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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린이 설악대종주 후기
[시리즈] 등린이와 설악대종주 · 등린이의 설악산 대종주 탈출기 · 등린이 설악대종주 재도전기 올해도 설대 한번쯤 해보고싶었는데마침 배드피플에서 버스 한대가 떴다8월이라 아직 덥지만 부담없이 ㄱㄱ매번 ㅈ같은 버스만 타서 그런지 버스를 타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도 슬슬 생겨났다11시 45분신뢰와 믿음의 남교리 입구국공 너 마음에 들어. 계속 이렇게만 해그런데 생각보다 좀 덥다?12시 53분복숭아탕이니?안내대장님이랑 잡담하면서 올라갔는데 대장님이 스몰토크에 너무 열중하게 했는지 길 한번 잃을뻔함뻘쭘해져서 그뒤로 그냥 대장님 제끼고 먼저 감2시 반 대승령 도착3주전에 봤던곳이라 그런지 감회가 새롭다.습하고 더워서 그런지 작년보다 속도가 잘 안남바로바로 ㄱ3시 57분 1408봉에 오르니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기 시작한다전신은 이미 땀 범벅습도가 정말 높았다.6시에 귓뺑맹이 봉 통과사실 직전에 배가 너무 아파서 참피모드로 운치를 갈기고 다녔다.랜턴끄고 스텔스 모드로 길 근처에 갈기는데 바로앞에 사람 지나갈때의 스릴이란...너희는 설악산에서 절대로 길을 벗어나지마라;;너무 더워서 갤주의 힘으로 곰탕 불러옴다행히 이후로 대청봉까진 곰탕이 유지되었다.그늘이 없는 서북능선 너덜길이지만 곰탕 + 똥바람 조합으로 어찌어찌 통과할수 있었음6시 53분 한계령 삼거리배가 자꾸 아파서 중탈할까 고민 많이 했다일단 ㄱ8시 42분 끝청곰탕뷰를 보며 계속 전진대청봉 똥바람으로 몸을 식히며 대청 찍으러 감9시 26분 대청 입갤더위로 인해 작년보다 속도가 많이 느리다그래도 아직 체력은 남았음계속 ㄱㄱ대청에서 한시간 내로 희운각으로 내려가야한다배가 슬슬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음10시 33분 희운각 도착일단 화장실 폭격부터 해준다15분동안 모든걸 비워내고 물 2 L 보충함유일한 식량인 군용 파운드 케이크 꺼내먹는대 배급쥐가 다가와서 조금 떼어줬다이 뒤로도 계속 달라붙더라희운각 수돗가에서 머리한번 행구는데 안내 대장님 다시만남후발주자 2명을 이끌고 공룡을 넘어갈거라 하신다혼자 천불동 탈출하기 뻘쭘해서 같이 가겠다고 함오늘 무릎은 포기해야겠군..10시 30분에 희운각을 통과해야 안전하지만 그냥 대장님 따라 진행하기로 했다결국 11시 15분 희운각을 출발함11시 45분 신선대 도착다행히 구름이 살짝 껴있다이제 땡볕 산행이라 더위에 시달릴게 예상됨빈틈의 실 챙겨주고1275 쉼터에서 살짝 쉬다가 킹콩바위 옴다들 몸이 가벼워서 그런지 잠깐만 쉬어도 팔팔 날아다닌다100키로 등린이는 너무 억울한걸?2시 26분 마등령 삼거리여기서 15분정도 앉아있다가 하산을 시작했다지옥의 마등령 하산길 스타트허기가 져서 입에 사탕을 물고 다녔다4시 5분 마지막 쉼터무릎이 털려나가는 중그래도 작년보단 상태가 좀 나은것 같다4시 23분 비선대 통과마등령 하산길 중에 4명의 일행이 체력 이슈로모두가 흩어져 각자 통과했다.나는 3번째였음그래도 완주했으니 기분은 좋네늘 평온한 붓다상5시 15분 살인곰 동상이뒤로 택시타고 C지구 가서 샤워하고 막걸리 한잔 때렸다대장님도 맥주한잔 하고있길래 합석했음이야기 하다보니 올해 초 대화종주에서 한번 만났었다는걸 알게됨덕분에 내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식 시켜줬을듯오늘 산행 절반은 대장님하고 함께한것 같다.안내버스 26인 중에 완주는 10명정도만 한듯함결국 더위가 문제다마시다 물 500 ml 6병 (희운각 2 L 포함)냉커피 500 ml 2병바나나우유 500 ml 3병오랜지 쥬스 500 ml 2병몬스터 에너지 2병먹다군용 파운드케이크 1개 (465 kal)망고젤리 2봉지커피사탕 4개
작성자 : ZENO고정닉
야구가 음악의 서사를 입다. – 등장곡의 등장과 발전
야구가 음악의 서사를 입다. - 등장곡(Walk Up Song)의 등장과 역할의 발전 - Infield Report 오늘날 야구장에서는 정말 다양한 음악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 음악이 없는 야구장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처음 야구 경기가 펼쳐졌을 때부터 야구장에 음악이 울려 퍼진 것은 아니다. 최초의 프로 야구 경기가 1869년에 열렸지만, 앰프는 1910년이 되어서야 발명됐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음향 장치나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앰프가 발명됐더라도 경기장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만일 […]infieldreport.com출처 : https://infieldreport.com/?p=1365오늘날 야구장에서는 정말 다양한 음악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 음악이 없는 야구장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처음 야구 경기가 펼쳐졌을 때부터 야구장에 음악이 울려 퍼진 것은 아니다. 최초의 프로 야구 경기가 1869년에 열렸지만, 앰프는 1910년이 되어서야 발명됐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음향 장치나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앰프가 발명됐더라도 경기장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그렇기에 만일 지금 시대의 야구팬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1910~20년대의 야구를 보러 간다면, 지루해서 버티지 못할 것이다.이런 야구장의 모습에 변화를 불러온 것은 1934년의 시카고 컵스였다. 파이프 오르간을 경기장에 들인 것이다. 당시 음향 기술로, 경기장과 같은 광활한 공간 전체를 가득 메우며 곳곳에 균일하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악기는 파이프 오르간이 유일했다. 