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급방 박고 기훈단 두자리 등수 떠서 특학까지 쫙 하고 남들 1지망 박는 곳 가져감.

업무 체계가 짬 때리기가 심한 곳이었음. 막내 때 진짜 뒤질 거 같기도 했음. 온몸 근육통 때문에 파스 달고 살 정도. 그래도 그때 헌급방으로 공군 온 거 후회는 안 했음. 자대 사람들이 잘 걸려서 꼽창이 하나도 없었음.

업무가 힘든 건 맞음. 진짜 흡연자인데 일과 끝나고 앉아서 한 갑 다 태운 적 있음. 그런데 사람이 좋은 게 모든 걸 씹어먹음.

선임들도 짬 때리기가 심한 건 인지를 하고 있지만 ‘그만큼 위로 가면 갈수록 확 편해지니까 한달만 버텨라’라는 스탠스였음.

그런데 본인 짬 나면 몰래 내 업무 훔쳐가서 다 끝내거나 일 하다가 좀 표정 안 좋아보이면 담날 업무 절반을 또 다 쳐내버림. 말로는 이렇다 해도 알게모르게 계속 챙김 받았음.

그냥 수월한 날이었어도 선임들이
‘막내 오늘 수고 뒤지게했네~’ 이러면서 자대 내 싸제식당 데려가서 비싼 거 먹이거나 지나가면서 계속 주머니에 뭐든 먹는 거를 쑤셔넣었음.

일이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니까 그냥 모든 게 살만해지는 거 같음. 다들 대가리 깨져도 공군 가라던 게 이런 이유도 있나 싶음. 육군 가면 이런 케이스는 ㄹㅇ 흔치 않았을테니까.

나도 마찬가지로 매번 막내 들어올 때마다 짬 나면 애 업무 타노스 시키고 애 앉혀놓고 휴머 켜준 다음에 유기시키고, 먹을 거 한 3만원어치 사다주고 계속 내리사랑 주고 있음.

휴가라 방에서 혼자 술 처먹고 이런 글이나 싸지르고 있는데 암튼 헌급방도 살만하다는 얘기가 하고 싶었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