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딱 한 마디로 추천하냐 추천하지 않느냐를 고르라면 일단 “추천하지 않는다” 쪽을 이야기하고 싶음.

2. 왜? 강의의 수준이 낮나? 그건 아님. 정말 준비 많이 했고 얻어갈 것 많은 유익한 강의임. 영절하처럼 대중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내용을 다루나? 그것도 아님. 결국 강의에서 다루는 건 학교문법(규범문법)이고, 문법 문제를 맞추는 데 궁극적으로 도움이 됨.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영어수업임. 그런데도 불구하고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3. 이 수업이, 학생 대상이 아니기 때문임…

4. 강사야 당연히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고급 문법 강의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강사가 통계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70년대생이 이 수업을 수강한다고 밝혔음. 즉, 영어강사들이 보는 인강이라는 이야기임. 보통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라는 취지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수업의 수준이 확실히 높음.

5. 기초부터 고급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과목도 있지만, 대개 과목은 기존 문법서들이 갖고 있던 오개념을 정정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됨. 기존 문법서들을 격파하기 위해서 언어학적 지식이 총동원되기 때문에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당연 탁월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음.

6. 또한, 가능한 일관된 방식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문법이 “이해”되는 부분도 분명 있음. 이를테면 peu만 봐도 “시제하고 상하고 구분해야 한다 이야기가 많은데 학생들 입장에선 어차피 똑같으니까 우린 그냥 12시제로 설명할란다(2019,p. 38)” 하고 넘어가는데 반해, 김찬휘는 2시제를 강력하게 이야기함. 왜냐하면 그래야 컨디셔널 1(발생가능한 조건), 컨디셔널 2(현재 사실 반대), 컨디셔널 3(과거 사실 반대) 를 설명하면서 1과 23의 차이를 말끔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임.

7. 물론 가정법이나 시제 부분은 학생이 봐도 좋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문법을 처음 공부하거나 무료강의라서 한번 공부해볼까 하는 사람들에게는 난도가 너무 높음. 버거움.

8. 기초가 되어 있다는 걸 가정하고 기존 한국식 영문법의 오개념을 지적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기존 한국식 영문법의 토대가 없는 사람은 저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하면서 이해가 안 됨.

9. 이를테면, 처음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5강의 “분사”는 이해할 수가 없음. 왜냐면 한국식 관계절 공부에 익숙한 사람을 상대로 수업을 구성했기 때문임.

10. 강의의 내용을 보면, “보통 분사 파트는 관계사나 접속사가 들어간 문장을 분사로 변형하는 식으로 공부가 이뤄지고 있으나, 그럴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강사가 비판한 전통적 방식의 학습을 했으면 모를까 그런 경험이 없다면 강사가 왜 비분강개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음.

11. 따라서 이 수업을 들어서 얻어갈 게 많은 사람은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데 마침 무료강의가 있길래 보는 사람은 절대 아님. 최소한 영문법이 무엇인지는 알고 중학생 때 성문영어를 그래도 한 바퀴 이상은 돌린 사람임.

12. 나아가 내가 영어를 잘 하긴 하는데 “문법” 부분은 약하다, 혹은, 나는 “과외선생”을 하고 싶다, 라는 사람이 보면 도움되는 강의가 아닐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