감독과 연출의 지시를 받아 어떤 처리를 가할것인지를 생각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죠.


오쿠이 : 확실히 그 부분은 지브리 작품과 다른 작품의 차이점일지도 모르겠네요.

지브리의 경우에는 콘티에 의도가 전부 들어가 있고, 일단 콘티를 해석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나중에 이펙트를 추가 하는걸 전제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은 콘티와 레이아웃으로, 해당 단계에서 어떤 소재가 필요한지, 카메라 이동이 있을 경우 어디까지 배경을 그려야 할지도 제대로 파악합니다.

물론 그걸 했는데도 모르는 일이 있으면 감독에게 직접 물어봅니다.


타카하시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때는 어땠나요? 이건 난해하네요!란 이야기도 했나요(웃음)?


오쿠이 : 아뇨, 스토리는 난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촬영이 해야할 일에 관해서는 그렇게 어려운건 없었기 때문에...


- 콘티를 보고 "여기는 이렇게 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란 제안도 하셨나요?


오쿠이 : 있었습니다. 그 경우 일단 한번 완성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편이 빠르니까요.

그 결과 "이건 너무 오버야"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웃음)


- 필름의 경우 초호까지 영상을 볼 수 없지만, 그 때는 어떤식으로 하셨나요?


오쿠이 : 아날로그 촬영의 경우, 뭔가 새로운걸 할때는 반드시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역시 갑자기 실전은 무서워서 할 수 없으니까요.


타카하시 : 그러니 필름 시대는 지시를 내리는 쪽도 나름대로 고민해줬죠.

지금은 머신 성능이 올라간 만큼, 고치는 일도 간단히 할 수 있어서.

오히려 감독OK가 나와도 클라이언트 측에서 "여기가 연하다. 전부 고쳐"란 요구가 나와서 전부 수정하는 일도 있으니까요.


- 새로운 표현을 말하자면, 지브리는 독자적으로 촬영처리에 사용하는 소프트를 개발하고 있죠.


오쿠이 : 그런 일도 하고 있지만, 결국 그 부분은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하죠.

저는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제로이기 때문에, 당연히 프로그래머가 없으면 그런 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촬영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일당백이고, 다행이 지브리는 프로그래머를 사내에 2명정도 둔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 제작을 진행해가면서, 그때 필요되는 기능이나 향후 필요하게 될 기능을, 그야말로 가려운 곳에 손을 긁을 수 있는 툴도 포함해 개발해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렌즈의 효과를 추가해 빛의 표현을 만드는 툴 등이 그런데,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완전 다르죠.

물론 기존 툴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그런 툴은 대부분 After Effects용이기 때문에, 지브리가 쓰고있는 Toonz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요.


- 미국에서는 영화를 만들면서 기술 개발도 진행하는 일이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그런게 힘든가요.


오쿠이 : 일본의 경우, 결국 개인이 하게 됩니다.

아날로그 시대는 타카하시 프로의 선대 사장이 그랬죠.

빛 효과도 선대 사장이 스스로 연구해 만들었고요.

과거 아날로그 시대는 각 촬영 스튜디오에서 그런 새로운 일을 하는 사람이 꼭 있었고,

그 결과 스튜디오마다 특징있는 이펙트가 탄생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어요.


타카하시 : 디지털이 되고나서는 유감스럽게 그런 재밌는 일을 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죠.

물론 제가 모를 뿐이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 이건 촬영 뿐만 아니라 모든 파트에서 문제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와 같이 이펙트 경쟁 같은 화면제작이 주류가 되면, AI가 나왔을 때 모든 작업이 AI로 대체되어 버리는것이 아닐까, 란 우려는 없습니까?


오쿠이 : 저는 아직 AI를 건든 적 없어서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저로서 AI가 할 수 있는건 어디까지나 "종래의 것을 다르게 어레인지"하는 거고, 지금까지 없었던 표현을 만들어내는건 아직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AI가 자아를 갖게 되면 다른 이야기가 되지만.


타카하시 : 1컷 뿐이라면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한편 전부는 역시 무리지 않을까요.


오쿠이 : 그 쪽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도 저는 그다지 관여되고 싶지 않네요.

그것보다 AI 어쩌구 하는 문제도 결국은 기획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이펙트 뿐인 화면이 유행하는 것도, 기획이 빈곤하기 때문 아닐까요?


타카하시 : 확실히 패턴화 되어 있죠. 촬영 일만 해도, 예를 들어 "마법물이라면 '이런식으로'"같은 요구를 받는건 예상범위 안이니까요.

본래 영상표현으로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있을텐데,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할 수 있을 텐데"지요.