이미 교회나 성당과 같은 곳에서 사용되던 것과 같은 기술적 원리로, 파이프 오르간은 순전히 기술적 필요로 인해 야구장에 등장한 것이다.어찌 됐던 파이프 오르간의 도입으로 야구장의 소리는 좀 더 풍성해졌으나, 이 시기의 음악은 단순히 분위기 조성의 단계에 머물렀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던 연주자들의 창의성이 가미하면서다.젊은 시절의 낸시 파우스트. 사진 출처 – 시카고 트리뷴변화의 시작점은 1970년 ‘낸시 파우스트(Nancy Faust)’라는 20대 초반의 심리학을 전공한 여학생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로 고용된 것이었다. 다른 연주자들은 그저 음악을 깔아주는 역할을 했다면, 낸시 파우스트는 선수들의 등번호, 이름의 라임, 같은 이름을 쓰는 시트콤의 캐릭터 등등과 관련지으며 즉흥적으로 연주를 했다.그리고 그녀의 연주는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심판의 오심에는 ‘Three Blind Mice’를, 상대 투수가 흔들리면 긴장감을 주는 노래를 연주하며 야구장의 분위기 조성뿐만 아니라,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팬들을 경기에 몰입시킨 것이다.2006년 낸시 파우스트가 직접 연주하는 모습. 그녀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특히, 1969년 Steam의 히트곡 ‘Na Na Hey Hey Kiss Him Goodbye(박한이 응원가 그 노래 맞다)’를 상대 팀 투수가 위기를 만들고 강판당할 때라던가, 타자가 삼진을 당하고 내려갈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연주하여 관중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경기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2021년 ALDS 3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루이스 가르시아를 3회말 조기 강판 시킬 때에도 이 노래는 흘러퍼졌다.처음 제가 ‘na na na na, na na na na, hey hey hey, good bye~’ 그 노래를 들었을 때, 정말 충격 받았어요.처음에는 스포츠맨쉽의 결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주변을 돌아봤는데, 팬들이 소리지르고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었어요.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우리의 목표 중 하나가 투수를 두드려서 마운드에서 강판시키는 것이었기에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었던 것 같아요.1982-84년까지 화이트삭스에서 내야수로 뛴 ‘Vance Law’의 회고 중‘등장곡’을 처음 연주한 것 역시 그녀였다. 202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딕 앨런’이 72년 화이트삭스에 합류하자 그가 등장할 때마다 브로드웨이에서 히트한 ‘Jesus Christ Superstar’의 주제곡이었던 ‘Superstar’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그의 별명으로 자리 잡았고, 딕 앨런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이외에도 신인 선수가 나올 때는 The Who의 히트곡인 ‘Who are you’를, 화이트삭스에서 드래프트 되어 22년 동안 통산 384홈런을 치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강타자였지만, 이미지와 달리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던 해럴드 베인스가 나올 때는 The Pointer Sisters의 ‘He’s so shy’를 연주하는 등 이전까지는 전혀 생소했던 ‘등장곡(Walk-Up Song)’의 개념이 그녀의 창의적인 연주를 통해 점차 전통으로 자리 잡고, 수많은 서사를 만들어 냈다.그녀가 보여준 것은 음악을 통해 관중의 참여를 끌어내고 팬덤을 형성하는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야구에 서사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음악이 야구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기 시작하자, 야구에서 음악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선수와 팬의 심리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바뀌었다.등장곡이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다. 2025년 3월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램슨 대학교(Clemson University)의 교육 및 조직 리더십 개발학과에서는 ‘Arousal-Mood-Hypothesis’를 활용하여 NCAA 디비전 1에 소속된 야구 선수 10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질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음악이 운동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자 했다.이해를 돕는 감정 원형 모델. 사진출처 – ResearchGate우선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 ‘Arousal-Mood-Hypothesis’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직역하면 ‘각성-분위기(기분) 가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음악 감상 혹은 유사한 자극이 개인의 정서 반응을 변화시키며, 이런 정서적 변화가 인지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는 가설이다. 