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덕후 유입률의 급격한 감소.

이걸 설명하려면 덕후판의 압도적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20대중반 후반 ~ 30대중반 후반 세대의 학창시절을 알아봐야 함.

저 세대의 학창시절은 적절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합된 세대였음.

인터넷은 있지만 스마트폰은 없었고 최소한 스마트폰은 있어도 넷플릭스는 없던, 티비는 있었지만 티빙은 없던 시절

그렇기에 저 세대 학생들은 교내 학생들이 모두 공통되는 그 무엇을 쉽게 즐길 수 없는 세대였음.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보기 위해선 그 작품이 방영하는 요일과 시간에 맞춰 티피앞에 앉아 리모컨으로 티비를 키고 시청해야 하는 방법 말고는 없었음.

그 마저도 아빠의 '리모컨 줘봐' 한마디면 그 주에 그 작품은 놓치게 되고 다시 언제 볼수 있는지 알 수조차 없었음.

그랬던 그 세대들에게 시간과 공간과 리모컨 권력다툼(?)에서 자유로움을 선사해줄 기적같은 플랫폼이 등장함 바로 '판도라 tv'

그리고 그 판도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가 애니메이션이었음.

드라마나 영화도 종종 올라오긴 했고 얼마 지않아 당연하게도 거의 모든 자료들이 저작권 침해로 삭제처리 되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애니메이션의 조치는 매우 더뎠었음.

그러니 그 세대 학생들에겐 판도라tv의 애니메이션은 가뭄의 단비이자 사실상 10대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컨텐츠가 된건 당연한 결과였음.

그래서 학교에선 전교생 90% 이상이 원나블을 설렵하고 있는건 당연한 모습이었고 만화책을 돌려보고 pmp에 애니를 담아와 다같이 돌려보는 건 쉬는시간 마다의 규칙이었음.

그 결과 엄청난 수의 덕후가 양성됐고 그때 이루어진 덕후들이 지금 소비력을 갖춘 20대중후반 ~30대중후반 성인이 된거임.

그런데 최근 몇년 전부터 10대 20대 초반의 덕후들이 급격한 속도로 유입률이 즐어들고 있는건 조금 예민한 사람들은 다 알아채고 있었을 거임.

덕후시장의 가장 큰 아이돌 하면 떠오르는 데뷔 2년 밖에 안된 신인 플레이브 조차도 팬의 연령층이 20대 30대가 가장 높고 40대 팬층과 10대 팬층이 거의 비슷한 수준임.

이게 무슨 의미냐면 젊은 10대 친구들의 유입이 너무 적고. 10대들의 덕후 유입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임.

이유가 뭘까?

이유는 사실 간단함. 

볼게 너무 많음. 진짜 너.무. 많음

과거엔 10대들이 애니메이션 말고는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지만.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끊임 없이 제공하는 미친 스케일의 국내 드라마, 영화, 영드, 미드, 티빙에서 한국사람 입 맛에 딱맞게 말아주는 예능이나 드라마, 쿠팡플레이, 디즈니 덕후들은 디즈니플러스까지 거기에다 몇 년 전부터 보이기 시작한 유튜브의 거대자본 투입으로 인한 유튜브 영상 퀄 상승까지. 등등

애니를 안 본다기 보단 애니를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음. 보더라도 그때 가장 유행하는 거 하나 보고 곧장 다른거 보러 떠나 버림. 고정 팬층으로 머무르질 않는거임.

과거엔 원나블을 얘기하면 전국의 거의 모든 학생들과 대화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엄청난 흥행을 했었던 귀멸의 칼날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해도 '이름은 아는데 줄거리는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10대 친구들이 너무 많음. 이런 적이 없었음.

결국 나이가 차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되는 덕후들의 숫자를 유입률이 점점 못따라잡고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