- 새로운 표현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체험이라 할까, 필름 시대의 경험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오쿠이 : 확실히 귀중할지도 모릅니다만, 현재는 그런 체험을 한 사람이 희귀종이니까요(웃음).

필름으로 촬영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죠.

다만 애니를 필름으로 찍는 경험이 없더라도, 지금은 필름 카메라가 조금 붐이기 때문에,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거 같아요.

그것만으로도 꽤 다르지 않을까요.

빛의 표현에 관해서도, 필름의 빛은 디지털의 빛과 상당히 다른데, 그 쪽은 카메라의 패스파인더를 바라본 경험이 없으면 좀처럼 알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다르다 해도 약간 차이나는 정도라, 어디까지나 거기서부터 얼마나 더 깊게 파고들 수 있을지가 문제인데요.


타카하시 : 실제로,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경험은 중요하죠.

촬영 쪽을 말하자면, 우선 현실 영상체험이 있고, 그걸 자신이 만드는 영상 위에 어떻게 재현해나갈지 고민하는것으로 설득력 있는 화면을 만들 수 있고, 예전에는 그런 체험의 축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게 매우 귀중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건 역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쿠이 : 그건 조금 전 AI 문제와 이어지는 부분으로, 인간의 머리에서 떠올릴 수 있는건 그렇게 많지 않고, 여러 아이디어도 결국 실제 경험에서 나오는거죠.

그래서 영화를 보거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 세계 속에서 직접 경험하는 일입니다.

예를들어 빛을 표현하고 싶으면 햇빛 뿐만 아니라,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관찰해야 해요.

애니는 인간의 움직임과 관찰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여러가지를 도입하고 있는거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촬영도 자연세계의 어느 부분을 자신 속에서 받아들일지가 중요한거에요.

이게 실사라면 실제 대상을 찍으면 되지만, 애니 같은 경우 전부 다 만들어내야 해요.

그 경우, 현실을 어떻게 영상에 집어넣을지가 문제가 됩니다.

물론 그건 단순히 리얼하게 하면 된다는게 아니라, 그 작품의 리얼리티를 생각하고, 그 위에 영상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재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자신 스스로 파악한 표현이라면 AI를 도입하게 되도 휘둘릴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타카하시 : 그런 부분에서 화면의 개성이란게 생겨나지요.


오쿠이 : 디지털이 되어 누가 해도 같은 화면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 현재는 다른걸 내기 어려워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런걸 하지 않으면 개성적인 영상은 절대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필름 시대의 촬영이란건 필름의 메이커도 코닥이랑 후지필름 정도밖에 없었고, 정해진 라이팅으로 찍으면 어느 스튜디오든 비슷한 이미지가 올라왔습니다.

그 부분에 차이를 내기 위해, 배경과 셀을 유리로 눌러 찍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해볼것인가란 것이 중요해져서, 그걸 위해 여러 소도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소도구는 전용으로 준비되어 있는게 아닌, 평범하게 쓰고 있던거에서 가져온 일이 많았습니다.

큰 곳이라면 도큐핸즈라든가, 근처의 홈센터라든가, 그런 곳에 가서 찾아봤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상에서, 쓸 수 있는 디지털 소재를 찾고 있는걸지도 모릅니다.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지만, 어느쪽이든 그런걸 경험치로 쌓아, 촬영처리때 어떻게 응용하는지가 중요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타카하시 : 저는 멘소래담을 바른 셀을 렌즈 앞에 올려둬 보케 그라데이션을 넣는걸 좋아했습니다.

그걸 조리개로 조정해 녹아드는 방법을 바꾸기도 하고.

그런게 즐거웠고, 카메라맨으로서 경험치도 쌓이는거죠.


- 마지막으로, 앞으로 해보고 싶은게 있나요?


타카하시 : 개인적으로는 딱히 없지만, 역시 젊은 스태프 육성을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T2 스태프 중에서도 쌓아둔게 많은, 뛰어난 촬영감독이 20명 정도 있어서, 저로서 그런 스태프가 일하기 쉬운 환경과 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나가는게 목표입니다.


오쿠이 : 지브리는 다음 스태프가 움직이기 전까지는 스태프가 최소상태이기 때문에, 촬영도 그 전까지 사람을 모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번, 촬영에 관한 책을 썼는데, 그건 지금까지 해온 일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과, 이런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촬영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타카하시 : 역시 촬영은 역시 마루 밑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는 가운데, 오쿠이 아츠시라는 촬영 감독이 1인자로서 지브리 작품을 지탱해 온게 한권의 책으로 정리 된건 기쁜 일이라,

그런 의미에서도 지금의 젊은 사람이 꼭 이 책을 읽어주고, 필름시대에는 이런 고생이 있었구나 란걸 이해해 주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결과, 촬영이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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