이 가설과 반구조화된 질적 인터뷰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들이 나타났다.등장곡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았다.(1) 개인적 선호도(2) 관중 참여도(3) 곡의 인기 or 관련성또 등장곡이 운동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식을 논의할 때 두 가지 중요한 주제가 나타났다.(1) 관중 참여(2) 몰입참가자들은 개인적인 선호도가 입장곡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답했지만, 관중 참여와 등장곡의 인기/관련성이라는 부차적인 요인들은 선수들이 경기 자체에 팬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등장곡을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자는 밝혔다.참가자들은 등장곡이 팬들의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분위기”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 최신 인기곡으로 팬들과 소통하려는 것은 아마도 학생들과 교류하고 지지를 얻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참가자들이 등장곡이 운동 능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응답한 두 번째 주제 영역은 “집중력”이었다. 참가자들은 야구 경기 중 타석에 들어서거나 마운드에 올라가는 중 필요한 “집중력”의 연장선이자 구성 요소라고 답했다. 이 연구를 정리할 때, 등장곡이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1. 선수들은 등장곡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 관중 몰입을 유도하고 있다. 박수나 함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사/리듬의 등장곡을 선정, 관중 참여를 유도하고 분위기를 고조함으로써 각성을 이끌어 내 감정 상태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를 연구자들은 선수 본인의 정서적 반응보다, 팬들의 참여와 분위기 조성에 중점을 두고, 이는 인지적, 정서적 동기 부여로 이어진다고 해석했다.2. ‘Locked-in’ 상태 촉진이다. 타석으로 걸어 들어올 때 집중력을 강화하고 몰입감을 높이는 도구로 등장곡을 활용하고 있다. 특정 노래나 음악 장르가 인지적 주의력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운동 능력 향상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연구자는 해석했다.3. ‘Arousal-Mood-Hypothesis’의 관점에서, 관중 참여가 곧 ‘각성’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기분과 집중 상태를 긍정적으로 바꿔 경기 수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또 환경적 맥락에선, 등장곡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상태를 조정하는 것이 아닌 홈 경기에서의 환경 조성(분위기 형성)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했다.이 연구 결과는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등장곡’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지만, 팬들의 심리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등장곡이 분위기를 형성하고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경기 상황과 선수의 등장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는 것이다.필자는 연구 결과와 해석이 등장곡에 대한 팬들의 현실 인식과 결을 함께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졌고, 이를 위해 간단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총 223명이 설문에 응했고, 남성은 39.9%, 여성은 60.1%이다. 연령대의 경우 20대가 52%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29.6%, 30대가 13.9%, 40대가 4.5%로 그 뒤를 이었다.응답자 중 67.3%가 야구 경기를 주 5회 ~ 주 6회 시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2%는 주 3회 ~ 주 4회 시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응답자들 중 상당수가 평소 야구 경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팬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또한 등장곡에 대한 팬들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5가지 질문을 제시했고, 응답 전 항목에서 응답자들의 3/4가 ‘매우 그렇다’, ‘그렇다’와 같은 긍정 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팬들의 응답을 요약해 한 줄로 정리하자면, “팬들은 등장곡을 통해 선수들을 인식하고 상호 교감하며 경기에 몰입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질문의 내용을 고려할 때, 연구 결과와 해석이 실제 팬들의 현실 인식과 결을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설문 결과를 통해 등장곡이 야구 경기와 팬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클램슨 대학의 연구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말하고 있다. 윈스럽 대학교의 스포츠 심리학자 ‘데이비드 샤리(David Schary)’ 박사는 “선수들은 그 노래가 어떤 식으로든 좋은 성적과 관련이 있다고 느끼거나, 노래가 자신의 경기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고 느낀다면 그 노래를 계속 사용할 것입니다.”라며 등장곡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긍정한 바 있다.스포츠 심리학을 연구해 온 전문가 ‘조너선 F. 카츠(Jonathan F. Katz)’ 역시 2015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은 사람들이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도록 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을 하잖아요. 불안하고 긴장하면 팔의 긴장감과 방망이를 쥐는 방식과 그립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럴 때는 브라이스 하퍼의 2015년 등장곡인 저스틴 비버의 ‘Boyfriend’와 같은 가벼운 노래를, 루즈한 분위기로 인해 타석에서 하품이 나온다면 메탈리카의 노래와 같은 노래들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라며 스포츠 심리학 관점에서 음악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음악이 선수와 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 바로 마무리 투수들의 등장곡이다. 마무리 투수의 등장곡은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울려 퍼진다. 경기 종료가 임박했음을 말하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이들의 등장곡들은 경기장 전체에 압도적인 긴장감을 조성하고, 뒤지는 팀의 선수들과 팬들에게 좌절감과 절망감을 안긴다. 이런 효과가 있는 등장곡과 마무리 투수의 위력적인 구위가 결합하면 하나의 상징으로 발전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팬들이 마리아노 리베라의 ‘Enter Sandman’과 에드윈 디아즈의 ‘Narco’와 같은 등장곡이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 것은등장곡과 투수의 이런 시너지가 완벽하게 발현했기 때문이다.투수들보다 타자들의 등장곡은 팬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인상적일 수 있다. 투수들의 등장곡은 불펜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몸을 풀 때까지 길게 울려 퍼지지만, 타석에 들어설 때만 짧게 울리고 자주 바뀌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러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중심타자나 대타의 등장곡은 팬들에게 기대감과 설렘을 느끼게 한다. 투수들의 등장곡이 보통 경기의 클라이맥스를 소개하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면, 타자의 등장곡은 선수 개인의 순간적인 감정을 극대화하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할 수 있다.이렇게 선수와 음악이 좋은 시너지를 낼 경우, 등장곡은 경기장 밖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등장곡이 갖는 문화적 영향력은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한 선수의 위대한 서사를 완성하는 데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야구의 등장곡들은 한 세기 이상에 걸쳐 기술적, 심리적, 문화적 맥락과 함께 그 역할과 의미를 진화해 왔다. 야구의 등장곡은 단순한 배경음악, 사운드의 가치를 뛰어넘어 야구의 역사와 심리, 문화적 정수를 담아낸 살아있는 기록이 됐다. 야구는 음악이라는 옷을 입음으로써 단순한 경기를 넘어 서사를 완성했고, 서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탐구하는 것은 곧 야구 문화 자체를 이해하는 방법이 됐다.오타니 쇼헤이의 자신감을 여실히 나타내는 등장곡 ‘Feeling good’, 다저스의 원클럽 맨이자 전설인 클레이튼 커쇼를 상징하는 등장곡 ‘We are young’, 2019년 월드 시리즈 우승의 서사가 담긴 헤라르도 파라의 ‘상어 가족’,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왕인 돌부처 오승환의 ‘소녀의 기도 – Lazenca, save us’, NC 다이노스의 원클럽 맨 권희동의 ‘삐딱하게’,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송성문의 ‘Okey Dokey’ 등 많은 등장곡이 국내외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등장곡들 뒤에 숨은 서사와 선수들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야구를 즐겨보는 것을 필자는 추천한다. 그렇다면 야구의 재미는 더욱 배가 될 것이고, 여러분의 플레이리스트 역시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출처 : https://infieldreport.com/?p=1365
작성자 : InfieldReport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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